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오랜동안 지속되던 가뭄이 장마철 집중호우로 얼추 해소된 듯합니다.
하지만 평택공장에서 71일째 옥쇄파업을 벌이는 노조원들은 12일째 물이 끊긴 채 타는 목마름과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어제(30일) 평화구역에서 사측과 노조와의 끝장교섭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농성중인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식수와 의약품을 반입토록 하라는 국가인권위의 긴급구제 권고결정조차 경찰은 외면하고 있습니다.
생수통을 들고 공장을 향하던 사람들에게 최루액을 탄 물대포를 쏘아댄 경찰은, 식수 및 의약품 반입을 차단한 쌍용차 회사측이 조치할 문제라면서, 국민에 대한 국가의 기본권 보호 의무를 위반하면서까지 농성중인 노동자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습니다.
소방방제청도 쌍용차 사측에 두 차례 소화용수를 복구하라 했지만, 사측은 단수 강행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소화수 단수는 소방기본법 50조에 의해 형사처벌 대상인데도, 사측은 교섭에 실낱 같은 기대를 걸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생명과 같은 물을 내어주지 않습니다.
그렇게 물이 필요한 이들과 곳에는 물을 대지 않고, 엉뚱한 곳에서 물 낭비를 일삼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면 너무나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옛사람들은 물 한 바가지도 허투루 버리지 않았습니다. 요즘에야 전기 펌프로 물을 손쉽게 땅 속에서 끌어올리지만, 옛날에는 우물과 샘물, 손펌프에 의존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생활속에서 자연스레 물 절약이 몸에 배었고, 맑은 물을 사람들에게 내어주는 자연과 땅을 갓난아이 보살피듯 살폈습니다.
하지만 요즘 도시 사람들은 너무 쉽게 물을 물 쓰듯 하고, 가뭄과 홍수를 막아주고 마실 수 있는 물을 품는 '천혜의 댐'이라는 산림과 농경지를 함부로 대하며 마구잡이로 파괴합니다.
그래서 점점 강하천은 병들고 수질은 오염되고 그 더러운 물을 정화해 마시려고 더 많은 돈과 에너지를 쏟아붓습니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식으로 말입니다.
특히 정부는 '4대강 살리기'란 요상한 이름으로 강하천을 어떻게서든지 파헤치고 개발하려 하고 있습니다. 강하천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무분별한 하천정비사업이 아닌데 말입니다.
암튼 옛속담에 '물 끊이면 돼지밖에 죽을 게 없다'고 했습니다. 못되고 지탄받는 자는 반드시 사람들에게 쫓겨난다고 말입니다. 물에 뜬 해파리처럼 물 먹은 배만 튕기다간, 생명의 물도 사람들의 마음도 썩고 말 것입니다.
하오니 물이 제 곬으로 잘 흐를 수 있게 했으면 싶습니다.
우선 제발 농성 중인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물만이라도 주시길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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