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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에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의 석방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하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0일 오후 경기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국사무소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공세를 받고 있다.
북한에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의 석방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하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0일 오후 경기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국사무소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공세를 받고 있다. ⓒ 남소연

[2신 : 12일 오전 11시 50분]
 
현정은 회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이 방북의 분기점
 
한 정부 당국자는 12일 "오늘 오후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방북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 회장이 애초 2박 3일 일정을 하루 연장해 13일에 귀국하기로 함에 따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면담 시점이 오늘 오후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 회장의 체류연장에 대해 '협상난항'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면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없다면, 체류기간연장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김 위원장과의 면담이 성사된다면, 현 회장을 빈손으로 돌아가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최소한 북한에 135일째 억류돼 있는 현대아산 직원 유아무개씨의 석방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현 위원장이 평양체류 일정을 연장한 정확한 이유가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상황을 추정할 수 있는 북한 매체의 보도가 있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12일 새벽에 "김정일 위원장이 함경남도 함흥에 있는 김정숙해군대학을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김정숙해군대학 시찰 시점이 보도 전날인 11일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럴 가능성도 높다.
 
이 때문에, 현 회장이 평양이 아닌 함흥 인근에서 김 위원장과 만날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직후 방북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평양에 머물다가 강원도 원산의 동해함대 해군기지로 이동해 김 위원장을 면담했었고, 같은 해 9월 1일 박재규 당시 통일부 장관이 방북 일정을 하루 늦추면서 함경남도 동해안 지역으로 이동해 김 위원장을 만났었다. 물론, 12일이 아닌 13일 오찬 등의 형식으로 김 위원장과의 면담이 이뤄질 수도 있다.
 
한편,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12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현대 측에서 오늘 아침에 현 회장의 방북기간을 내일까지로 하루 연장하는 방북기간 연장신청서를 우리 부에 제출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또 '유씨의 가족이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 근처에 머물면서 유씨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기사 보강 : 11일 밤 10시 49분]

 

현정은 회장, 평양 일정 하루 연장... 배경 주목

 

 북한에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의 석방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하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0일 오후 경기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국사무소에 도착하고 있다.
북한에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의 석방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하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0일 오후 경기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국사무소에 도착하고 있다. ⓒ 남소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평양체류 일정을 하루 연기했다.

 

11일 밤 현대그룹 홍보실 관계자는 "현 회장 일행이 밤 10시쯤 현대아산을 통해 평양체류 일정을 하루 연기해 8월 13일에 귀환할 것이라고 알려왔다"면서 "체류기간을 연장한 배경 대해서는 설명이 없었다"고 전했다.

 

현 회장이 체류 일정을 늦춘 것은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협상에 진통이 있는 것일 수도 있고, 오히려 김정일 위원장과 면담의지가 분명한 것이라는 양쪽의 해석이 다 가능하다"고 말했다.

 

말없는 북, 분주한 남

 

한편, 북한 매체들은 평양방문 이틀째인 이날 현 회장에 대한 기사를 내보내지 않았다. 지난 3월 30일부터 북한이 억류하고 있는 현대아산 직원에 대해서도 아무런 말이 없는 상태다.

 

다만 북한이 10일 현 회장의 평양도착 사실을 전하면서 내보낸 사진의 배경이 북한을 방문한 최고위급 인사들이 사용하는 백화원 초대소인 것으로 분석되면서 김 위원장과 면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아지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북한 조선중앙TV가 공개한 현 회장 일행의 사진 배경은 백화원 초대소인 것 같다"면서 "이전에 현 회장이 방북했을 때도 백화원 초대소에 묵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백화원을 이용하고 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2007년 11월 백두산 관광 합의를 위해 방북해서 김 위원장을 만났을 때도 백화원 초대소를 숙소로 썼고, 이달 초 평양을 방문한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이곳을 이용했다.

 

이처럼 북한은 침묵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남쪽은 분주한 모습이다.

 

20여 개 언론사에서 90여 명의 취재진이 유씨가 석방될 것을 예상해, 파주의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서 대기했다. 출입사무소측은 이날 오전 앰프와 스피커를 설치해, 유씨의 귀환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가 1시간 만에 철수하기도 했다.

 

YTN은 유씨에 대해 오후 2~3시 석방, 4~5시 기자회견 가능성을 보도하기도 했으나, 이후에는 '막판변수'로 석방이 늦어지고 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평양에 있는 현 회장과 현대그룹도 바로 연결이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언론들이 너무 과열돼 있다"면서 "김 위원장과 면담 및 유씨 석방에 대한 어떤 소식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북한은 늘 김 위원장 면담을 전격적으로 하는 방식을 택하기 때문에 가능성은 높지만 시점을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현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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