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시민사회단체 등 각계 인사들이 '낙동강 먹는 물 지키기'에 나섰다. 경남지역 각계 인사들은 8일 오후 창원 삼원회관 강당에서 '낙동강 먹는 물 지키기 간담회'를 열고 '4대강 정비사업 반대'를 외쳤다.
이날 간담회는 '4대강 사업 저지 및 낙동강지키기 경남본부'가 마련했다. 조영건 경남대 명예교수와 손석형 경남도의원, 이종엽·정영주 창원시의원, 이정희 사천시의원, 월봉 스님(마창불교연합회), 박창균 신부, 이경희 경남진보연합 대표, 김천욱 민주노총 경남본부장, 신석규·임영대 마창진환경연합 공동의장, 최세현 진주환경연합 공동의장, 차윤재 마산YMCA 사무총장, 진선식 전교조 경남지부장, 이병하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위원장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사회를 본 차윤재 사무총장은 "이제 낙동강이 큰 고비를 맞았다"고, 제해식 전농 부경연맹 의장은 "4대강사업을 하면 낙동강이 죽는다는 것을 정부도 알기에 식수원은 남강으로 옮기려고 하는 것으로, 정부는 지금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치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현 인제대 교수는 발제를 통해 "4대강 사업의 목적은 보 설치와 준설이라고 내세우지만 궁극적으로는 운하를 하려는 것"이라며 "보와 준설로 인해 낙동강의 유속을 더 느려지고 강이 아니라 호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렇게 되면 엄청난 부영양화가 발생하고, 조류가 급격하게 성장하게 될 것"이라며 "상수원 원수가 오염돼 있으면 강변여과수를 통해 정수하더라도 수돗물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조영건 교수는 "4대강사업은 처음 기획과 발상이 신자유주의와 기업이윤을 내세운 것으로 짝퉁이며, 짝퉁은 어느 시대나 오래가지 못하고 망한다"면서 "낙동강을 건드려서는 안되고 자연 그대로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봉 스님은 "페놀사건 때 모두 기억할 것이다"면서 "물은 그대로 가만히 두면 될 것을 인간의 욕심으로 손을 대면 죄악이다"고 말했다.
손석형 경남도의원은 "남강물을 지키기 활동을 위해 서부경남 지역민들을 만나 보면, 이전에 발생했던 대홍수 때 피해 현장 사진을 들고 나와 갖가지 증언을 했다"면서 "그런 자료는 학자들의 연구서보다 더 생생하고 확실한 증거로, 남강댐을 높여 물을 부산권에 공급하게 된다면 그만큼 서부경남의 피해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희 사천시의원은 "사람이 먹는 물에 어떻게 배를 띄울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일부에서는 왜 진보진영은 만날 반대만 하느냐고 하는데, 4대강 사업은 이번에 막지 않으면 한반도는 완전히 절단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함께 하면 낙동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는 제목의 호소문을 채택했다. 이들은 "경남도의회는 주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주민들의 의견은 반드시 수렴되어야 하고, 4대강사업으로부터 낙동강 수질이 안전한지를 검증하는 도의회 대책기구 구성, 도민토론회 등의 활동을 계획하고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또 이들은 "경남도와 도의회, 낙동강물을 취수하는 지자체와 지방의회는 낙동강 수질에 대한 안전성을 검증하는 4대강 사업 환경영향평가 설명회와 공청회 개최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각계 인사들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환경영향평가서 작성과정에서 대규모 면적의 경작지를 잠식하고 농민들의 생존권을 박탈하고 있는 4대강 사업에 대하여 농작물 보급과 가격 안정성 차원에서 타당성이 검증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