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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북상초교 교장공모를 예정대로 추진하지 않으면, 민선 권정호 교육감이 있는 경남지역 학교에는 자녀들을 보내지 않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6일로 경남도교육청에서 단식농성 4일째인 서원(45) 거창북상초교 운영위원장이 밝혔다. 서 위원장은 밤에는 도교육청 2층 민원전용실에서 지내고, 낮에는 도교육청 현관 앞에서 단식농성하고 있다.

 

 서원 거창북상초교 운영위원장은 6일로 4일째 경남도교육청 현관 앞에서 '교장공모 취소 철회' 등을 요구하며 단식농성하고 있다.
서원 거창북상초교 운영위원장은 6일로 4일째 경남도교육청 현관 앞에서 '교장공모 취소 철회' 등을 요구하며 단식농성하고 있다. ⓒ 윤성효

 김현옥 경남교육연대 집행위원장(왼쪽)이 6일 오전 서원 거창북상초교 운영위원장의 단식농성장인 경남도교육청 현관을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현옥 경남교육연대 집행위원장(왼쪽)이 6일 오전 서원 거창북상초교 운영위원장의 단식농성장인 경남도교육청 현관을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윤성효

도교육청은 지난 7월 31일 북상초교에 대한 '교장공모 취소' 결정을 내렸다. 4명이었던 신청자 중 1인이 심사의 불공정성을 제기하고, 7개 거창지역 신문 가운데 1곳에서 보도하자 '물의 야기' 등의 이유로 '교장공모'를 취소한다고 했던 것.

 

학부모들은 도교육청의 처사에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학부모들은 권정호 교육감을 상대로 4일 창원지방법원에 '교장공모제 지정 취소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학부모들은 예정대로 교장공모를 추진할 것을 요구하며 서명운동도 벌이고 있다.

 

서 위원장은 "북상초교 교장공모 지정취소를 철회하고 원상회복할 것"과 "내부점수 유출과 관련된 자들을 조사하고 엄중문책할 것"을 요구하는 펼침막을 내걸어 놓고 농성 중이다.

 

서 위원장은 "심사를 했던 학부모 운영위원들은 청탁이나 금품수수, 알선수재, 담합 등 어떠한 불법행위도 없었고, 도교육청의 감사에서도 드러나지 않았다"면서 "도교육청의 교장공모 취소 결정 이유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학부모들이 와서 릴레이 농성을 하고 있는데, 교장공모를 원상회복하지 않을 경우 권정호 교육감이 있는 한 경남지역에 있는 학교에는 자녀들을 보내지 않고, 거창 북상면에서 30여 분 거리에 있는 전북지역 초등학교로 전학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엊그제 소송을 냈는데, 학부모들이 농사를 짓고 있어 소송비용 마련이 쉽지 않다"면서 "북상면사무소 앞에 모금함을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도교육청의 공문 등에는 다분히 학부모 심사위원에 대한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내용이 들어 있다"면서 "앞으로 검토해서 법적 조치를 할 것이며, 심사자료는 비공개가 원칙인데 유출되었고 관계자에 대한 조사와 법적 조치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정호 교육감은 서원 위원장이 단식농성에 들어간 지난 3일 외부 일정 등의 이유로 만나지 않았으며, 4일부터 여름 휴가에 들어간 상태다.

 

 서원 거창북상초교 운영위원장과 학부모들이 6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경남교육연대의 기자회견에 참석해 설명하고 있다.
서원 거창북상초교 운영위원장과 학부모들이 6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경남교육연대의 기자회견에 참석해 설명하고 있다. ⓒ 윤성효

"도교육청 이유는 상식적으로 납득 안돼"

 

'교육시장화 저지를 위한 경남교육연대'는 6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농어촌학교 살리는 거창북상초교 교장공모제 예정대로 추진하라"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현옥 경남교육연대 집행위원장은 "농어촌 소규모 학교 통폐합 과정에서 교육공동체가 무너졌고, 북상초교 주민들은 학교 살리기운동의 하나로 교장공모를 추진했다"면서 "심사 과정에서 물의가 야기됐다는 도교육청의 이유는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교장공모 취소는 사실상 교육 주체의 자율권을 존중하지 않은 것이며, 관료 형태로 운영하겠다는 것을 표면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도교육청은 가장 편안한 방법으로 취소 결정을 내렸고, 문제의 본질을 회피했다"고 덧붙였다.

 

강창덕 경남교육연대 공동대표는 "교장공모 취소는 결과적으로 교육청의 입맛에 맞는 교장이 선정되지 않았기에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교육감은 섣부르게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귀령 참교육학부모회 경남지부장은 "농사를 짓는 학부모가 농사도 짓지 못하고 생활도 못하면서 도교육감을 면담하겠다고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데, 민선 교육감은 얼굴 한 번 볼 수 없었다고 하니 안타깝고,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다른 지역으로 전학시키는 것까지 검토한다고 하니 어처구니없다"고 말했다.

 

 경남교육연대는 6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농어촌교육 살리는 거창북상초등학교 교장공모제 예정대로 추진하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남교육연대는 6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농어촌교육 살리는 거창북상초등학교 교장공모제 예정대로 추진하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경남교육연대 "교육청이 학부모 노력에 찬물 끼얹어"

 

경남교육연대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교육청은 학교 현실이나 지역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을 내려서 학교를 폐교위기에서 다시 살려보려고 애쓰는 학부모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교장공모를 위하여 심사하는 과정에서 점수가 외부로 유출되고 순위에 불복한 교장 신청자의 이의신청, 그리고 이를 계기로 교육청은 교장 공모제를 전격 취소하였다"면서 "이번 문제는 교육청의 문제 해결 방식에 있다"고 덧붙였다.

 

"북상초교에서 발생한 문제를 들어서 교육청은 감사를 하였지만 감사결과 '물의를 빚었다'는 이유를 들어서 교장공모제를 취소한 것이었다. 물의를 빚었기 때문에 취소한다는 교육청의 결정에 납득할만하다고 수긍하는 도민들은 거의 없다. 이번 교육청의 결정을 그대로 적용하고자 든다면 취소하고 그만두어야 할 일들이나 정책들이 셀 수 없을 지경이다."

 

이들은 "북상초교 교장공모제는 상당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면서 "농촌 지역에서는 학교가 지역 공동체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다"며 "말 많고 골치 아픈 문제로 인식해서는 안되고, 교육청이 나서서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원만한 해결을 위한 역할을 하는 곳에서 진정한 교육자치가 출발된다"고 충고했다.


#교장공모제#거창북상초교#경남도교육청#권정호 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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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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