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의 결정으로 강단을 떠나게 된 진중권 독문과 겸임교수는 14일 "학교가 원하는 바라면 그대로 따르겠다"고 밝혔다.
진 교수는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학교가 원하면 교수를 하는 것이고, 아니면 아닌 것"이라며 "학교가 나를 필요로 해서 나는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간 것인데, 마치 큰 시혜를 베풀고 있었다고 생각한 모양"이라고 쏘아붙였다.
진 교수는 "이번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분들은 내가 겸임교수 그만두는 게 (재정적으로)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모양인데 사실 그런 것도 아니다"며 "월 100만원 받고 강의하러 김포에서 왔다갔다 하는데, 교통비도 안 나온다"고 푸념했다.
진 교수는 "박범훈 총장의 외부행사 발언을 비판할 때 '자르려면 자르라'고 얘기한 것도 있어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하는 짓이 참으로 유치하다"며 "이재오는 되고 나는 안 된다는 발상도 안타깝다"고 분노를 터뜨렸다.
그는 "정치활동 하는 외부인은 되고 나는 안 된다니? 학내에서 공부 열심히 하고 학생들 가르치는 것보다 정치인들에게 잘 보이는 게 낫다는 인식이 확산될까 두렵다"고 한마디 보탰다.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지낸 이재오 전 의원은 동 대학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를 맡고 있는데, 중앙대 홍보실의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겸임교수가 초빙교수에 비해 임용기준이 더 엄격하다. 독문과에서 진중권 강의가 꼭 필요하다면 시간강사 형태로도 얼마든지 일할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엄격히 적용한 기준에 따라 재임용을 못하게 된 7~8명의 비전임교원 중 한 명"이라는 게 학교측의 설명이지만 진 교수는 좀처럼 수긍하지 못하는 표정이다.
진 교수는 "한예종 프로젝트도 날아가고 카이스트 강의 계약도 곧 취소될 것이라는 얘기가 들린다. 이번의 중앙대까지 세 가지 사건이 모두 우연의 일치겠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