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루액이 섞인 물대포에 시위대는 맥을 쓸 수가 없었다. 경찰의 살수차에서 발사된 최루성분은 직접 피부에 닿지 않았던 주변의 취재진과 시민들에게도 굉장한 고통을 안겨줄 정도였다. 쓰리고 따끔거리는 최루액 성분은 연신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고 눈은 벌겋게 충혈되었다.
25일, 평택 쌍용차노조를 지원하기 위해 금속노조를 비롯한 연대단체 8천여 명은 평택역 앞에서 집회를 마치고 오후 6시 10분경 쌍용차 정문에 이르렀다. 이미 경찰병력이 배치된 정문 앞에서 시위대와 경찰은 일정 거리를 두고 대치했다.
시위대 머리 위로는 경찰헬기가 저공비행을 하며 연신 비닐봉지에 담긴 최루액을 떨어뜨렸고 떨어진 최루액은 프로펠러 바람을 이용해 최루액이 분산되도록 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저공비행하는 헬기의 프로펠러에서 발생하는 바람은 시위대가 들고 있던 깃대를 부러뜨릴 정도로 거셌다.
지상에서는 경찰병력의 호위를 받으며 살수차가 거세게 물포를 발사했다. 물포를 피해 뒤로 달아나던 시위대는 순식간에 달려든 경찰병력에 의해 한두 명씩 연행 당했다.
법원 사거리까지 물러나 대오를 재정비한 시위대는 밤 9시25분경 쇠파이프와 죽봉을 들고
다시 쌍용차로 향했다. "동지가 죽어간다" "동지를 살려내자"라며 절규에 섞인 듯한 구호를 외치며 이동하기 시작했으나 이미 지칠대로 지쳐있었고 많은 대오가 빠져나간 상태에서 채 1km를 전진하지 못하고 멈춰 섰다.
10시 10분경 자진해산을 결의한 노조원들은 어두운 표정에 아무런 말없이 각자 타고 왔던 관광버스에 오르고 있었다.
최루가스에 흘리던 눈물보다 더 큰 눈물을 삼키며 무거운 걸음을 돌리는 듯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