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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잡지의 세계를 다룬 <스타일>
패션잡지의 세계를 다룬 <스타일> ⓒ SBS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표방하고 나선 드라마 <스타일>. 2회 방송을 마친 <스타일>은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시청자들의 눈을 충족시켜주었다. 첫 회 방송 시청률 18%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출발을 보였다.

 

소재만 신선,

그릇은 여전히 식상

 

하지만 이를 본 시청자들의 의견은 분분해 앞으로의 진행이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다. 특히 출연자들의 연기논란과 내용 면에서 일부 시청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듯싶다.

 

일단 <스타일>은 패션이란 소재를 드라마로 전면에 내새워 소재 자체에서는 색다른 매력을 주기에 충분하다.

 

문제는 소재 자체를 구성하는 스토리가 너무나 뻔한 스토리여서 눈 높아진 시청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패션잡지 차장 박기자(김혜수), 그리고 사고뭉치 어시스트 이서정(이지아)와 쉐프 서우진(류시원), 사진기자 김민준(이용우). 네 명의 20~30대 젊은이들의 일과 사랑 이야기이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스타일>은 진부하다. 물론 소재만큼은 국내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가 아니었기에 어느 정도에 신선함은 있었다. 하지만 정작 내용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트렌디 드라마에서 숱하게 봐오던 캐릭터들과 인물들 간의 관계, 스토리로 가득하다. 그래서 특별하게 이 드라마가 아니면 안되는 느낌을 주지는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아직까지 극의 초반 캐릭터와 인물 간의 관계 설정이 두 회에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미 드라마를 보지 않더라고 초반 2회 만에 우리는 충분히 앞으로 진행과정을 예측이 가능한 스토리라는 점이다.

 

실수투성이 어시스트 이서정은 패션계에 입문하면서 아직까지 실수를 연발하지만 분명 성숙한 패션잡지기자로 성장할 터이고, 이 중간에 남자 출연진 서우진과 김민준, 여기에 박기자까지 삼각, 사각관계가 얽혀 진행이 될 것이다. 물론 스토리가 진부하다고 해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구성이 탁월하다면 충분히 <스타일>은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도 있다.

 

헌데 우리는 늘 전문직 드라마를 보면서 일과 사랑의 비중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하는 드라마가 많다는 것을 몸소 체험한 바 있다. 그래서 과연 <스타일>이 전문직 드라마로서 얼마나 생생하게 패션 잡지 세계를 그려낼 수 있을까 기대를 하게 된다. 하지만 그렇게 드라마에서 밀도 높은 전문직 이야기가 다루어지지 않았다.

 

우선 박기자로 출연하는 김혜수의 패션은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으나 잡지를 만들어 가는 과정은 너무나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물론 까칠한 상사로 등장하는 박기자가 편집장과 발행인 앞에서는 커피심부름을 하기도 하는 고충이 표현되어지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흐름에 일부에 지나지 않는 에피소드였다.

 

그래서 <스타일>은 앞으로 좀더 세밀하게 패션을 사랑하는, 패션잡지를 만드는 사람들의 모습을 세밀하게 그려낼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다면 이제껏 우리가 보던 트렌디 드라마와 별반 다르지 않다. 단지, 소재만 패션으로 바꿨을 뿐 그 이상의 것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드라마 자체를 볼 때 미니시리즈에 어울릴 법한 내용들이어서 주부 시청자들을 얼마만큼 끌어 모을 수 있을까, 하는 우려를 낳기도 한다. 더욱이 주부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취향은 트렌디 드라마보다는 전통적인 홈드라마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시청률은 전작 <찬란한 유산> 덕택임을 부인할 수 없다.

 

 <스타일>은 겉모양에만 치중할 뿐 정작 캐릭터들은 구태의연한 반복이다.
<스타일>은 겉모양에만 치중할 뿐 정작 캐릭터들은 구태의연한 반복이다. ⓒ SBS

실수를 하는데도

왜 안 자르는 거야?

 

그런데 <스타일>에서 가장 큰 문제는 구태의연한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점이 식상한 스토리 전개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지도 모른다.

