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살 수 없던 죽음의 하천에서 친환경 생태하천으로 살아난 경기 안양 학의천이 저탄소 녹색성장에 부응하는 생태체험장으로 변신해 안양시가 초등학생에 이어 여름방학 기간을 이용해 중고생들을 대상으로 '안양천 생태교실' 운영에 나서자 인기몰이다.
'안양천 생태교실'은 도심의 젖줄인 학의천 일대(학운교~내비산교)에 서식하는 다양한 수생식물을 관찰, 생태하천을 직접 체험하고 환경의 중요성도 인식하는 프로그램으로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매주 화.목요일 기별 2회로 나뉘어 8회를 운영된다.
생태교실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 이난영 강사와 담당공무원의 지도로 학의천 일대를 둘러보면서 수질을 측정해보고, 하천의 구조와 식생 그리고 개념, 생태하천 복원과정 등에 대해 설명을 들으면서 하천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은 무엇인지를 배워보는 유익한 시간을 갖게 된다.
안양시 관계자는 "하천에 서식하는 식물과 어류 및 조류 등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직접 관찰해보는 재미난 기회도 얻을 수 있어 유익한 방학을 보내면 좋겠다"며 참가를 희망하는 중고교생들이 안양시 홈페이지(anyang.go.kr)를 통해 접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안양시가 지난 2007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안양천 생태교실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도 5월부터 12월까지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부모와 함께하는 생태교실'의 경우 어려서부터 자연의 소중함을 인식케 하는 환경교육 프로그램으로 정착하고 있다.
"하천만큼 도시 사람들에게 생태적 감수성을 느끼게 하는 곳은 없어요. 특히 아이들에게 잃어버린 하천을 찾아주는 일은 미래의 환경 파수꾼을 길러내는 일이죠. 모두들 회생불능이라 했던 학의천과 안양천이 살아났음은 감사해야 할 일니다." -YMCA 이필구 부장-은모래가 깔려있던 학의천은 1970년대 산업화의 물결속에 공장들이 들어서면서 지난 2000년대 초까지만 보면 말 그대로 죽음의 하천이었으나 2000년 '안양천 살리기 네트워크' 와 안양시의 하천 살리기 시범사업을 통해 치유과정을 거쳐 생명을 되찾았다.
안양시는 2001년 7월 자연형하천 조성사업을 시작해 2004년 4월 완료했다. 그 결과 1급수에만 서식한다는 버들치 등 21종의 어류와 청둥오리, 왜가리, 천연기념물인 원앙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가 하면 갯버들, 갈대, 물억새 등의 수생식물도 뿌리를 내렸다.
이에 20~30m 폭의 하천에는 열 손가락으로 꼽기 어려울 정도의 고기들이 살고 있다. 피라미, 끄리, 쌀미꾸리, 미꾸리, 메기, 송사리, 밀어, 참붕어, 잉어, 흰줄납줄개, 몰개에다 심지어 버들치까지 발견된다. 그 수가 워낙 많아 그야말로 '물 반 고기 반'이다.
더욱이 학의천의 수질은 지난 2000년 하천살리기 시범사업이 시작될 당시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이 100ppm을 넘나드는 최하등급 5급수에 머물러 있는 말 그대로 '죽음의 하천'이었으나 현재는 평균 1.4ppm으로 다슬기가 돌아오는 기적같은 변화를 가져왔다.
안양시가 지난 2006년 4월부터 2007년 3월까지 안양천과 지천에 대한 생태계 조사결과 학의천에서만 수서생물(56종), 어류(15종), 양성·파충류(17종), 조류(47종), 식생(217종) 등 350여 종의 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돼 생태계가 살아났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안양천 지류인 학의천은 자연형 생태하천으로 복원돼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과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는 등 명성을 드높이며 지난 6월 30일에는 'KBS 9시뉴스'를 통해 '자연과 생명이 사람과 함께 살아 숨쉬는 생태하천'으로 전국에 소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곳을 찾는 이들이 늘며 보행자와 자전거간 충돌이 빈번하자 안양시가 '학의천 산책로 업그레이드 어떤 방식이 좋을까?' 주민공청회를 통해 해법 찾기에 나섰으나 조금 불편 하더라도 좌안 산책로를 자연 그대로 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기도 했다.
이는 학의천이 단순한 물길이 아니라 자연적 경관과 역사, 문화를 결합시키고 지방도시 발전에 중요한 기폭제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도심하천의 생태 복원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개발보다는 지켜야 할 곳이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