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보강 : 11일 오후 2시 30분]
이명박 대통령이 11일 투병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병문안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맹형규 정무수석, 이동관 대변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김인종 경호처장, 김창범 의전비서관 등과 함께 김 전 대통령이 입원해 있는 연세대 신촌 세브란스병원을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의 병실을 직접 들어가지는 않았으며, 대신 20층 VIP 대기실에서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씨를 만났다. 이 대통령은 이씨의 손을 잡으며 "힘드시죠"라고 위로했고, 이씨는 "이렇게 문병을 와 주셔서 감사하다"고 답했다.
이어 소파에 앉은 이 대통령이 "저는 기도부터 먼저 하겠다"며 눈을 감았고, 다른 사람들도 함께 기도했다. 그 뒤 이 대통령이 "기도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하자, 이씨는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나님에 의지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받았다.
이어 이 대통령은 박창일 병원장 등 의료진에게 "본인이 워낙 집념이 강하시니까…,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고, 박 병원장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매 고비 고비마다 잘 이겨내시고, 저희도 고비마다 열심히 하고, 나아지시며 또 기뻐하고"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 쾌유 기원 기도... "깨어나시면 다시 오겠다"
박 원장이 "여사님께서 기도를 많이 하시고 그 기도 덕분에 기적적으로…"라고 말하자, 이씨는 "많은 분들이 기도를 해 주셨다"고 고마움을 나타냈고, 이 대통령은 "(기도는) 인간이 할 수 없는 것을 의지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앞에서 뒤에서 안 보이는 곳에서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적 원로들이 필요하다. 충분히 일어설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런 경우를 많이 봤다"고 쾌유를 기원한 뒤 이씨에게도 "관리를 잘 하시고 좀 쉬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김 전 대통령이) 깨어나시면 다시 한 번 오겠다"면서 대기실에서 나왔다.
이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과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시장이 돼서 국무회의에 처음 갔더니 김 전 대통령께서 소개를 어떻게나 잘해 주시는지, 소개를 전례 없이 해 주셔서 제가 기억을 한다"면서 "청계천 정말 하느냐고 하셨는데 제가 된다고 하면서 꼭 와달라고 했더니, 이후에 자동차를 타고 다 둘러보셨다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이동관 대변인은 병문안을 마치고 청와대로 돌아온 뒤 "맹형규 수석이 매일 오전 오후로 박지원 의원과 통화하고 있는데, 오늘은 미음을 드실 정도로 상황이 좋아졌다고 해서, 오전에 국무회의가 끝난 뒤 바로 병문안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문병가시는 길에 '김 전 대통령은 민주화와 민족화해에 큰 발자취를 남긴 지도자라는 점에서 문병하고 쾌유를 비는 것은 당연한 도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주에 정정길 대통령 실장을 통해 이희호씨에게 "빠른 쾌유를 바란다"는 메시지와 함께 난을 전달했고, 지난달에도 맹형규 정무수석을 보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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