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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2.0 보고서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회원모임인 '풀뿌리 2.0'은 '활동가 역량'이라는 주제로 시민단체 활동가 255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 이 같은 보고서를 지난 16일 발표했다.
풀뿌리2.0 보고서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회원모임인 '풀뿌리 2.0'은 '활동가 역량'이라는 주제로 시민단체 활동가 255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 이 같은 보고서를 지난 16일 발표했다. ⓒ 김규남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소속단체와 스스로의 역량에 대해 저평가 하고 있고, 이에 따라 활동가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활동가들은 시민사회단체의 역량을 대기업과 한나라당보다 낮은 것으로 평가했고, 역량향상을 위해 활동가 교육프로그램 개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새사연) 회원모임인 '풀뿌리 2.0'은 시민단체 활동가들의 역량향상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첫 단계로 전국의 비영리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255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두 달간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며, 이 같은 결과를 '시민단체 활동가 역량에 관한 의식 및 실태조사 결과보고서'를 통해 지난 16일 발표했다.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 본인 역량 자신감 결여

 

한국사회 주요집단의 역량 수준에 대해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은 '역량이 높다'는 응답에서 대기업(78.4%)을 가장 높게 평가했다. 이어 한나라당(41.2%), 시민사회단체(38.4%), 이명박 정부(35.7%)순으로 답했다.

 

활동가들 본인의 전반적인 역량 수준에 대해서는 '낮다'(55.3%)는 평가가 '높다'(44.3%) 는 평가보다 우세했다.

 

활동가들은 시민단체의 역량이 낮은 이유에 대해 열악한 근무환경(30.4%)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고, 역량강화를 위한 시스템 부족(12.5%), 시민운동의 대중과의 괴리(10.7%)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시민운동 역량의 열위를 인정하고 진보진영의 역량 수준에 대해 부정적 평가가 우세한 점이 주목할 점이며, 특히 활동가 본인 역량에 대한 자신감 결여가 확인된 것은 우려스러운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역량향상 필요성, 99.6% 중요한 과제라고 인식

 

활동가들의 99.6%가 역량향상의 필요성에 대해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또 역량향상이 시급한 문제임을 절대다수(98.9%)가 동의했다. 그럼에도 역량향상을 위한 본인의 의지나 노력 정도가 낮다는 응답이 34.5%, 소속단체가 활동가들의 자기계발 및 학습여건을 보장하는지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43.7%, 평소 소속단체로부터 자기계발 비용을 지원 받은 경험이 있는지에 대해 '경험 없음'이라고 응답한 활동가들의 비율이 과반수를 넘어(56.9%) 역량향상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조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정상훈 새사연 회원은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의 부재 속에서 시민사회 비전 달성을 위해 필요한 역량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며 "결국 몰라서 못하는 거지, 알고 나면 충분히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역량향상을 위한 개선과제, '교육 프로그램 개발'

 

활동가 역량강화를 위해 단체가 시급히 개선해야할 과제로 활동가들은 교육 프로그램개발(31.8%)을 꼽았다. 이어 전반적인 여건 보장(17.1%), 재정지원(15.9%), 업무량 조절(11.8%)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활동가들은 본인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으로 전략적 사고(14.6%)를 들었으며, 창의력(12.9%), 네트워크관리역량(8.5%), 리더십(7.8%), 분석 및 예측역량(7.8%) 등이 필요하다고 인식했다. 역량향상을 위해 활동가 본인에게 시급한 과제로는 교육활동 참여(24.4%), 시간관리 및 확보(22.9%), 전문성확보(16.8%), 재정문제(8.4%) 등의 순으로 꼽았다.

 

'헌신·열정'에서 '대안역량' 강화로

 

이번 조사에서 활동가들은 스스로의 긍정적 이미지로 희생과 헌신(42.4%), 열정(12.3%) 등을 꼽았고, 부정적 이미지로 능력부족(23.3%), 전문성 부족(10.0%) 등을 지목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시민운동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정책대안 제시라는 과제와 더불어 '사람'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헌신·도덕성은 활동가들의 필수적인 자질임에 틀림없지만 이것만으로 시민운동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세계화, 정보화, 변화하는 시민의식 등 달라진 시대상에 걸맞은 안목과 대응역량을 키워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활동가 역량 강화는 단순한 스킬 습득이나 전문지식 강화라는 좁은 시각에서 탈피해 한국사회의 시대정신에 입각해 바람직한 가치와 비전을 토대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지를 지향하는 시민사회단체를 가꿔 나가는 데 필요한 역량을 갖추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새사연 풀뿌리 2.0은 이 같은 결과를 반영하여 2009년 연내 시행을 목표로 활동가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에 대해 풀뿌리 2.0은 "한국사회 비영리 단체 모집단 정보를 근거로 한 조사는 아니어서 이번 조사결과를 전체 비영리단체 활동가의 의견으로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활동가 역량강화라는 주제에 대해 다수의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체계적으로 조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풀뿌리 2.0은 "향후 지속적으로 모집단 정보를 추가 확보하고 조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성과를 내며 일하는 것은 모든 조직이 가야할 방향"

 

 다음은 이번 조사를 이끈 정상훈 새사연 회원과 한 인터뷰

 

- '시민단체 활동가 역량에 관한 의식 및 실태 조사' 기획취지는 무엇이었나.

