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동아일보 사장과 이수영 경영자총협회장의 장남 이우현씨 등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하여 OCI(구 동양제철화학) 주식을 취득하여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 금융감독원은 사건전모 공개는커녕 사실확인조차 꺼리고 있다. OCI 주식이 급등한 것은 또 태양광전지 핵심재료인 폴리실리콘 개발과 상관이 있는데 중소기업인 소디프신소재가 기술 유출을 주장하며 관련자들을 고발하였다. 이 사건은 서울지검이 담당인데 1년이 넘도록 기소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으며 당시 검사장은 최근 검찰총장 후보직을 사퇴한 천성관이다. 또 OCI의 사외이사는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이다. 세중나모는 폴리실리콘 원료인 규석 광산 개발권을 가진 이너블루를 계열사로 편입했다." - <경향신문> 2009.7.16에서 발췌뭔가 썩은 냄새가 풀풀 난다. 언론과 재벌, 감독관청과 사법기관, 권력 측근 등이 어우러져 부패의 춤판을 벌이는 듯 하다. 기업 프랜들리를 기조로 최근에 서민 프랜들리를 장식 삼아 끼워 넣은 이명박 정권에게, 조그만 교외의 별 여섯 개 호텔에서 청첩장도 돌리지 않고 소박한 아들 결혼식(?)을 올린 탓으로 검찰총장의 꿈을 이루지 못한 천성관 이후 설상가상으로 서민 프랜들리 액세서리도 빛이 바래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金融(금융)이라는 말은 점잖아 보이지만 한자를 통해서 보면 피비린내와 썩은 냄새가 물씬 풍긴다. 金은 왼쪽 冫이 쇳물, 오른쪽이 거푸집 모양이다. 쇳물을 거푸집에 부어 청동이나 금속 기물을 만들어내는 것을 표현한 글자이다. 金(금)은 황금을 뜻하기도 하지만 무기를 만드는 쇠를 뜻하기도 한다. 스페인은 마야 제국을, 미국은 인디언을, 영국인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흑인을, 총칼을 앞세워 황금을 약탈하기 위해 강제 노역, 추방 그리고 살해의 범죄를 저질렀다. 그래서 金(금)에는 피비린내가 물씬 풍긴다.
融(녹을 융)은 鬲(솥 격)과 虫(벌레 훼)의 조합이다. 鬲은 갑골문에서 보듯이 얇은 주둥이를 가진 솥이다. 虫(훼)는 뱀이 똬리를 튼 모양으로 벌레를 뜻한다. 그래서 融은 솥에 있는 음식이 썩어 녹아서 벌레가 밖으로 나온 모양이다. 그래서 '녹다, 섞이다'는 뜻이 파생되었다.
그래서 金融(금융)은 비록 화폐의 융통을 뜻하는 것이지만 한자는 약탈과 부패를 암시한다. 아니나 다를까 부패 동맹자들이 주식을 통해 지속적으로 서민의 재산을 사실상 약탈하고 있다. 단테가 700여 년 전에 쓴 '신곡'에, 탐관오리, 사기꾼, 화폐 위조가, 도둑들을 위해 지옥의 제8원을 비어두고 있다.
隔(막을 격)의 阝(부)는 신이 하늘을 오르내릴 때 쓰는 사다리이다. 신화 시대에는 신과 인간이 하늘을 자유롭게 오고 갈 수 있었다. 그런데 인류가 타락의 길을 걸으면서 하늘과 땅이 단절되어 사다리가 치워졌다. 그래서 阝(부)는 신성한 지역을 나타내며 영혼을 담을 수 있는 신성한 솥(鬲)을 두어 경계로 삼았다. 그래서 隔(격)은 聖(성)과 俗(속)을 나눈다는 의미에서 '막다, 사이 뜨다'는 의미를 갖는데 지금은 금융사기꾼들을 격리하여 수감하는 의미로 쓰이는 것이 더 맞겠다.
가슴과 배를 가르는 막을 膈膜(격막)이라 하는데 여기서 膈(흉격 격)도 '막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금융사기꾼들에게 경고한다. 사기와 약탈로 즐기는 그대들의 호화호식은 지옥에서 그대들의 영혼을 태우는 지옥불의 기름으로 쓰여질 것이다. 조심들 하기 바란다.
덧붙이는 글 | 김점식 기자는 새사연 운영위원이자, 현재 白川(시라카와) 한자교육원 대표 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자 해석은 일본의 독보적 한자학자 시라카와 시즈카 선생의 문자학에 의지한 바 큽니다. 이 기사는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http://saesayon.org)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