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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낙청 "이명박 대통령, 퇴임하면 누가 알아주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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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중도실용주의요? 그건 특별한 개념 없이 그냥 정치적 상황에 따른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중도마케팅이라고 불러도... 글쎄요. 그러면 진짜로 중도마케팅을 열심히 하는 정치인들이 좀 섭섭해 하지 않을까요?"
백낙청(72) 서울대 명예교수가 '변혁적 중도주의'를 매개로 3년 만에 사회평론집을 냈다. 이명박 정부 1년 6개월을 넘긴 시점에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정국이 어지러운 가운데 어떤 각으로 한반도의 대안을 찾을 것인지 운을 뗀 듯하다. 어떤 의미로는 한반도의 미래와 발전을 위한 대중적 논쟁을 시작해보자는 신호탄으로도 읽힌다. 백 교수는 이번에 발간한 책 <어디가 중도며 어째서 변혁인가>에서 ▲한반도의 시민참여형 통일 ▲남북관계의 '제3당사자'로서 남쪽 민간사회의 역할 ▲선진화 담론 ▲ 국민통합의 길 ▲2009년 분단현실의 성찰 등을 자기 고백적으로 풀어갔다. 그간 한국사회에서 '진보'의 한 상징으로 읽혔던 백 교수가 '변혁적 중도주의'를 들고 나서니 일각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중도 실용주의'와 비교하려 든다. 노학자 백 교수는 이 같은 지적을 명백한 선 긋기로 딱 잘랐다. 그는 자신의 '변혁적 실용주의'는 이명박 대통령의 중도실용주의와는 전혀 다른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반도 분단체제에서 변혁에 대한 구상이나 개념 없이 그냥 '중도'라고 하는 것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내 쪽의 고정표를 잡고 저쪽의 골수는 포기하고 중간을 잡자는 식으로 해석될 수 있는데, 그건 아니라는 게다. 현실 정치인들이 외치는 '중도' 또한 '변혁적 중도주의'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백 교수는 "나의 변혁적 중도주의는 중도 마케팅과 구별되는 것"이라고 못 박고 "정당이 외치는 구호와 다르다"고 말했다. '변혁적 중도주의' 그 자체가 화두라는 것이다. 백 교수는 그의 책 서문에서 "지식인들의 각성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다수대중이요, 민"이라며 "2008년 촛불군중과 2009년 노무현을 애도한 대중이야말로 지식인들보다 변혁적 중도주의에 오히려 가까이 다가섰다고 믿는다"고 썼다. 그는 "올해 들어 남북관계도 '3대 위기'의 하나로 의제화하기 시작한 저 거대한 자발적 군중에게 변혁적 중도주의 아닌 그 어떤 노선이 먹혀들 수 있었겠는가"라고 묻고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선진화 명의의 역진현상에 대한 단호한 거부는 물론이고 제1야당과 시민단체들의 변혁 없는 개혁노선이 영도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에서 중도 공부와 변혁 공부를 생략한 그 어떤 노선도 각성 중인 민중을 만족시키지 못하리라 본다"고 주장했다.
"변혁적 중도주의는 정치인들의 중도 마케팅과 다르다"
백 교수는 또 이명박 대통령의 중도실용주의 노선에 대해 "그 중도실용주의는 중도에 대한 특별한 개념이라기보다는 그냥 정치적으로 그때그때 하는 선택이라고 본다"며 "어떤 의미에선 중도 마케팅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진짜로 중도 마케팅을 열심히 하는 정치인들이 들으면 좀 섭섭하지 않을까 하는 수준의 중도실용주의"라고 꼬집었다. 또한 백 교수는 최근 정세와 관련해 "현정은 회장의 방북이 얼마나 성과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북미관계 개선 뒤에 그에 편승해서라도 동북아 전체의 상황에 개선되는 데 한국이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이 남북관계에 이념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실용적으로 접근해서 뭔가 성과를 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겠지만, 남북문제와 국내정치는 늘 맞물려 돌아가게 돼 있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반민주적 부자정책을 과감하게 밀어붙이고 각종 규제를 완화하면서 실용적인 남북관계를 생각했겠지만 그 자체로 잘못된 계산이라는 비판인 셈이다. 백 교수는 "남쪽 사회에서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정책을 취하면서 남북문제만 전진적으로 풀어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민주화의 역행은 늘 국민 저항을 낳고 그렇게 되면 수구적인 세력에 의존하게 되고 결국은 그들이 비판하는 6.15공동선언 실천 등은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개성공단에 억류된 유씨 석방문제에 대해서도 사실상 "정부의 무능"이라고 비판했다. 당장 오늘 현정은 회장이 그를 데려온다고 해도 4개월이 넘도록 속수무책으로 세월을 흘려보냈다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물론 최근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으로 북미관계에 약간의 변화가 생기면서 남북관계도 풀릴 기미가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반민주적 반민생적 정책을 함부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지 않으면 남북문제 또한 개선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을 돕는 방법이 여러 길이 있겠지만 그 가운데 비판하고 반대하고 견제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아직 뾰족한 답은 안 나왔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서 그것 말고는 다른 도리가 없지 않느냐 하는 생각이 퍼져 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백 교수는 "이명박 정권은 제대로 된 보수주의 정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보수라 했다, 중도실용이라 했다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보수건 중도건 일관되게 밀고 나가는 전략이나 품격이 없는 것 같다"고 진찰했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는 정체가 뚜렷치 않고 합리적 보수도 아니다"고 전제한 백 교수는 "파시스트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대로 파쇼를 할 수 있는 능력이나 프로그램을 가진 것도 아닌, 국민을 엄청나게 짜증나게 하고 피곤하게 만드는 정권이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적어도 박정희 정권 정도는 돼야 진정한 파쇼라고 부를 수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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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낙청 "MB정부, 합리적 보수 아니지만, 파쇼하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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