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①] <조선> "우리법 연구회가 소장판사 집단행동 좌지우지"
<중앙> <동아> 단신보도
<한겨레> <경향> "신 대법관 사퇴해야"
20일 조선일보는 3면 기사와 사설을 통해 전날 신영철 대법관의 부당재판 개입을 비판하며 사퇴를 촉구한 박시환 대법관을 작심한 듯 공격했다.
<'신영철 논란'에 기름 부은 박시환 대법관>(조선, 3면)
<'사법파동 단골' 朴대법관… 4차례중 3차례 주역>(조선, 3면)
<4․19 거론하며 "절차와 규정 안 지켜도 된다"는 어느 대법관>(조선, 사설)
3면에서 조선일보는 "신영철 대법관의 '재판 개입' 논란과 관련해서 전국 일선 법원 판사들의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박시환(56) 대법관이 '지금 상황은 5차 사법파동으로 볼 수 있다'면서 신 대법관의 사퇴에 미온적인 동료 대법관들을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박 대법관은 법원 내 이른바 진보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 연구회(1988년 창립)'의 초대 회장으로 노무현 정권 시절인 2005년 9월 대법관에 임명된 인물"이라고 전하면서 "2004년 노 전 대통령 탄핵심판사건에서는 이용훈 대법원장 등과 함께 변호인으로 활동했다"며 박 대법관에게 '친노세력'의 이미지를 씌우려 애썼다.
조선일보는 또 박 대법관이 자신의 발언으로 파문이 일자 법원 게시판에 해명 글을 올리고 이용훈 대법원장에게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신영철 대법관에게는 유감의 뜻을 전했다고 보도한 후 "이 같은 박 대법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신 대법관의 거취와 박 대법관의 발언의 진의 등을 둘러싼 법원 안팎의 논란은 들끓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모임'의 임광규 회장이 박 대법관의 발언에 대해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고위법관'이라는 익명의 취재원의 말을 따 "사법부의 독립 운운하는데 결국 박 대법관 자신의 정치색만 드러낸 발언", "이제 국민들은 정말 법원이 정치적으로 간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같은 면 다른 기사에서 조선일보는 "박시환(56) 대법관과 '사법파동'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면서 "박 대법관은 1971년 1차 사법파동을 제외하고, 우리 역사에서 벌어졌던 4차례 사법파동 중 3차례의 주역이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박 대법관이 '우리법 연구회' 창설을 주도했다며 "법조계 일각에선 노 전 대통령과 동향(경남 김해)인 박 대법관을 '진보 몫 대법관' '노사모 대법관'이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박 대법관을 '친노세력'으로 몰았다.
사설에서 조선일보는 박 대법관이 "1988년 법원 내 특정성향 판사들과 함께 '우리법 연구회'라는 조직을 만들었다"며 "우리 법원에서 특정 이념을 선호하는 판사들이 공공연히 이런 조직을 만든 것은 그때가 최초일 것"이라고 이념공세를 폈다. 이어 "그 모임 소속 판사들이 지금 소장판사 집단행동을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한다"며 박 대법관과 '우리법 연구회'가 '신영철 사법파동'을 '배후조종'하는 양 주장했다.
사설은 또 "박 대법관은 자기 소신처럼 때에 따라선 절차와 규정을 지키지 않았던 사람"이라면서 2003년 제4차 사법파동 당시 박 대법관이 판사직을 사퇴한 것에 대해 "자기를 대법관으로 뽑아주지 않는다고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를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케 돼 있는 법 절차를 공격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사설은 "사법(司法)의 세계에선 내용의 정당성 못지않게 절차의 정당성이 중시된다"며 "그런 자리에 있는 박 대법관이 4․19와 6․29를 언급하며 절차적 정당성 같은 것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한 것"이라고 전날 그의 발언을 왜곡했다.
나아가 사설은 박 대법관이 "자기 뜻이 관철되지 않았다고 또 자기와 다른 의견을 가졌다 해서 법원 외부의 언론을 빌려 다른 대법관들을 비판했다"며 "일부 판사들이 신 대법관이 지법원장이었을 때 보냈던 이메일을 그가 대법관이 되자 언론에 유출시켜 공격한 행동과 비슷하다"고 비난했다. 신 대법관의 재판개입 이메일을 공개한 판사들과 박 대법관을 싸잡아 공격한 것이다.
이날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신영철 사법파동'에 대해 단신 보도하는 데 그쳤다.
<전국 15곳 판사회의 집단행동 일단 주춤 나머지 법원 움직임 없어>(중앙, 29면)
<광주지법 단독 판사들 "申 재판권 침해">(동아, 14면)
중앙일보는 29면 1단 기사로 "신영철 대법관의 재판 관여 논란과 관련한 소장 판사들의 집단행동이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며 "대법원은 14일부터 이어진 단독․배석판사 회의에서 일부 강도 높은 표현이 나오긴 해지만 신 대법관의 거취 문제에 관해선 의견이 나뉘었다고 보고 안도하는 분위기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도 14면 3단 기사로 19일 광주지법 단독판사들이 판사회의를 열었다는 소식을 전하는 데 그쳤다.
