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문방위 간사를 맡고 있는 전병헌 의원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숟가락 정치를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지난 7월 미디어법 날치기 처리 과정에서 보여준 박 전 대표의 변심 때문이다.
전 의원은 12일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박근혜는 여야가 상당한 노력과 투쟁의 과정 속에서 상을 차려 놓으면 숟가락만 들고 나와서 다 챙겨버리는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또 "박 전 대표의 정치적 입지를 봤을 때, 대단히 정직하지 못한 정치를 하고 있다"고 깎아내렸다.
앞서 전 의원은 박 전 대표의 '미디어법 반대표' 발언이 알려진 직후 열린 민주당 의총(7월 19일)에서도 그 진정성을 의심한 바 있다. 당시 야당은 박 전 대표의 발언에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했다.
하지만 전 의원만은 그날 의총에서 "(박근혜는) 중대한 고비마다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숟가락 얹는 무책임한 정치행태를 버려야 한다"며 "똑 부러지게 (미디어법 반대를) 외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미디어법은 (박근혜) 이미지 관리용으로는 너무 중대한 법"이라며 신문-방송 매체합산비율 등에 대한 정확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그는 이날 라디오인터뷰에서도 "저는 처음 박 전 대표가 미디어법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했을때부터 비판적이었다"고 말했다.
박근혜 "선택의 여지 없었다" - 이정현 "인신비난적 공격 안타까워"
하지만 박 전 대표는 미디어법 처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11일 오후 강원도 강릉을 방문한 박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반대표 발언은 미디어법이)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직권상정 분위기로 잡혀 가 제 나름대로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적어도 제가 내놓은 안이 반영돼야 국민이 우려하는 여론 독과점이 해소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해 끝까지 관철시키려고 노력했다"면서 "한나라당이 제 안을 다 받아들였고, 이 정도면 국민도 이해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 (표결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의 측근인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도 지난 9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박 전 대표는 미디어법 처리에 초지일관했다"고 주장했다.
미디어법 날치기 처리 이후 박 전 대표의 변심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이를 해명하기 위해 올린 글에서 이 의원은 지난 1월 이후 박 전 대표가 줄곧 '합의 처리'를 강조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그 동안 박 전 대표의 미디어법과 관련한 분명한 원칙과 인식, 일관된 행보를 봐 왔으면서도, (반대표 발언이) 무슨 정치적 의도와 계산이 있었다든지 하는 인신비난적인 공격을 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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