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투쟁을 해야죠. 이제부터는 직고용 투쟁입니다. 대학 내 다른 비정규직인 상용직과 무기계약직 노동자들도 정년을 공무원이나 지방공기업 노동자 수준으로 연장하도록 해야합니다."
21일 저녁 진주 경상대 농과대학 식당. 민주노총일반노동조합 국립경상대미화지회(지회장 위명자)는 지역 노동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승리보고대회'를 열었다. 다른 사업장의 비정규직들은 한편에서는 부러운 시선으로 이들의 행사를 지켜보았다.
경상대는 건물 청소를 '진성티에스'에 위탁했으며, 대부분 50대인 아주머니 등 노동자 54명은 100% 노조에 가입해, 지난 5월 노조 지회를 창립했다. 노조 지회는 위탁업체와 교섭을 벌이다가 결렬되어 '투쟁보고대회'를 여는 등 갈등을 빚었다.
그러나 노조 지회는 지난 7일 위탁업체와 교섭에 합의하고 조인식을 가졌으며, 이날 '승리보고대회'를 연 것. 노-사 양측은 '연차휴가 근로기준법 적용'과 '대근 업무 폐지', '법정 공휴일 유급휴가', '노동조합 활동 보장', '정년 65세', '임금 7만원 인상' 등에 합의했다.
이들은 위탁업체와 1년마다 계약을 갱신해 오고 있다. 정년을 65세까지 인정받지만, 해마다 계약을 갱신해야 한다.
아주머니 노동자들은 올해 사측과 교섭에서 '승리'하기는 했지만, 앞으로는 '직고용'을 위해 투쟁할 것을 다짐했다. 노조 지회는 "경상대가 건물청소를 위탁하지 않으면 한 해 최소 2억5000만원은 절감할 수 있다"며 "경상대가 위탁할 것이 아니라 직고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결의문을 통해 "아파도, 시부모상을 당해도 대신해서 일할 사람을 사놓고 병원에 가거나 장례식에 가야 하는 기막힌 사연이 있었다"면서 "산업재해를 당해도 병원은 커녕 억지로 숨겨야 했다"고 그동안 힘들었던 노동현실을 털어놓았다.
노조 지회 결성과 관련해 이들은 "두려움 반 걱정 반으로 한 사람씩 강의실에 모였을 때 이미 우리는 연약한 여성도 아니었고, 더 이상 겁 많은 여성은 아니었다"면서 "한 사람의 어머니로, 한 사람의 아내로 살아왔던 수십년 세월을 뛰어 넘어 우리는 당당한 여성 노동자로 우뚝 섰다"고 술회했다.
또 이들은 "보름에 걸친 경상대 본관 앞 집회를 통해, 매주 진행되는 교육을 통해서 우리는 노동자로 눈 뜨고 투쟁으로 단련되었다"면서 "5.1절 투쟁 참가와 전국노동자대회, 민족통일대회 등 연대 집회에 참가함으로써 우리는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라 나라와 민족을 위해 함께 하는 애국자로 변신했다"고 밝혔다.
아주머니 노동자들은 "1년 짜리 파리 목숨인 우리 청소 노동자들은 이제 정년 65세까지 고용을 보장받아야 한다"며 "고용보장, 직고용을 통해 우리는 죽는 날까지 노동기본권을 우리 스스로가 찾고, 나아가 노동자로서 세상을 바꾸는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야 한다"고 다짐했다.
노조 지회는 "경상대는 단체협약체결을 성실하게 지킬 수 있도록 더 이상 방해하지 말 것"과 "경상대는 비용절감을 위해서도, 청소노동자들을 위해서도 국립대학답게 직고용을 즉각 실시할 것", "경상대는 학내 상용직, 무기계약직의 정년을 공무원과 지방공기업 노동자 수준으로 연장할 것" 등을 촉구했다.
이날 보고대회에는 김미영 경남도의원과 강민아 진주시의원, 강병기 민주노동당 진주지역위원장, 강연화 경상대노조 지부장, 신금순 진주여성회 회장, 하용득 민주노총일반노조 진주지부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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