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3시 현재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공식 빈소와 '대표 분향소'가 마련되는 국회의사당 본관 앞 계단은 분주한 손길이 오가고 있다.
국회의사당 앞 잔디광장으로 이어지는 대표 분향소는 6선의 의회주의자인 김 전 대통령이 제15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취임선서를 했던 곳이다. 이에 김형오 국회의장도 김 전 대통령 국장이 비록 정부 주관으로 치러지지만, 고인이 6선 의원이고 대표 분향소가 국회의사당 내에 설치되는 만큼 불편함이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을 지시했다.
김형오 의장은 이날 "국회는 엄숙하고 정중한 국장의 진행을 위해 모든 지원에 차질이 없도록 하라"고 당부했다고 허용범 국회 대변인이 전했다. 김 의장은 또 "특히 유족들과 조문객들이 조문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서 시설을 관리, 유지하라"고 국회 사무처에 지시했다.
국회의사당과 본관 건물 모두 개방... 10만평 부지가 거대한 분향소
국회는 원활한 장례지원을 위해 국회의사당과 본관 건물을 모두 개방하기로 했다. 연면적 33만580m²(10만평)에 달하는 국회의사당 부지 전체가 거대한 분향소가 되는 셈이다.
국회 본관 건물 앞에는 '근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삼가 애도합니다'라고 쓰인 검은색 대형 펼침막이 걸렸다. 김 전 대통령 운구차가 들어올 차도에는 흰국화 조화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본관 왼쪽에서는 운구행렬을 맞을 국방부 의장대대 소속 장병들이 예행연습을 펼치는 중이다.
김 전 대통령의 대표 분향소는 설치 작업은 이날 오후 3시30분께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오후 4시께 김 전 대통령 운구행렬이 도착하면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각 교섭단체 대표들이 먼저 분향한 뒤 일반인 조문객 분향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지하철역 3곳 무료셔틀버스, 일반 차량 출입은 통제
국회는 또 일반인 조문객과 내외신 취재기자들을 위해 여러 가지 지원방안을 마련 중이다.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예정된 23일까지 수백명의 내외신 취재기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국회 기자실(정론관) 외에 분향소 오른쪽에 인터넷 설비가 갖춰진 임시 프레스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국회 임시출입증도 따로 발급한다.
일반 조문객을 위해서는 국회 인근 지하철역 3곳(여의도, 대방, 당산)과 연결되는 무료셔틀버스를 운영하기로 했다. 장례기간 동안 일반인 차량의 국회 경내 출입은 통제된다. 다만 불가피할 경우 국회 본관 뒤쪽의 한강 둔치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하도록 배려했다.
조문객들은 국회 본관 1층 큰식당, 도서관, 의원회관 식당에서 식사를 할 수도 있다. 국회 경내 곳곳에는 임시화장실도 설치된다. 국회 전체가 개방됨에 따라 일반인들은 24시간 분향이 가능하다.
국장임을 고려해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씨 등 유족들은 장례기간 동안 본관 3층 국무위원 대기실에서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국회는 정부 장의위원회와 별도로 임인규 사무차장을 단장으로 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국회 실무지원단'을 구성해 장의위원회를 돕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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