 

우선 김혜수의 카리스마에 밀려서 그런 것일까 연기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는 이지아가 분한 이서정의 캐릭터가 구태의연하다.

 

사실상 모든 트렌디 드라마에서 여성 주인공의 캐릭터는 캔디형이다. 어떠한 어려운 일에도 굴하지 않고, 씩씩하다.

 

그런데, 여기에 실수투성이다. 허점이 이만저만 아니어서 남성들의 보호본능을 자극해 뭇 남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독차지 한다.

 

<스타일>의 이서정 인물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오히려 과하면 과하지 덜하지 않는다. 어시스트인 그녀는 늘 실수를 달고 사는 사고뭉치다. 피팅하는데 다른데 신경 쓰다 핀으로 모델을 찌르고, 쉐프 서우진을 섭외하는 과정에 실수를 하고, 제주도 촬영을 가서 협찬 받은 옷을 잃어버리고 만다.

 

그것도 모두 바람을 핀 남자친구 때문에. 사실상 사회에서 그러한 공과 사를 구분을 못하는 직원들 둔 상사라면, 기업이라면 그 사람은 당장 해고다. 그런데 드라마여서 그런 것인지 실수를 연발하는 이서정은 해고를 당하지 않는다.

 

그렇게 까칠한 박기자가 그러한 사고뭉치를 그저 혼내는 정도에 그친다는 것은 실제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전문직 드라마의 세계를 그리는 드라마로서 이서정의 캐릭터 설정은 지나친 오버다.

 

시청자들은 그러한 실수를 연발하는 어시스트를 보길 원하기 보다는 냉정한 패션계를 보고 싶어 한다. 그러한 캐릭터는 이미 다른 드라마에서 많이 봐왔기 때문. 더욱이 전문직 드라마인만큼 캐릭터도 전문성을 가지고 있길 바란다.

 

하지만 이서정은 그러한 전문성이 결여되어 있다. 물론 어시스트라서, 사람이라서 실수를 할 수는 있다. 그럼에도 그녀의 실수가 너무나 잦다. 단 두 회에 모든 것을 보여주려하다 보니 일어난 현상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충분히 그러한 실수투성이의 모습이 아니어도 사랑스럽게 만들 수 있는 여지는 많다. 모든 트렌디 드라마에서 여성주인공의 캐릭터가 저렇게 실수를 연발하지는 않으니 말이다.

 

여기에 쉐프로 나오는 서우진의 캐릭터도 다른 여타 트렌디 드라마에서 나오는 실장캐릭터와 비슷하다. 단지 실장이라는 캐릭터 설정보다는 쉐프라는 새로운 직업을 가진 인물을 등장시키는 것이 좀더 신선해 보였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의 캐릭터는 이미 실장이나 마찬가지이다.

 

실수를 한 이서정을 감싸며 그녀를 위해서 케이크까지 손수 만들어주는 에피소드가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그래서 오랜만에 나온 류시원 캐릭터가 과연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그가 이제껏 맡아온 부드럽고 착한 캐릭터를 연상케하고 있어 류시원의 연기마저 그리 신통치 않아 보인다.

 

여타의 드라마에서 보던 말투와 표정 등 연기 자체가 이전 드라마에서 출연했던 것과 크게 달라지지 않아 대체 쉐프 서우진이란 캐릭터를 왜 만들었을까 싶은 정도다. 그의 대사처럼 음식과 패션이 어울리는지 제작진은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단지 실장이라는 캐릭터가 식상해 쉐프라는 직업을 만들어 낸 것이라면 차라리 서우진은 회사 내에 실장으로 만드는 게 나았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스타일>의 캐릭터는 분명히 매력적이지만 식상하다. 그래서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주요 인물들이 식상하다 보니 내용 전개 자체도 기존 트렌디 드라마와는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2회 만에 모든 것을 만족시켜줄 수는 없다. 그래서 보다 나은 드라마, 색다른 트렌디 드라마 한편을 완성해주길 바란다. 거기에 주말드라마에서도 이러한 드라마가 시청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한 마디로 엣지는 없고 스타일만 있는 드라마가 되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


#스타일 #김혜수#이지아 #류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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