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후부터 저녁까지 경기도 과천·안양·군포·의왕에 마치 물폭탄같은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안양천(비산대교) 수위가 한때 경계수위에 육박하는 4.39m에 도달하고, 도로, 주택, 상가, 공장 등이 침수되고 일부 학교 옹벽이 유실되는 등 피해가 적지 않다.
안양시재난상황실에 따르면 14일 오후 3시를 기해 발효된 호우경보가 밤 11시부로 해제된 이후 잠정집계(14일 24시) 한 결과 이날 하루 안양지역에 쏟아진 강우량은 241.5mm에 달하고, 최대 시우량을 기록한 저녁 7시부터 8시까지는 60mm의 장대비가 쏟아졌다.
이날 안양천 비산대교 수위는 108mm의 강우량을 보인 오후 2시 3.6m에서 오후 3시 47분께 최고 수위인 4.96m에 도달했다가 다소 소강사태를 보인 오후 6시 30분께 2.5m로 낮아졌으나 저녁 집중호우가 쏟아지며 8시 33분경에는 4.39m에 도달해 예의주시 했다.
15일 오후. 안양천에는 자전거 및 보행로가 제 모습을 드러내 시민들이 천변을 질주하고, 천변옆 물이 고인 곳에는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피래미 등 물고기들이 노닐다 새들의 먹이가 되는 등 언제 그 많은 물이 있었는가 싶을 정도로 평온을 되찾은 풍경이다.
도로, 주택, 공장, 상가 침수... 학교 피해도 적지 않아
안양시는 과거 대규모 물난리를 수차례 겪은 바 있어 하수처리시설 등이 비교적 잘 돼 있지만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도심 곳곳에서 적지 않은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안양시는 15일 오후 전 부서 공무원들이 안양천 등 현장에 투입돼 복구작업에 나섰다.
주요 피해규모를 보면 도로 침수(15개소), 주택 침수(58세대), 상가 침수(3개소), 공장 침수(3개소), 학교시설 피해(2개소), 도로사면 유실(2개소) 등으로 집계됐으며 이중 도로, 상가, 공장 침수 등의 경우 안양시와 안양소방서가 긴급복구에 나서 완료조치했다.
또한 안양5동 현충탑 인근 사찰과 호계체육관 앞 사면 일부가 유실돼 안양시 건설교통과와 녹지공원과에서 응급조치에 나서고, 안양8동 성문여중고 운동장 뒤 옹벽이 전도되고 관양2동 인덕원고 법면. 팬스가 유실되는 등의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도 석수3동 삼일빌라 앞 담장이 무너져 구청 직원 및 미화원들이 현장에 투입돼 잔재를 정리했으며, 석수3동 충훈주차장 옆 토사가 유출되고 충훈터널 입구 근처에서 토사가 유출되는 등 작은 피해들도 발생했으나 시 공무원들에 의해 복구 조치됐다.
그러나 집중호우로 주택 침수는 모두 58세대로 만안구 안양7동, 박달1동, 박달2동 주택가 지역의 지하 세대들이 하수 역류로 침수돼 피해를 본 가운데 일부 주민들은 "인근 군부대에서 하수 배수로 정비를 하지 않아 피해를 보았다"고 제보하는 등 민원도 예상된다.
사립학교 성문여중고 옹벅 붕괴 자력 복구 막막
안양과천교육청의 잠정 조사에 따르면, 사립학교인 성문여중고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리산에서 운동장으로 토사가 쏟아지며 높이 8M 길이 30M의 옹벽이 유실되고 피해액은 1억8200만원, 복구비용은 2억97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앙재해대책본부의 재해복구 지원 기준을 보면, 1개소 피해액이 3000만원 이상, 복구비용이 5000만원 이상일 경우 국가시설과 공립학교의 경우 국고 50%, 지방비 50%를 지원할 수 있으며, 사립학교는 지방비 50% 지원받고 자부담 50%로 복구작업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복구를 하려 해도 사립학교인 재단에 예산이 없어 학교측은 복구작업에 나서기가 막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양과천교육청 관계자는 "성문여중고 재단의 현재 재정 상태로는 지방비를 일부 지원받는다 해도 복구에 나서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성문고 김용우 교감)도 15일 전화통화에서 "학교(재단)에 돈이 없어 자력으로는 복구할 엄두를 못하고 있다"며 "주위에 도움을 청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