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에 대한 청와대의 '적개심'이 대단하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오전 청와대 기자실인 춘추관에 나와, 'PD수첩'에 대한 검찰수사결과 발표내용에 대해 "외국에서 일어난 일이라면 경영진이 사죄하고 총 사퇴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PD수첩' 수사와 관련한 언론탄압 비판에 대해서도 "작년 촛불시위 때 '엠비아웃' 들고 나와 시위를 했고, 그것이 방송에 생생히 보도됐으며 심지어 조문방송 때는 국가원수를 욕설하는 것까지 생방송으로 나왔다"면서 "언론탄압을 하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 이런 게 가능한 일이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신시대도 군사독재정권도 아닌데 이런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동아일보> 출신인 이 대변인은 'PD저널리즘'에 대해서도 "전직 언론인으로서 게이트 키핑 기능이 없는, 이른바 주관적 판단이 객관적 진실을 압도하는 건 언론의 본령이 아니라고 본다"면서 "음주운전 하는 사람한테 차를 맡긴 것과 마찬가지로, 이렇게 되면 사회의 공기가 아니라 흉기"라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조문방송'에 대해서도 "공공재인 모든 방송이 시청자들의 선택권까지 박탈하면서 하루 종일 방송을 했다"면서 "이런데도 어떤 분들은 옆 방송보다 우리는 두세 시간 덜 했다는 것을 자랑으로 이야기하더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그러나 "검찰이 수사결과를 발표했을 뿐이고 법원판결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기정사실인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지적에는 "그런 시각도 있을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PD수첩' 문제에 대한 국민적 판단은 내려져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전날인 18일에도 검찰의 'PD수첩' 수사결과에 대해 "충격적이며 경악을 금할 수 없다"는 서면논평을 낸 바 있다. "제작 과정상의 단순 실수가 아니라, 제작진이 처음부터 불순한 의도를 갖고 진실을 바꿔치기했다는 명백한 증거들이 나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법원 확정판결도 아닌 기소단계에서 청와대가 이 같은 견해를 연이어 발표하는 것에 대해, 국정의 최고기관이 앞장서서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을 무시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검찰이 'PD수첩'작가의 개인메일을 공개한 것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 현재로선 개각구상 없어"
한편 이 대변인은 일부 언론에서 보도하고 있는 개각설에 대해서는 "이명박 대통령은 현재로서는 개각에 대한 구상이나 복안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지금 언론과 정치권의 추측성 관측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민의나 당에서 말하는 쇄신 요구를 거부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로, 그런 요구를 겸허하게 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변화를 말할 때 제일 쉬운 것이 사람 바꾸는 것이지만, 이 대통령은 그것을 넘는 고민을 하고 있고 그것이 (지난 주례 라디오연설에서 말한) 근원적 처방"이라면서 "제도적으로 무엇을 바꾸는 게 아니라 중장기적인 화두인 것으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대변인은 공석인 검찰총장과 국세청장 인사에 대해서는 "인사 수요가 있고 개각과는 별도의 틀이기 때문에 앞당겨 인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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