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많은 민주주의가 당신의 손안에서 화분처럼 자랐는가
얼마나 많은 역사의 강물이
굽이 굽이 당신의 핍진한 목숨을 거슬러 거슬러 흘러갔는가
이제 이 거리에 더러운 휴지처럼 많아질 시기와 암투, 부패…
누가 대신 청소하고 쓸어 담을까
세상아, 그래도 눈물을 흘리지 말고 통곡을 말아다오
산다는 것은 누구에게든 죽음의 강가에서
망설이지 않고 건너 온 생(生)의 뗏목을 버리고 가야 하는 길이다
얼마나 많은 민주주의의 누에들이
당신의 잠 속에서, 가난한 꿈과 희망을 갉아먹고야
색색깔의 아름다운 살판나는 세상을 수 놓을 수 있었던가
당신의 그 많은 독서량처럼
고독한 사색을 먹고 자란 가시면류관의 노래여,
세상이 가시나무같은 당신을 흔들 때마다
더욱 깊어가던, 당신의 눈에서 흘린
통일의 눈물들이 북으로 북으로 흘러가는 물소리 들린다.
이제 우리 얼마나 기다려야
당신 이 세상에 다시 봄처럼 머물까
세계의 평화를 위하여
목이 쉬게 부르던
그 가시면류관의 새의 노래를
누가 받아 부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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