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 드라마 <선덕여왕>의 인기가 대단하다. 12회를 넘기는 동안 시청률 30%에 육박하는 등, 가파른 인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드라마의 뜨거운 인기 덕에 덩달아 신라의 영웅들에 관한 시청자들의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주인공인 선덕여왕(이요원)을 비롯해 천명 공주(박예진), 그리고 미실(고현정), 김유신(엄태웅) 등 역사 속 영웅들이 다시금 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당대 영웅들처럼 <선덕여왕>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또 한 명의 인물이 있어 주목된다. 바로 알천이다. 드라마 속, 알천(이승효)의 모습에 여성 시청자들은 "멋있다" "우직하다"고 열광한다. 또 알천 역을 맡은 이승효의 미니홈피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가히 알천랑 신드롬으로 불릴 정도다. 드라마 속 조연에 불과한 알천이 이처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알천은 <선덕여왕>에서의 짧은 방송 분량에도 불구하고 청자들에게 특별한 인물로 되살아나는 영광을 누리고 있다. 그렇기에 문득 궁금했다. 출연 분량이 많지도, 그렇다고 톱스타가 연기한 것도 아닌 알천이란 인물에 시청자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를 파헤쳐 봤다.
감동이 있는 인물, <선덕여왕> 알천랑의 매력에 빠져들다
알천은 드라마 <선덕여왕> 드라마 내의 비중으로만 따진다면 조연에 해당하는 인물이다. 신라의 10화랑 중, 비천지도의 수장을 맡고 있으며 '전쟁을 겪으며 가장 먼저 덕만과 김유신 편으로 돌아서는 인물'(드라마 <선덕여왕>로 홈페이지)로 소개되어 있다. 그 간단한 소개처럼 <선덕여왕>에서 알천은 중심에 있지 못하고 주연의 주변에서 도움을 주는 역할이다.
그렇기에 12 회를 넘긴 <선덕여왕>에서 알천의 존재가 특별히 부각 될만큼의 비중이 없었다. 게다가 비중만 없었던 것이 아니다. 역할마저 악역이었다. 주연인 김유신(엄태웅)을 까탈스럽게 대하며, 아직 낭도에 불과한 주인공 선덕여왕(이요원)의 목숨까지 위협하는 밉상 역할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런 알천이 순한 양처럼 변했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 어느 CF광고 문구 마냥 '화랑의 변신은 무죄'라는 듯. 알천랑은 전쟁 한 번 치르더니 선덕여왕(이요원)과 김유신(엄태웅)의 편이 됐다. 극 초반, 천명공주(박예진)와 김유신(엄태웅)의 반대 입장에 서지만 전쟁에서 죽음의 위기를 선덕여왕의 기지로 모면한 후 예전의 그릇된 생각을 바꿔 주인공들의 동반자가 된 것이다.
그런 알천의 변신은 짧은 방송 분량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변화된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해줬기 때문이다. 알천의 변화는 <선덕여왕> 속 그의 대사에서 잘 드러난다.
처음에는 "내 용화향도 저것들을 맡는 순간부터 재수가 없었어"라거나, "병참이나 지키라는 건가. 용화향도 저 머저리들을 데리고(10화 대사중)" 같이 심한 말들을 일삼지만, 나중에는 선덕여왕을 비롯한 김유신을 배려하는 명대사를 내뱉으며 시청자들에게 가슴 따뜻한 감동을 선물했다.
"여기 있는 낭도들 중 많은 이들이 저 아이에게 목숨을 빚졌습니다. 여기서 이 아이를 벤다면 어찌 통솔을 하겠습니까?" "살 수 있다면 살아오게(11화 대사중)" 같은 가슴 찡한 말들 말이다.
역사 속 알천과 배우 이승효의 특별한 매력
<선덕여왕>속 알천은 특별한 매력이 있는 인물이었다. 알천 역을 맡은 이승효 덕분이다. 이승효는 <선덕여왕> 알천랑 역을 통해서 적을 단번에 제압하는 화려한 무술 실력과 듣는이의 마음을 울리는 저음 목소리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을 열광시켰다.
또한 그가 군 복무 시절 JSA 헌병대 저격수 출신이었다는 점도 알천 역할과 잘 맞아 떨어지며 화제가 됐다. 국가를 위해 목숨마저 서슴없이 내놓는 화랑의 기개와 JSA 군복무 이력이 잘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승효라는 배우를 통해 알천은 더욱 특별한 인물로 부각되고 있는 중이다. 그렇기에 밉상 인물인 줄 알았던 알천은 <선덕여왕> 완소(완전 소중한의 준말) 인물로 거듭났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사실 하나. <선덕여왕>의 알천처럼 그 모델이 되는 역사 속 알천도 특별한 감동이 있는 인물이라는 사실이다. 내용을 살펴보면 이렇다.
636년(선덕여왕 5) 이찬(伊湌)의 벼슬에 있을 때 필탄(弼呑)과 함께 왕명을 받고 독산성(獨山城)을 공격하기 위하여 여근곡(女根谷)에 숨어 있던 백제 장군 우소(于召)의 군사를 물리쳤다. 647년(진덕여왕 1) 상대등(上大等)에 올라 7년간 재임하였다. (중략) 654년 진덕여왕이 죽은 후에 성골로 왕위를 계승할 사람이 없자 화백회의에서 섭정왕으로 추대되었지만, 노령을 이유로 김춘추(金春秋)에게 양보하였다. 가계(家系)에 대한 자세한 기록은 없지만, 상대등을 지내고 김씨인 진덕여왕의 뒤를 이어 섭정왕으로 추대된 것으로 미루어 골품은 성골이고, 성은 김씨로 추측된다.
(네이버 백과사전)
역사 속 알천은 신라의 삼국 통일을 이루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신망높은 장군이었고, 후에 신라의 최고 관직인 상대등까지 오른 유능한 정치가 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왕이 될 수 있었지만, 김춘추가 더 유능하다며 그를 왕으로 추대할만큼 신념 깊은 인물이었다. 극적이고 신념 깊은 삶을 산 역사 속 알천은 시청자들에게 적잖은 감동을 선사한다.
그렇기에 멋진 배우와, 실제 역사 인물이 합쳐진 <선덕여왕>의 알천은 완소 드라마의 결정적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선덕여왕> 드라마에서 알천의 대활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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