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해고를 인정할 수 없다", "기업은 살 찌고 노동자는 죽어라", "총고용을 보장하고 함께 살자", "해고는 살인이다", "사장은 어디 있나 나와라".1일 새벽 왕복 8차선 이상인 창원대로에 펼침막 100여 개가 내걸렸다. 벚꽃나무 사이에 매달린 펼침막에는 붉은색과 검정색 등으로 쓴 각종 구호가 적혀 있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대호엠엠아이지회(지회장 임분두) 소속 여성 조합원들이 밤새 작업한 것이다. 아주머니 노동자들은 며칠 전부터 펼침막을 손수 제작해 밤새 도로 가에 내걸었다.
노조 지회 조합원들은 '정리해고 철회' 투쟁을 벌이고 있다. 경남 창원시 팔용동에 있는 공장 안팎에 펼침막과 천막을 설치해 놓았다. 출퇴근 시간에는 단체로 도로에 나와 피켓을 들고 선전전을 벌이기도 한다.
대호엠엠아이는 1989년 대호전자로 설립했으며, 1999년 자본금 5억 원으로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2006년부터 2008년 사이 매년 300억~10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회사는 휴대전화 부품을 생산해 대기업에 납품해 왔다. 그런데 최근 경영 악화 등의 이유로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사측은 지난 달 16일 정리해고 명단을 공고했으며, 개별 통보했다.
현장 직원 143명 가운데 113명에 대해 정리해고 통보했다. 조합원 141명 중 112명이 해고 대상이 된 것이다. 사측은 해고 통보 다음 날부터 해고자에 대해 식사를 제공하지 않았다.
사측은 23일까지 사무직과 간접사원을 투입해 제품을 생산해 왔다. 그러다가 6월 24일 0시를 기해 직장폐쇄를 단행했고, 정문과 공장 출입문 전체에 잠금장치를 했다.
노조 지회는 해고 통보를 받은 6월 16일 오후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노조 지회는 다음 날 '정리해고 분쇄 투쟁 출정식'을 열었고, 대시민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이후 노조 지회는 부산지방노동청 창원지청을 항의방문했다.
조합원들은 "90년대 반지하 방에서 일했다"거나 "일요일에 아이 맡길 곳이 없다 해도 강제특근을 요구했다", "회사는 해마다 성장을 해서 수십 수백 배로 커졌지만 우리는 항상 최저임금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부산지방노동청 창원지청의 중재로 사측과 금속노조 경남지부 간에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