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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일 김유정 민주당 대변인의 오전 현안브리핑을 보면서 아찔아찔한 곡예를 보는 것 같아 불편하다. "민주당은 오늘 오전 11시 30분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 우병우 중수 1과장, 홍만표 수사기획관을 피의사실 공표죄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할 예정이다"는 내용에서 민주당의 정치행위에 아찔함을 느꼈다.

 

고발대상과 파면대상은 김경한 법무장관과 임채진 검찰총장으로 족하다. 오히려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 등 수사실무라인들을 포함한 고발은 이들의 발목을 잡아 모든 수사를 중지시키는 전술이다. 밝힐 것은 밝히고 가야 한다. 이들이 수사한 내용을 밝히게 하고, 그것이 법원의 판결을 받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죽은 권력'을 향해서 자행했던 '이 잡듯 샅샅이 털어보는 수사'를 '살아있는 권력'에게도 동일하게 하라고 이들을 압박,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를 밝히도록 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유정 대변인은 이렇게 주장한다.

 

"전직 대통령을 생중계로 조사해 놓고 3주가 지나도록 어떤 증거도 내놓지 못하는 검찰수사가 정당하다는 것인지, 가족을 비롯해 모든 주변인물을 숨 쉬기 어려울 만큼 이 잡듯 뒤지고 압박한 것이 정당하다는 것인지, 핵심인물인 한상률 전 국세청장을 미국으로 보내놓고 이메일로 조사한 것이 정당하다는 것인지 납득할 만한 근거를 대야 한다."

 

정당하지 않다는 것이 국민들의 다수 정서이다. 분명히 따져야 할 내용이다. 하지만 더 나아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 검찰이 정당하고 공정한 수사를 하지 않았음을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살아있는 권력'의 깃털일 뿐인 세중나모 회장이자 이명박 대통령과 절친한 친구인 천신일씨에 대해서만 수사하고 몸통수사로 진화하지 않는 검찰수사는 정당하지 않다. 검찰이 '죽은 권력의 주변'만 집중 수사한 것을 두고 정당하지 않다고 주장하기에는 뭔가 찜찜한 구석이 있다. 그렇기에 정당하지 않은 수사, 편파적인 수사를 비판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좀 더 가져야 한다.

 

김유정 대변인의 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의 부당함을 말하는 국민이 절반을 넘어섰는데도, 오직 검찰만이 정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이 정신차리려면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에 절망감만 차오른다."

 

절망할 필요 없다. 검찰은 정당하다고 말할 수 있다. 수사과정에서 그들은 기존의 정치보복 관행대로 수사한 것일 뿐이다.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다. 그래서 검찰은 '원래 우리는 이렇게 해 왔다'며 정당성을 주장할 수 있다. 결코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백번 양보해서, 이 논리를 동일하게 적용해 살아있는 권력의 몸통에 대해서도 그렇게 하라고 주장해야 검찰의 정당성 문제를 비판할 수 있는 근거가 발생하고, 또한 검찰이 자신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몸통수사에 나설 수 있는 개연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살아있는 권력을 향해 수사의 칼을 들지 못할 때 중수부장 이하 조사실무진들을 고발할 수 있다. 그 죄가 더욱 무거워질 수 있다. 그래서 끝까지 이들이 책임지게 해야 한다. 이들이 살아있는 권력을 '이 잡듯이 수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 그 후 이들을 고발할 지 말 지를 판단해도 늦지 않다.

 

결론적으로 민주당은 중수부장과 실무수사진에 대한 고발을 철회하고, 이들이 자신들이 주장하는 수사의 정당성과 공정성을 입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절망감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 아니다. 하지만 검찰에 대한 절망감이 전술적 오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 이는 경계해야 한다.


#살아있는 권력#이인규#임채진#김유정#김경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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