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6일 오후 2시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고사직전 농산어촌교육,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린다. 진부한 주제로 세인의 관심을 끌지 못하던 토론회가 교총의 문제제기로 교육관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교총은 "교장 자격제 근간 파괴"라는 도발적 언어를 구사하며 토론회에서 다루어질 '농어촌 교육복지를 위한 특별법'에 반대 의견을 내놓았다. '그들만의 학교운영'을 시도하려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농어업 회생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은 5회에 걸쳐 <우리 농어업 희망찾기 연속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5월 26일(화)에 열리는 토론회는 세 번째로 열리는 것이며 농산어촌 교육문제를 다룬다. 토론회에서는 그 대안으로 국회에 제출된 세 의원의 '농산어촌 교육복지를 위한 특별법'을 밀도 있게 다룰 예정이다.
강기갑, 김영진, 이인기 의원이 대표인 '농어업 회생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은 2004년에 창립되었으며 현재 35명의 국회의원이 소속되어 있다. 작년에는 우수 국회의원 연구단체상을 수상하기도 한 모임이다. 오랜 기간 이루어진 연구 결과를 특별법으로 구체화하는 막바지 작업으로 국회토론회가 개최되는 것이다.
6년에 걸친 연구 결과를 최종적으로 집약한 법안은 17대에 제출된 민주노동당 강기갑의원의 법안을 개선한 민주당 김영진 의원이 4월 23일 발의한 것이다. 법안은 부칙 4조를 포함하여 총 30개의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핵폭탄이 된 김영진 법안의 내부형 교장 공모제 한교닷컴 사이트에서 제일 많이 본 기사는 김영진 의원 특별법 발의 내용을 다룬 기사이다. 기사 타이틀은 '농어촌 자율학교에 내부형 교장공모 의무화'이다.
농어촌 교육복지를 위한 특별법(김영진 의원 발의) 제7조 2항 |
농산어촌형 자율학교장은 교육경력 15년 이상의 교원을 대상으로 공모한다. 공모 학교장의 임용은 학교운영위원회에서 1인의 교장 후보를 추천하고, 교육감이 임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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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교총은 교장 자격제의 근간을 흔드는 발상이라고 분명한 반대 의견을 개진했다. 2008년 4월 자료에 의하면 법의 적용을 받게 되는 작은 학교는 초등학교 1905개, 중학교 570개, 고등학교 76개라고 한다. 이는 교장 승진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교감과 교감 승진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교무 선생님에게 불리한 상황을 초래할 것임은 자명하다. "교장의 전문성을 무시하고 학교를 정치장화, 선거판화 하는 내부형 공모제는 즉각 폐기해야 할 제도"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에 반하여 전교조는 아직 뚜렷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전교조는 공식적으로는 교장 선출 보직제를 주장하고 있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내부형 교장공모제에 반대 의견을 피력하지 않고 있다. 최근 5차 내부형 교장공모제 시범학교 확대 사업을 추진하는 정부 흐름을 고려하면 여당도 딱히 반대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농산어촌 학교 살리기의 핵심은 복식 학급 편성 기준 가장 혁명적인 내용은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행정 기관의 임의 규정을 법으로 명시하여 복식학급 편성 기준을 정한 제10조에 있다. 한 학년 학생이 3명 이상이면 복식학급을 편성할 수 없도록 강제하고 있다.
이 조항에 대해 전교조 강원지부 김영섭 사무처장은 "현재 강원도 복식학급 편성 기준이 7명인 것에 비하면 전향적인 내용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고 긍정 평가했다. 강기갑 의원실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법안이며, 의원들이 법안에 호의적"이라고 전하고 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농산어촌 교육 문제에 교총도 이익집단의 관점을 넘어선 대범한 입장 전환이 있어야 한다. '메뚜기 교장'이라는 학부모들의 따가운 눈총이 의미하는 바를 되새겨보며 보수와 진보를 넘어 농산어촌 살리기에 힘을 합하는 국회 토론회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