한편 한겨레신문은 신영철 대법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한편 대법원도 스스로 해결 의지를 보이라고 주문했다.
<서울고법 배석판사회의 준비>(한겨레, 1면)
<'집단항의' 판사-대법원 대립구도 가시화>(한겨레, 8면)
<이우재 부장판사 법원통신망에 시 띄워… "떠나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한겨레, 8면)
<사법파동, 해법은 분명하다>(한겨레, 사설)
사설에서 한겨레신문은 "'신영철 사태'로 사법부가 격랑에 빠졌다"면서 전국 각급 법원에서 판사회의가 열리는 상황을 전했다. 이어 "이런 상황을 사법파동 말고 달리 표현할 말은 없다"며 "갈등과 혼란을 풀 길은 누가 봐도 분명하다. 신 대법관이 지금이라도 사퇴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사법부 전체가 제도 개선에 나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신 대법관이 귀를 막은 채 자리를 지키려 고집한다"면서 "신 대법관의 버티기가 다른 어떤 정치적 배경이나 핑계에 앞서 제 실속만 챙기려는 꼴로 비친다"고 비판했다. 이어 "위헌․위법을 스스로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이를 내치지도 못하는 법원이 국민에게 법을 지키라고 요구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자칫하면 사법부의 존재 기반, 체제까지 위태롭게 된다"고 지적했다.
사설 말미에서 한겨레신문은 "대법원도 이젠 신 대법관의 입이 열리기만 기다려서는 안 된다"면서 "공식 절차인 판사회의를 통한 법관들의 의견개진까지 무시되면 지금보다 더한 비공식적 집단 반발로 번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사법부가 스스로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국민이 직접 나서는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대법원의 '신영철 사법파동' 해결 노력을 주문했다.
1면에서는 "서울고법 배석판사들이 판사회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8면에서도 "'신영철 대법관 사태'가 최고조에 이르렀다"면서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판사회의의 결론이 신 대법관 사퇴를 촉구하는 방향으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경향신문도 사설을 싣고 "사태가 확산일로에 있는데도 대법원 수뇌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며 "판사회의를 '여론에 휩쓸린 행동'이라고 규정해 그냥 덮고 지나갈 태세"라고 사실상 판사들의 신 대법관 사퇴촉구 여론을 무시하는 대법원의 행태를 비판했다.
<서울고법도 판사회의 준비… '申 파동' 분수령>(경향, 1면)
<"신대법관 실기 말라" 고참 법관도 속속 동참>(경향, 3면)
<법원행정처, 노조까지 '단속'>(경향, 3면)
<내일 대법 합의체 '申 거취' 주목>(경향, 3면)
사설은 이어 "신 대법관은 대법관의 신분보장이라는 명분과, 대법원 수뇌부의 보호막을 내세워 끝까지 버티기로 작정한 듯하다"며 "이번 사태는 신 대법관을 감싸고돈다고 해결될 상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법원 수뇌부를 향해 "이번 파동이 신 대법관을 넘어 법원 수뇌부로 비화될 수 있는 사실상의 사법파동 양상을 띠어가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1면에서는 "서울고법도 판사회의를 준비하고 있다"며 "사법부의 중견 핵심 법관들이 몰려 있는 서울고법 판사회의의 결론은 신영철 대법관 사태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3면에서는 전날 경향신문과 인터뷰 한 박시환 대법관이 신영철 대법관 사퇴촉구론에 힘을 실어준 데 대해 소장판사들이 "현직 대법관이 공개적으로 현 사태의 본질을 짚어줬다는 점에서 큰 힘이 된다" "속이 후련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브리핑②] 조중동, '장자연리스트' 특검 청원 외면
<'장자연 문건 진상규명' 시민단체, 특검제 청원>(한겨레, 9면)
<고 장자연씨 관련 성상납 강요 의혹 언론․여성단체 "특검제 도입" 국민청원>(경향, 23면)
20일 한겨레신문은 9면에서 "김금옥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총장 등 시민․사회단체 대표 4명은 19일 탤런트 고 장자연(29)씨의 성상납 강요 의혹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을 국회에 청원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들의 소속 단체를 포함한 500여개 시민단체의 연합체인 민생민주국민회의는 지난달 30일부터 온․오프라인에서 장씨와 관련된 범국민 청원서명운동을 벌여 지금까지 5420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경향신문도 23면에서 "언론․여성단체들이 19일 탤런트 고 장자연씨 관련 성상납 강요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제 도입을 촉구하는 국민 청원을 제기했다"며 "한국여성단체연합과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등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차로 5420명이 서명한 국민청원서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조중동은 이날 시민단체의 '장자연리스트' 특검 청원에 대해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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