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7시 카톨릭 상지대학 소피아관에서 '미친소 반대 안동 국민대책회의' 주최로 '촛불 1주년, 이명박 시대를 넘는 새로운 상상력'이라는 특강이 열렸다.
안동시민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초청 강사는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 손석춘씨(전 한겨레신문 논설위원)가 참석했다. 강연에서 손석춘 원장은 "이명박 정권이 대한민국에 심각한 민주주의의 퇴보를 불러왔다"고 주장하고, "시민사회와 진보세력은 이에 맞서는 대안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손 원장은 용산철거민 참사를 예로 들면서 현 정권의 '공안통치'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현 정부가 최소한의 생존권을 주장하는 시민들을 시위 하루 만에 진지한 협상시도도 없이 경찰특공대를 동원하여 무자비한 폭력적 방식으로 진압했고 그 과정에서 5명의 시민이 사망하는 불상사를 초래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차원의 어떠한 반성과 사과의 표시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 정권이 경찰과 검찰, 정보기관을 권력의 시녀로 전락시킨 후 국민 여론을 외면하고 확실한 민주주의의 후퇴를 불러 오고 있다고 꼬집으며 이런 공안통치는 잘못된 통치방식이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용산참사를 사례로 들며 보수신문이 언론의 기본적인 양심인 사실보도 마저도 외면하고 있다고 보도행태를 비난했다.
손 원장은 "현 정권의 미디어법 개정 시도는 방송장악 음모이다"고 정의했다. 이에 야당과 시민사회, 진보진영의 강력한 반대행동을 주문했다. 손 원장에 따르면 "신문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면서 여론시장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보수신문에게 방송마저 소유하도록 만들어 여론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것이 현 정권의 시도이자 목적이다"고 규정했다. 이는 정권연장을 위한 음모이며 반드시 국민의 힘으로 좌절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촛불 1주년, 시민·진보진영 대안정당 절박하다 주장
한편, 손석춘 원장은 지난해 대한민국을 휘몰아 쳤던 촛불정국 이후 국민들의 열망을 제대로 반영해줄 정치세력이 없다고 진단했다. 민주당을 위시하여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민주노동당이 점점 우경화되거나 혹은 경직된 이념으로 스스로를 가두는 우를 범하고 있다고 현재의 야당들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런 행태들 때문에 국민들에게 한나라당에 맞설 대안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안정당의 창당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범 진보진영이 그 필요성에 동의를 해 줄 것을 요구했다. 대안정당은 '신자유주의 반대' '6·15 남북공동성명 찬성' '유연한 이념의 적용' 등을 전제로 만들어져야 하며 연대와 단결, 실사구시적인 정책제시를 통해 국민 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한민국은 현재 총체적 민주주의의 위기를 겪고 있고 그러므로 대안정당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국민들의 정치참여를 호소했다.
강연이 끝난 후 시민들의 다양한 질문 내용에서 손석춘 원장의 비판석인 시각과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를 하지 못하겠다는 내용들도 상당수가 제기되었다. 특히 진보진영의 또 다른 분열양상이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각도 설득력 있게 지적됐다.
참석한 시민 중 한 명은 "과거 민주화정권이라 불리는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에 대해 지나치게 비판적인 시각이 오히려 본인이 주장한 '유연한 이념의 틀'을 스스로 부정하는 오류는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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