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탄생의 기원이었던 '물'. 그 중심에 바다가 있다. 이런 의미에서 바다 위에 점점이 떠 있는 섬은 잉태한 생명을 키운 어머니 역할을 담당했을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
그래설까, 사람들은 그 섬에 가고 싶다는 생각들을 갖고 있다. 이는 모태 회귀 본능이 한 단편일 터. 하지만 섬에 가기란 쉽지 않다. 교통편도 그렇고, 편의시설 등 여건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이런 여건 등을 둘러보기 위해 지난 2일 여수시 화정면 사도(沙島)를 둘러봤다. 배를 타고 도착한 사도는 두 마리 공룡 조형물이 일행을 반기고 있었다. 사도에 온 사람들의 섬에 대한 느낌은 어떨까? 이에 김민영(서울, 63) 씨와 이야기를 나눴다.
"아 이런 곳이 있었구나!" 놀란 '사도'
- 섬에 대한 생각들은 어떤가?
"섬은 밝고 생기 있는 느낌이라 어디나 가보고 싶고, 달려가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섬은 가고 싶어도 쉽게 가지 못한다. 여건이 불편하기 때문인데, 그래도 좋은 것은 배를 탄다는 즐거움이 있다."
- 사도에 대한 느낌은 어떤가?
"'아! 이런 곳이 있었구나' 싶었다. 사람 얼굴을 닮은 형상과 거북 바위, 해수욕장 등 어디에도 빠지지 않은 경치와 볼거리, 먹거리를 갖췄다. 특히 공룡 조각과 발자국이 신비로움을 더했다. 또 물이 깨끗한 해수욕장은 알려지지 않아 한산하며 여유로워 좋다."
- 공룡 유적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는가?
"섬 입구에 있는 공룡 모형이 신비함을 더했다. 공룡 발자국은 경남 고성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남해안에 널리 퍼져 있는 걸 알게 됐다. 공룡 모형 밑에서 쉬다가 발가락을 보니 앞에 두 개, 뒤에 세 개가 있었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었다."
- 먹거리는 어떤가?
"다른 데서 볼 수 없는 특이한 것들이 있었다. 지금까지 그런 게 있는 것조차도 몰랐다. 군부며, 부채손 등 이 섬에서 나는 먹거리가 인상적이었다. 이를 음식으로 내놓을 경우 상품 가치가 충분할 것으로 생각된다."
- 하고 싶은 말은?
"사도란 명칭보다는 공룡 발자국 등이 있으니 '모래섬'이나 '공룡 모래섬' 등 우리식 이름으로 부르면 좋겠다. 여수는 많은 섬 중에서도 알려지지 않은 섬들이 많다. 이런 섬들을 누구나 가보고 싶게 새로운 조명이 필요하지 않을까? 관광 경쟁력은 충분하다. 그러나 민박 등 숙박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아쉽다."
사도, 우리나라 최초 우주선 발사 구경지로 제격
사도는 '모세의 기적'으로 유명하다. 이는 정월 대보름과 2월 보름 등 연 5회에 걸쳐 2~3일간 일어난다. 이때 사도, 추도, 중도, 증도, 장사도, 나끝, 연목 등 7개의 섬이 'ㄷ'자로 이어져 바다가 갈라진다.
또 사도와 인근 낭도ㆍ추도 등에 분포되어 있는 공룡 화석지는 1만여년 전 백악기 퇴적층에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이곳에서 발견된 공룡발자국 화석은 총 3,546점으로 사도에서 755점, 추도에서 1,759점, 낭도에서 962점이 각각 발견되었다.
특히 공룡 발자국이 이어진 보(步)행렬 화석은 길이 84m에 이르는 것도 있다. 이외에도 사도에는 규화목 등이 있어 생태 학습지로 각광받고 있다.
사도 건너편으로 고흥 우주발사기지가 한눈에 보여 우주선 발사 구경지로 제격이다. 태고의 신비가 존재하는 공룡과 첨단과학의 총아 우주선과의 만남도 좋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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