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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가 황석영씨
소설가 황석영씨 ⓒ 권우성
소설가 황석영씨가 이명박 정부를 '중도'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의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순방을 수행하고 있는 황씨는 13일 카자흐스탄의 수도인 아스타나에서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각에서 현 정권을 보수우익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스스로는 중도실용 정권이라고 하고 있다"면서 "이 대통령이 중도적 생각을 뚜렷하게 갖고 있는 것으로 나는 봤다"고 말했다.

황씨는 "현 정권은 출범 후 '촛불시위' 등으로 인해 자기 정신을 정리해 나갈 기회가 없었다"면서 "1년 동안 정신이 없었던 것 같고 여러 가지가 꼬였던 것 같다"고도 했다.

"물밑에서 현 정부에 대한 충고와 조언을 하고 있다"고 밝힌 황씨는 "대통령을 처음 만나기 전에 사회단체 후배들과 의논을 했다"면서 "그 자리에서 '개인적으로 이 대통령을 잘 알고 앞으로 대화를 하겠다'고 했더니 '누군가는 대화창구를 가져야 한다'며 동의했고, 이번에 여기에 오고 대화하는 것도 다 알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이 이 대통령의 순방에 동행한 배경을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서 문화, 예술인이 동행한 것은 황씨가 처음이며, 특히 그가 대표적인 진보진영 인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이 대통령과 가끔 만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을 "지난 2005년부터 중도론을 얘기한 사람"이라며, 중도론자로 규정했다. 이어  KBS-TV의 <미녀들의 수다>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핀란드 국적 '따루'씨의 "한국의 좌파는 우리나라의 보수 같아요"라는 말을 인용해, "지난 정권을 좌파정권이라고 하는데 이라크 파병,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등의 정책을 봤을 때 그게 어디 좌파 정권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한국의 진보정당이라는 민노당도 비정규직 문제나 외국인 근로자 문제까지는 못 나가고 그저 노동조합 정도에서 멈춰 있다"면서 "좌파는 리버럴해야 하는데,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의 독재타도나 민주화운동이 억압당했던 관행이 남아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이나 유럽 좌파가 많이 달라졌다. 옛날에는 위에서 파이를 키워서 부스러기를 나눠줘서 하부구조를 이렇게 하겠다고 한 게 보수라면, 진보는 분배와 평등이고 더 내놔라는 것인데 전 세계가 비정규직, 청년 실업문제에 직면해 있다. 생산관계도 바뀌어도 고전적 이론틀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고전적인 진보로는 현재의 경제문제를 풀 수 없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4월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국립대한민국관 건립위원들과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행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맨 왼쪽이 황석영씨.
이명박 대통령이 4월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국립대한민국관 건립위원들과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행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맨 왼쪽이 황석영씨. ⓒ 청와대 제공

"큰 틀에서 (현 정부에) 동참해서 가도록 노력"

그는 이와 함께 "영호남 토착인 한나라당, 민주당으로는 진보, 보수를 따지기 어렵다"면서 "진보, 보수를 할 단계까지 못 갔으나 한나라당이 서울의 지지를 얻어서 전국정당의 기틀을 잡은 것은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황씨는 또 "(진보측으로부터) 욕먹을 각오가 돼 있다"면서 "큰 틀에서 (현 정부에) 동참해서 가도록 노력하겠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자신의 이 대통령 수행과 이날 발언이 논란이 될 것을 예상한 발언으로 보인다.

그는 '용산참사'에 대해서는 "현 정부의 실책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광주사태가 우리만 있는 줄 알았는데, 70년대 영국 대처정부 당시 시위 군중에 발포해서 30-40명의 광부가 죽었고 프랑스도 마찬가지"며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사회가 가는 것이고, 큰 틀에서 어떻게 가야 할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황씨는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알타이 문화연합'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 때부터 몽골 측에서 몽골과 남북 두 개 코리아의 통합론을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미국으로 하여금 한반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도록 하는데 우리가 노력하고, 북한하고도 평화조약 및 상호불가침조약을 맺으면 그 많은 병력들을 동몽골로 데리고 가 광활한 땅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눈을 돌려 먼저 동북중앙아(알타이연합)를 형성해 놓고 동북아 문제를 차후에 해결하는 것이 지혜롭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다"면서 "이것이 느슨한 연방제로 갈 토대가 되지 않겠느냐는 것에 의견 접근이 이뤄져 작년 가을부터 이 대통령과 뜻도 나누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이 대통령의 반응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이 '지적소유권이 본인한테 있다'고 말하더라"면서 "서울시장 때, 대선 때 그런 표현을 했다고 하는데 제가 얘기하는 것은 문화인의 상상력이고 정치, 경제로 풀어나가는 것은 나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

북한과 관련해서는 "최근 북한의 강경 기류는 미국과 단둘이서 패키지로 타결하자는 서바이벌 게임"이고 진단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대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현 정부에서 해결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까지가 고비"라는 것이다. 또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문제에 대해 현 정부가 대단히 전향적으로 유보한 것은 참 지혜로웠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는 6월 16일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PSI 전면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는 방북문제로 1990년대에 수감생활을 하던 중  당시 의원이던 이명박 대통령이 면회를 온 것이 계기가 돼 처음 인연을 맺었으며, 이번 중앙아시아 순방 수행도 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청와대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황석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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