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촛불을 든 계기가
님이었음을 알았습니다
92년 대선에서
손 한 번 잡아본 적 없던
국민후보 김대중 후보를 지키자며
눈 내리는 거리에서 처음 촛불을 들었습니다
처음 신문에 시를 기고한 것도
님이었음을 알았습니다
그렇게 대선에서 패배하고
너무나 억울하고 서러워
거리에서 촛불을 들었던 사람들을 위해
처음으로 신문에 시를 기고했습니다
인연이란 그런가 봅니다
서로 손 한 번 잡아본 적 없고
서로 옷깃 한 번 스친 적 없지만
인지상정, 뭔가 통한다 느껴지는 그런
그리고 국민을 불쌍히 여기는
님의 서거 앞에 이렇게 추모시를 씁니다
"당신, 죽어서도 죽지마라!
국민의 마음속에 살아
당신은 저승에서 나는 이승에서
이 위기로부터 국민을 지키자!"는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추천사,
님의 유지가 귓가에 맴돕니다
행동하는 양심으로,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고
담벼락에 대고 욕이라도 하라 말씀하시던
고령의 님의 모습에
젊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담벼락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습니다
고난과 역경의 님의 일생을 보며
행동하는 양심으로 산다는 것이
쉬운 길이 아님을 님은 삶으로 증언하셨습니다
감옥에 갇히고 사선을 넘나들고 손해를 봐도
그러나 결국 바르게 살았다는 이유만으로도
인생의 보람이 아니냐는 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가시는 길 편안하게 모시지 못해 죄송합니다!
가시는 마지막까지 불쌍한 국민을 위해
눈물을 흘리시고 마음마저 무거웠을 님이시여!
님의 말씀처럼 국민은 바보가 아님을,
국민은 속지 않음을 하늘에서 지켜주십시오!
무거운 짐 훌훌 털고 영면하시길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