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경관 보전지역 지정 7년만의 성과는?2002년 4월에 서울시에서는 방이동443번지 일대 습지 약 5만9000평방미터를 "방이 생태경관보전 지역"으로 지정하여 현재에는 송파구에서 관리를 하고 있다. 이 보전지역은 올림픽선수촌 아파트에서 약 500m 거리에 위치한 도심이나 다름 없음에도 찾아드는 조류가 오색딱따구리를 비롯한 45종에 이르고, 분포된 식물은 114종에 이른다고 한다. 비 내리는 5월 어느날 현장을 둘러 보았다.
노랑 창포꽃이 여름을 재촉한다
우리 조상님들은 오월 단오에 창포물에 머리를 감으면 머리결이 좋아진다고 했다. 여기에는 창포 종류의 하나인 노랑 꽃창포가 우선 화사한 자태를 한창 뽐내고 있다. 뿐 만 아니다. 진한 보라색을 띤 붓꽃은 꽃 색깔만 다르지 창포와 비슷하다. 건강한 애기의 똥 색깔과 같이 노랗다해서 이름 부쳐진 "애기똥풀"도 지천이다. 개체수가 꽤 많은 뽕나무는 많은 오디가 열려있고, 어릴적 이맘때면 온 들녁을 꽃향기속에 묻히게 했던 찔레꽃이 수수한 모습이지만 짙은 향으로 존재를 과시하고 있다.
산비둘기 가족도 4년만에 둥지를 틀고...
2005년 4월 19일자 <오마이뉴스>의 지면을 통해 인근 테니스장 주변 소나무 위에 둥지를 틀어서 두 개의 알을 낳았으나 부화에 실패한 안타까운 산비둘기 가족이야기(
산비둘기 가족은 어디로 갔을까?)를 소개한 적이 있다. 이 산비둘기인지는 모르지만 산비둘기 한쌍이 주변에서 자주 목격되더니 최근 테니스장 옆 소나무 밭을 자주 날아드는 것을 보고 조심스럽게 접근을 해 봤더니 나직한 소나무 위에 둥지를 틀고 알을 품고 있다. 이 산둘기는 꼭 부화에 성공하였으면 좋겠다.
도시의 참새는 어디에 둥지를 틀까?
얼마전 신문 기사에서 우리나라 대표적인 텃새인 직박구리는 증가하고 있으나, 서민의 애환이 서린 참새의 개체수는 감소하고 있다는 보도를 본적이 있다. 그 기사를 보면서 도시의 참새는 둥지를 어디에 틀까 하는 의구심을 가졌다. 우리 어릴적에는 참새가 초가지붕 처마 아래 볏짚 이엉에 구멍을 뚫고 그안에서 새끼를 까고, 겨울을 나기도 했다.
겨울을 나는 동안 동네 청년들은 밤이면 ㄱ자로 된 건전지와 사닥다리 하나를 메고 나가 초가지붕 아래 구멍속에서 잠자는 참새를 잡아다가 참새구이를 해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제 초가집이 사라졌다. 그래서 참새가 어디에 둥지를 트는지 매우 궁굼했는데 이 궁굼증이 이번에 해결되었다.
테니스장 모퉁이에 철판과 판넬로 지은 조그만 창고건물의 함석 지붕판넬 사이로 참새가 먹이를 물고 드나드는 것이 자주 목격되어 틈을 벌리고 카메라 렌즈를 들이 밀었더니 비를 피해 둥지에 숨어있던 어린 참새 너댓마리가 놀라서 후루룩 날아가고 빈 둥지만 찍혀나온다. 그 뜨거운 양철지붕 밑에서 이미 부화하여 날개짓을 할 정도로 자란것 다행스럽다.
뜨거운 뙤약볕에 함석지붕이 열을 받으며 오랫동안 알을 품었을 도시의 어미 참새를 생각하니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모성본능으로 이를 극복하였을 것인가? 반면 옛날 참새처럼 초가지붕속의 참새둥지는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참 시원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런 이유도 참새 개체수가 줄어드는 원인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금개구리는 발견되지 않을 것인가?
방이동 생태경관 보전 지역을 지정하기 전에는 이 곳은 흙벽돌 공장을 운영하다가 흙벽돌 수요가 없게되자 가물치 양식장을 하기도 했던 곳이라고 한다. 그런데 지정 당시 중요한 사유중에 하나가 멸종위기 양서류인 "금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사유가 중요시 검토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이후 금개구리를 발견했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없다. 그러나 오늘은 운 좋게도 금개구리는 아니지만 근처의 풀속에서 산개구리를 촬영하는 데 성공하였다. 앞으로 좀더 관심을 갖고 살펴보면 금개구리 촬영에도 성공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