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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주교 강화성당 종소리에 하늘도 빛을 내어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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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장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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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읍 관청리 한편에 자리한 고려궁지와 강화군립도서관을 둘러본 뒤, 내려오는 길에 강화초등학교에서 잠시 쉬었다. 한낮의 더위를 피하기 위해 수돗가에서 땀을 씻어내고 커다란 은행나무 그늘 아래 앉았다. 학교는 주말이라 그런지 놀이터에서 뛰노는 아이들과 축구부 아이들만 보였다.
집을 나설 때 챙겨온 우리밀 건빵과 국산 땅콩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다, 학교 맞은 편 천주교 강화성당의 종소리를 듣게 되었다. 은은히 울려퍼지는 범종과 달리 재빨리 '땡땡땡'하고 몇차례 울려퍼지고 말았지만, 그 종소리에 놀랐는지 구름 속에 숨은 해가 고개를 내밀었다.
천주교 강화성당은 인천교구 소속의 카톨릭 교회로, 1958년 1월 29일 김포 본당에서 분리되어 설립되었고 초대 신부는 장금구 그리소스토모 신부라 한다. 한국전쟁으로 공소가 폐지되었다가 1952년 다시 공소 예절을 재개하였고, 1957년 11월 강화공소를 설정했다. 1960년 10월 성당-사제관의 축성식이 있었고, 이후 1983년까지 모두 13개의 공소를 건립했다 한다.
그렇게 오래된 강화성당의 종소리를 듣고나니, '행동하는 신앙의 양심'을 실천하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http://www.sajedan.org/)이 떠올랐다.
1974년 유신헌법 철폐와 민주헌정 회복, 긴급조치 전면적인 무효화, 국민의 생존권과 기본권 존중, 서민 대중을 위한 경제정책 확립을 요구하는 제1시국선언과 함께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낸 뒤, 지금까지 모순된 현실과 맞서며 가난하고 소외된 민중과 함께 해온 사제단. 70-80년대는 군부독재 타도와 민주화 운동에 주력했고, 80년대 말부터는 통일운동으로, 90년대 들어서는 교회쇄신운동으로 그 영역을 확대해왔다.
지금은 눈물조차 말라버린 가슴아픈 용산철거민들과 함께 위협받는 이 땅의 민주주의와 힘없는 민중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함께 하고 있다. '총성없는 전쟁터'라는 용산참사 현장에서 경찰과 용역들의 위협-폭력 속에서도 매일 같이 추모미사를 올리고 있다.
따가운 종소리와 함께 귀 막은 그분은 이 종소리를 들을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용산철거민들의 아픔과 울부짖음 그리고 촛불-시민들의 분노를 '명박산성'으로 외면하고 방패-삼단봉으로 짓밟는, 진실과 밝은 빛을 두려워하는 그 분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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