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행사가 열렸다. 6월 10일 대구광역시 달서구 첨단문화회관 인토피아트홀에서 성대하게 열린 "평양민속예술단 초청 공연 2009 달서구민과 함께 하는 통일 음악회"가 바로 그것.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달서구협의회(회장 최병환)가 주최하고 달서구청(구청장 곽대훈)과 달서구의회(의장 예영동)가 후원한 이 초청 공연에는 600여 구민들이 참여하여 행사장을 뜨겁게 달구었다.
1부 식전행사는 18시 30분부터 19시까지 입장 및 민주평통 소개, 국민의례, 내빈 소개, 회장 인사, 구청장 축사, 구의회 의장 축사 순서로 간략히 진행되었다. 이어 19시부터 21시까지 진행된 2부 행사가 바로 평양예술공연단 공연이었다.
맨 먼저 '양산도'에 맞춘 민속무용이 선을 보였고, 노래 '반갑습니다'와 '아리랑 서사시'에 안무된 춤 공연이 연속으로 이어졌다. 곱게 한복으로 성장한 여자 가수가 '휘파람'을 열창하자 관중들 중에는 제법 들어본 노래라는 듯 흥얼거리며 박수를 치는 이도 나타났다. 그 뒤로는 "아직도 북조선에는 머리에 물을 지고 다니는 처녀들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하는 사회자의 소개에 따라 머리에 물동이를 인 채 아슬아슬하게 춤을 추는 공연이 이어졌다. 신기하고 현란한 광경에 공연장의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휴대폰이나 디카로 사진을 찍는 관중은 이미 한둘이 아니었다.
다시 아코디언 독주가 선보였다. 사회자가 "○○○ 동무가 손풍금, 대한민국 말로는 아코디언을 연주하겠습니다." 하고 소개했을 때는 '동무'라는 말에 놀란 듯 공연장에 묘한 고요가 흐르기도 했다. 하지만, 아코디언 연주자가 두 명으로 늘어나고 남자 가수까지 나타나 한국가요 메들리를 열창하자 관중들은 어느샌가 박자를 맞추며 흥겨워 시작했다.
"보슬비가 소리도 없이 이별 슬픈 부산 정거장/ 잘 가세요 잘 있어요 눈물의 기적이 운다/ 한 많은 피난살이 설움도 많아/ 그래도 잊지 못한 판잣집이여/ 경상도 사투리에 아가씨가 슬피 우네/ 이별의 부산 정거장……"
<이별의 부산 정거장>에 이어 <이별의 인천 항구>가 열창되고, 관중들의 박수소리는 점점 요란해졌다. "쌍고동이 울어대는 이별의 인천 항구/ 갈매기도 슬피 우는 이별의 인천 항구/ 항구마다 울고 가는 마도로스 사랑인가/ 정들자 이별의 고동소리 목매어 운다……"
관중들의 호응이 가장 뜨거운 공연은 '한국 가요'를 부른 '여성 독창'이었다. 여자 가수는 처음에는 '선구자'를 열창했는데, 반응이 좋았기 때문인지 아니면 정해진 계획에 따른 공연인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장윤정의 '트위스트'를 부르면서 아예 관중석을 돌아다니며 사람들과 악수를 하기도 하고, 같이 춤을 추자는 제스처를 하기도 하여 공연장을 뜨겁게 만들었다. 관중들의 호응이 대단하자 여자 가수는 "북조선 민요를 부를 때는 잘 모르겠더니 대한민국 노래를 부르니 박수 소리가 요란합네다." 하고 말하여 폭소를 유발했다. 그는 "오늘과 같은 예술 행사는 남과 북의 문화적 차이를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라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그 후로도 마술춤, 허수아비춤, '남행열차' 독창 등 다채로운 공연이 계속되어 관중들의 마음과 귀를 즐겁게 하였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달서구협의회 최병환 회장은 "오늘 공연해주실 평양민속예술단은 북한 이탈 주민들로 구성되어 북쪽의 문화 예술 공연을 함으로써 남과 북의 문화적 간극을 좁히는 데에 기여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달서구 평통은 남북간 통합 문화 발전을 위한 평양민속예술단 공연을 통해 우리의 평화통일 염원이 저 북녘땅 끝까지 전파되어 통일이 하루라도 빨리 앞당겨지기를 기원합니다." 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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