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대중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남성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위선자"라고 소리치는 소동이 일어났다.
23일 오후 2시부터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영결식에서 이 대통령이 헌화, 분향하기 위해 고인의 영정 앞으로 나섰을 때다.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자리에서 일어나 대통령을 향해 "위선자"라고 소리쳤다. 곧장 주위의 경호원들이 그를 제지하며 끌고 나가 더 이상의 소란은 없었다.
지난 5월 29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 때는 백원우 민주당 의원이 이 대통령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며 "사죄하라"고 외쳐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장남 홍일씨, 나무 그늘로 자리 옮겨 20분간 휴식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김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전 의원은 영결식 도중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잠시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영결식이 시작된지 30분쯤 지난 오후 2시 33분께, 측근과 경호관들에 의해 영결식 앞쪽 나무그늘로 자리를 옮겼다. 얼굴이 벌개진 채였다. 건강이 좋지 않은 김 전 의원이 8월 한낮 뙤약볕을 견디기 어려웠던 것이다. 측근들은 그의 얼굴을 손수건으로 닦아주고 주위에서 건넨 물을 먹이기도 했다.
약 20분간 쉰 김 전 의원은 유족 헌화 때 다시 영정 앞으로 나아갔다.
영결식이 진행되는 동안 식장 곳곳에서는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특히 영결식이 끝난 뒤 영구차가 이동할 때엔 이를 보기 위해 참석자들이 앞쪽으로 나아가 눈물로 '마지막 인사'를 고했다. 이에 앞서 고인의 생전 모습이 담긴 영상이 상영될 때에도 여기저기서 눈물을 찍어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