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맞벌이 가정이 늘어 김치 담아 먹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여, 시댁이나 친정에서 담아주는 김치를 날름날름 받아먹기에 익숙합니다. 그때마다 미안하고 고맙지요.
"아이, 배추가 너무 비싸 요즘은 김치 담을 생각을 아예 안한다. 당분간 그리 알고 있어라."
2주전, 어머니께서 했던 말입니다. 이 무슨 아이러니. 평상시 아무렇지 않다가도 꼭 요럴 때 입맛 당깁니다.
"내일 생김치 좀 먹어보세."
지난해 담았던 김장김치가 아직 남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 담은 생김치가 생각나더군요. 아내는 "배추 값이 금값"이라며 난색을 표했습니다.
가뭄 등으로 치솟았던 농산물 가격 하향 추세
배추 값이 금값이라는데 기분 나쁘지 않더군요. 한 차례씩 비쌀 때가 있었던 경험과 배추 파동을 아는지라 농부들 생각이 절로 났기 때문입니다. 천정부지였던 삼겹살 값이 잡히니 배추 등 농산물이 오른 것입니다.
20일, 농산물도매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겨울에 저장했던 배추 물량이 바닥나, 올해 배추 값이 크게 올랐다"며 "가뭄 등으로 인해 물량이 딸린 배추는 현재 포기당 4천원에서 6천원, 무는 2천원에서 4천원에 거래된다"고 합니다.
그는 "기온이 상승하면서 농산물 생육이 활발해져 재배면적과 반입량이 늘어, 전반적으로 농산물 가격이 하향 추세에 있다"며 "배추는 6월이 돼야 예전의 2천원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다"라고 전망하더군요.
이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 고온과 가뭄이 시장 경제의 수요와 공급 법칙을 위협하는 방증일 것입니다.
겸사겸사, 가족이 함께 김치 담는 재미도 솔솔
어제 저녁 아내는 "생김치 1/4쪽을 4천원이나 주고 샀다"며 "뭔들 못해주겠냐"고 하더군요. 작은 말 하나에 기분 '업'됐습니다. 덩달아 오이김치 2천원, 깻잎 2천원 어치를 샀더군요.(맛있게도 냠냠~)
배추가 비싸면 배추김치를 대체하는 게 잘 팔린다더니 딱 그 경우였습니다. 어찌됐건, 며칠 전 아이들과 무 채김치 담은 이유를 그제야 알겠더군요.
제가 워낙 무 채김치를 좋아해 자주 담아먹습니다. 이제는 아이들이 "아빠, 제가 무 자를 게요"라며 먼저 덤비는 바람에 넘볼 자리가 없을 정도지요. 재밌다나요.
배추김치 값이 비쌀 때, 심심풀이 겸 재미 겸, 겸사겸사 가족들과 김치 담는 것도 좋겠지요. 이게 현명한 가정경제 가꾸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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