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유원지가 내려다 보이는 청량산 자락에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1950년 한국전쟁에서 UN의 깃발 아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우방국가 젊은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영원히 기리고, 전세 역전의 결정적 계기가 된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하겠다며 인천시가 직할시 승격과 개항 100주년을 기념해 1984년 건립한 기념관입니다.
건립 당시 비용은 총 43억원으로 시비 28억원과 시민성금을 무려 15억원이나 들였습니다. 옛날에는 평화의댐 등등 무슨무슨 명목으로 성금과 모금을 참 많이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인천상륙작전의 역사적 사실을 문화적 차원에서 기념보존하고 자유 수호의 실증적 교육장으로 이용하겠다며 건립해, 아마 80-90년대 인천의 초중고 학생들은 반공교육의 일환으로 이 기념관을 의무적으로 한 번씩은 관람했을 것입니다.
기억에 중학교 2학년 때 담임선생님의 인솔로 학급 친구들과 기념관을 둘러본 것 같습니다. 그때 삭막하고 위압적인 기념관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지금은 너무나 씁쓸하기만 합니다.
야만적인 전쟁의 아픔과 고통을 되풀이하지 말자는 평화의 의미보다, 남북분단과 대립의 갈등을 여전히 의식화하고 되물림하는 공간이란 느낌 때문에 말입니다. 한국전쟁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와 아이들의 모습을 기념관에서 보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암튼 기념관 관람은 계절에 구분없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하며 관람료는 무료입니다. 가운데 우뚝 솟은 자유수호의 탑을 중심으로 양 옆에 영상관과 전시관이 있고, 그 주변에는 한국전쟁 당시 사용하던 탱크, 장갑차, 기관총, 전투기, 미사일 등 전쟁무기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참혹한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하기보다 진정한 평화를 이야기하고 만드는 교육의 장으로 기념관이 달바꿈하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그런 날이 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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