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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노동연구원
한국노동연구원 ⓒ 이경태

한국노동연구원 운영 방식을 놓고 대립하던 박기성 원장과 연구원들의 갈등이 '부당전보·보복인사' 파문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취임 이후 정례 연구위원회를 폐지하고 기관 설립 후 연구원들의 대표체였던 연구위원협의회를 인정하지 않는 등 연구원들과 갈등을 빚어온 박 원장이 인사권을 남용해 연구원들을 옥죄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위원 노동조합은 2일 "박 원장이 황덕순 연구위원 노조위원장에게 지난달 31일 '사회통합위원회'로의 외부파견을 통지했다"며 "(황 위원장이) 올해 7개의 연구 과제를 수행하고 있고 노조위원장을 맡고 있어 파견을 철회할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회통합위원회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계층·세대·지역·이념간의 갈등을 해결하겠다는 취지로 발족 의사를 밝힌 대통령 직속 위원회로 아직 위원장조차 선임되지 못한 기구.

연구위원 노조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그동안 외부에서 파견을 요청할 경우 100% 당사자와 협의해 파견 여부를 결정했다"며 "현재 노사관계가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서 노조위원장을 파견하는 것은 부당전보로 또 다른 노사 간의 갈등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파견 당사자인 황덕순 위원장 역시 "당시 파견 통지를 받았을 때 구두(口頭)로 한 번, 지난 1일 이메일을 통해 박 원장에게 한 번, 그리고 오늘 노조 차원에서 공문으로 외부파견에 대해 재차 고려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올해 맡은 연구과제가 7개고 이 중 5개가 연구책임자인데 9월인 지금 현실적으로 이 연구 과제를 대행할 수 있는 연구원이 원내에 없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이어, "사회통합위원회 입장에서 봐도 논란이 있는 인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라며 "노동연구원에 상당히 무리가 따름에도 굳이 인사를 내겠다는 것은 (내가)지금 노조위원장을 맡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심증이 간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연구원 측에)부당전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지만 연구위원 노조가 합법노조가 아니라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며 "연구위원 노조는 설립 신청서가 반려된 법외노조이긴 하지만 (헌법에 명시된) 단결권을 보장받는다"고 덧붙였다.

노조 간부 연구원들 최하점 평가로 승진 탈락... 노조 측, "비상식적 인사 평가"

 노동연구원으로부터 외부 파견을 통지받은 황덕순 연구위원 노조 위원장은 "본인의 의사도 맞지 않고 노동연구원에 상당히 무리가 따름에도 굳이 인사를 내겠다는 것은 (내가)지금 노조위원장을 맡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노동연구원으로부터 외부 파견을 통지받은 황덕순 연구위원 노조 위원장은 "본인의 의사도 맞지 않고 노동연구원에 상당히 무리가 따름에도 굳이 인사를 내겠다는 것은 (내가)지금 노조위원장을 맡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 이경태

또 연구위원 노조는 '부당전보' 의혹과 함께 박 원장이 현재 노조 간부를 역임하고 있는 연구원들에게 '비상식적'인 인사 평가로 해당 연구원에 인사 불이익을 줬다고 주장했다.

노동연구원 소속 연구원은 과제수행실적, 대외활동실적, 원내활동실적 등으로 구성된 '업적평가'와 상급자 평가, 동료 평가로 구성된 '정성평가'를 받아 그 총합으로 승진 등의 인사 평가를 받는다.

노조는 이 중 상급자 평가를 맡은 박 원장이 노조 활동을 하거나 자신의 운영 방침에 문제를 제기한 연구원 8명에게 최하점수를 줬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노조가 작년 연구원 8명을 상대로 집계·분석한 정성평가점수는 2점 내외의 근소한 차이를 보이는 데 반해, 올해 연구원 20명을 상대로 집계·분석한 정성평가점수는 무려 14점 가까이 나는 차이를 보인다.

이와 관련해 연구위원 노조와 해당 연구원들은 이의제기와 함께 평가위원회를 통한 재검토를 촉구했다. 그러나 지난 8월 사측의 노조 측 평가위원 해촉과 함께 이들의 이의제기는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노조 간부로 활동 중인 연구원 2명이 승진 심사에서 탈락했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인사 평가에 대해 "상식에 따른다면 정성평가 기준의 모든 항목에 최하점을 부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사실상의 보복 인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연구원 측은 부당전보나 보복인사 의혹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노조 위원장 부당전보 의혹에 대해 연구원 측은 "아직 결재가 나지 않아 유동적인 상황이지만 (외부 파견 문제는)인사권자의 고유권한"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연구위원 노조는 황 위원장에 대한 공식 인사발령이 나는 대로 연구원 측을 부당노동행위로 제소할 방침이다. 또 '파견 발령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 '설립신고필증 반려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 행정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한국노동연구원#박기성#부당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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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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