"활동가들의 요구와 필요에 바탕 한 체계적인 활동가 역량 향상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싶었다. 시민운동의 혁신은 두 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비전ㆍ가치ㆍ정책이고 또 하나는 활동가의 역량향상이다. 시민운동 위기의 원인으로 꼽히는 '시민없는 시민운동'이나 관성적인 운동방식, 재정운영의 투명성 문제, 리더십 부제 등은 역량향상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바람직한 비전과 가치는 결국 활동가를 중심으로 한 사람의 역량에 의해 실행되는데 시민사회는 이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개인적으로 접근하거나, 현실적 어려움을 근거로 단편적인 접근을 취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래서 활동가들의 교육 욕구와 현실을 조사해 제대로 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

 

- 조사 결과에 대해 평가를 한다면.

"255명이나 되는 활동가들에 대해 조사했고, 활동가들과 생활인들이 모여 토론을 통해 설문 결과를 분석했다. 가치사슬분석론(업무 활동에서 나타나는 가치 창조 활동을 프로세스 단계별로 파악해 경쟁우위의 원천을 파악하는 경영전략 수립 방법론으로 기업의 내부 역량분석에도 활용되고 있다)에 입각해 활동가 역량을 체계적이고 구체적으로 분석하고자 했다. 온라인 설문을 시도했고, 전문여론조사 기관에서 근무하는 생활인의 분석에 기초해 내용을 정리하여 형식적인 완성도는 높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 교육 받고 있는 프로그램 현황에 대한 조사가 부족했다. 풀뿌리 2.0이 만든 가치사슬에 기초한 역량 도출의 완성도나, 활동가들의 이해도도 높지 않았던 것 같다. 예상되는 결과들이 많았고, 이슈를 만들어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조사목적이 교육 프로그램 설계이기도 해서 참고할 수 있는 데이터는 확보했다." 

 

- 조사결과의 의미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활동가들이 왜 본인들의 역량을 낮게 평가하는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무엇이 다른 집단, 특히 대기업집단에 비해 낮은지. 이는 단순히 외국어 실력이나 컴퓨터, 회계 실무의 문제로 생각해선 안 된다.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의 부재 속에 내가 어떤 역량이 부족한지, 시민사회의 비전 달성을 위해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결국 몰라서 못하는 거지, 알고 나면 충분히 발전할 수 있다. 경영학의 피터 드러커조차 가장 성과를 잘 내는 사람은 미션에 충실한 시민사회의 자원 봉사자라고 하지 않았나?"

 

- "비영리분야에서도 경영, 성과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최근 추세"라는 표현이 보고서에 나오는데, 어떤 내용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

"우리 시민사회에서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지만, 유럽이나 미국 등의 비영리조직에서는 성과경영시스템(BSC) 등 기업경영에서 출발한 성과 관리를 도입한 곳이 많다. 경영은 본질적으로 목표달성을 위해 인적 역량과 물적 자원을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회적 기업이 화두가 되면서 시민사회의 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 성과를 내며 일하는 것은 모든 조직이 가야할 방향이 아닌가?"

 

- 향후 계획은.

"하반기 중에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고, 현재 첫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교육 프로그램은 웹 기획 및 마케팅 실무, 여론조사 방법론, 비영리단체(NPO) 문제 해결, NPO 마케팅, NPO 창의력 향상, NPO 전략기획, NPO 회의 운영 등을 준비 중이다. 올 가을에 이 프로그램들 중 절반 이상의 교육을 시작할 계획이다."

 

- 조사 과정 및 보고서가 나오기까지 어려운 점이나 기억에 남는 점은.

"지난해 말에 마무리한 설문을 이제야 발표하게 된 이유는 모든 팀원들이 '투잡'을 하기 때문이다. 생활인들의 잦은 야근과 최근의 시국 속에 활동가들의 과중한 업무 부하로 토론을 벌이고 결과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더구나 교육 프로그램 설계를 함께 진행하다 보니 너무 지연됐다. 하지만 255명 활동가에 대한 설문을 지인들을 통해서 모은 과정, 평가 토론 중 활동가들에 대한 배려를 위해 애쓰던 활동가 팀원들의 노력 등과 더불어 온라인 설문 시스템 작업과 설문 결과 정리로 주말도 반납하고 일해 준 팀원들이 고맙다."

 

* 보고서 관련 문의: badayuri@gmail.com(정상훈 회원)

* 보고서 전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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