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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려나오름 사려니오름 나무데크
사려나오름사려니오름 나무데크 ⓒ 김강임

 울퉁불퉁한 자갈길을 걷다 보니 마음의 문이 열립니다. 사각사각 소리 나는 송이 길을 걷다보니 비단길이 열립니다. 그 비단길 끝에는 여지없이 거무죽죽한 흙길이 길을 열었습니다.

 그 숲길은 한때 노루와 오소리, 휘파람새가 걸었던 길이었다고 합니다. 그 길은 초록으로 범벅이 된 숲길이었습니다. 지난 5월 17일, 숨겨진 기생화산이 벗겨지던 날의 감탄사를 아직도 기억합니다.

 

새우란 산책로 새우란
새우란산책로 새우란 ⓒ 김강임

 신이 숨겨 놓은 기생화산, 국제산림시험림 인증 숲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사려니 오름. 사려니 오름은 그동안 세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기생화산입니다. 사려니오름의 신비는 초록으로 범벅이 된 사려니 숲 터널(숲길)을 지나야 오름 가는 길이 열립니다. 이 길은 국제산림시험림이 인증하는 숲을 관통하는 오름이기도 합니다.

 

 제주시 비자림로 들머리에서부터  난대림 연구소 한남시험림까지는 14km 정도. 삼나무와 편백나무 숲을 지나 오른쪽으로 접어드니 세심정 입구입니다. 세심정이란 이름은 듣기만 해도 마음을 열어주는 느낌이 들더군요.

 

 세심정으로 통하는 길은 나무데크 입니다. 폭이 1m 정도 되는 나무데크 산책로는 둘이 걸으면 오붓하고, 혼자 걸으면 상념에 젖을 수 있는 길입니다.  나무데크 옆에는 습지식물들이 자생하고 있었습니다.  빽빽한 삼나무 숲에 사는 서어나무와 합다리나무는 다이어트중이었습니다. 홍지네고사리와 십자고사리도 오르미들에게 길을 터주더군요.

 

세심정 세심정
세심정세심정 ⓒ 김강임

 

세심정 세심정
세심정세심정 ⓒ 김강임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정자

 

 '세심정'은 사려니 오름으로 통하는 길목에 있는 정자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 '세심정'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을까요. 사방이 숲인 사려니의 뜻만큼이나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정자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정자는  휴식의 공간입니다. 세심정에  앉아 보았습니다. 사지가 사르르 풀리더니 안주하고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능선 능선
능선능선 ⓒ 김강임

 기생화산 분화구 따라 걷는 길 아늑하더라

 

 세심정에서 나무데크를 따라 걷다보니 산택로는 참으로 아늑했습니다, 왼쪽으로 능선이 보이는 걸로 보아서 분화구 안을 걷고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북동쪽으로 비스듬하게 트인 분화구안을 걷고 있었던 게지요. 제주 기생화산의 분화구는 늘 어머니의 가슴 같습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두서너 번 교차하는 산책로는 힘든 코스는 아니었습니다. 덩치가 큰 빨간 송이석이 오름 안에 산재하고 있었습니다, 그 송이 석 틈새에서는 여지없이 습지식물들이 공생합니다. 사려니 오름에는 많은 습지식물이 둥지를 트고 있더군요.

 

정상 해발 513m 정상의 정자
정상해발 513m 정상의 정자 ⓒ 김강임

 

사려니 숲지대 정상에서 본 사려니 숲지대
사려니 숲지대정상에서 본 사려니 숲지대 ⓒ 김강임

 

한라산 정상에서 본 한라산
한라산정상에서 본 한라산 ⓒ 김강임

 해발 513m 정상 파란 양탄자 깔고

 

 가파른 나무데크를 따라 올라가니 또 하나의 정자가 나타났습니다. 그 정자는 사려니오름 정상입니다. 해발 513m 정상, 정상에서 본 풍경은 파란 양탄자를 깔고 있는 들판 같더군요. 붉가시나무와 서어나무, 올벚나무 이파리에서는 파랗다 못해 광채가 흐렀습니다.

 

 구름 속에 덮여 있는 한라산과 서귀포 바다는 초록을 낳았습니다. 온 세상이 모두 초록빛 바다입니다.  이때 인간이 토해 낼 수 있는 것이라고는 감탄사뿐입니다. 아무리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지만 심장의 요동은 가라앉질 않았습니다. 설렘의 셔터, 흥분의 셔터를 눌러댔지요. 해발 513m 사려니오름 정상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하산길 하산 등반로
하산길하산 등반로 ⓒ 김강임

 

하산길 하산 등반로는 급경사
하산길하산 등반로는 급경사 ⓒ 김강임

 하산 길 급경사 등반로 알싸함

 

 사려니 오름이 나무데크는 무려 2km,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쓰레기매립장 뒤편으로 이어진 등반로는 급경사의 나무데크입니다. 내려가지 않고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아찔한 급경사는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기분이었다고나 할까요.

 

 사려니 오름의 탄생은 신의 뜻인 것 같았습니다. 그동안 공개되지 않아서 더욱 보물들이 많았다고나 할까요? 이 지구상에 가장 값진 보물은 자연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리고 자연중에서 사려니 오름은 신이 숨겨놓은 마지막 선물인지도 모릅니다.

 급경사로 이어진 나무데크 하산은 알싸함 그 자체였습니다.

 

 

덧붙이는 글 |  사려니 오름 탐방 안내
 사려니오름 탐방은( 한남시험림- 사려니오름) 사전 예약신청을 해야 합니다. 예약은 탐방 이틀 전 팩스, 우편으로 소정 양식 신청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탐방은 평일에는 1백 명, 주말에는 2백 명 탐방이 가능합니다. 연락처는 (064)-730-7272


#사려니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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