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에 대한 자금 지원 여부를 놓고 산업은행과 GM이 또 다시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문제는 GM대우와 산은의 힘겨루가 지속될수록 GM대우의 경쟁력은 시장에서 쉽게 회복 될 수 없을 정도로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GM은 최근 GM대우에 25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GM의 자금 지원은 유상 증자 방식을 통해서 추진돼 GM대우의 2대 주주인 산은이 유상증자라는 뜨거운 감자를 손에 쥐게 생겼다. GM의 계획대로라면 GM대우는 유상 증자를 통해 4911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산은이 유상증자라는 뜨거운 감자를 받게 되면 1373억원을 GM대우에 또 출자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자동차 산업의 파급효과 등으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GM대우를 외면할 수 없는 산은 입장에서는 GM의 유상증자 카드를 쉽게 받을 수 없어 보인다. GM이 GM대우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생산 물량 확보 등에 대한 확답을 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혈세를 외국계 민간 기업에 또 투입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산은이 유상증자를 외면하게 되면 GM대우의 주주로의 위치가 약해질 뿐 아니라, 쌍용 자동차 때와 같이 정부가 자동차 산업에 팔짱만 끼고 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GM대우는 지난 이달 초 GM대우의 구 주주를 대상으로 한 약 491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했다. GM대우의 최대 주주는 GM 그룹으로 주식의 50,9%로 소유하고 있다. 2대 주주는 27.97%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산은이며, GM 관련 계열사인 스즈키(11.24%), 중국 상하이차(9.89%)가 주주들이 있지만 결국 GM식구들이다. 사실상 최대 주주인 GM과 산은이 GM대우를 소유하고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만약 산은이 GM이 던진 유상증자 카드를 외면하게 되면 GM대우에 대한 지분율은 더욱 낮아 질 것이며, 분위기는 반전되고 있지만 일정 정도 유동성 자금 압박을 받고 있는 GM대우의 유동성 문제는 해결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로 인해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GM대우는 신차 개발을 제 때에 할 수 없게 돼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 시장에 그 지위를 잃기 쉽게 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개발과 투자 없으면 GM대우 소비자에게 외면 받아"
민주당 홍영표(부평을) 국회의원은 11일 <부평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GM대우 정상화에 필요한 자금은 지금 현재 1조로 추정되는데, 2,3년은 현재 자금 사정으로 유지는 할 수 있지만, 신차에 대한 개발과 투자가 없을 시 GM대우는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홍 의원의 이런 우려는 자동차 산업이 갖고 있는 특성상 신차 출시를 제때에 이루지 못 해 경쟁력을 쉽게 잃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오는 지적으로 보인다. GM대우에 대한 추가적인 자금 지원은 신차 개발을 위해 절실한 상황이다.
홍 의원은 "이런 식으로 올 연말까지 자금 지원 여부를 놓고 협상만 하다가는 신차 출시는 더 늦춰져 시장에서 외면 받을 수 있다"면서 우려를 나타내며, "GM은 GM대우에 대한 기득권을 일부 포기하고, 산은도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시장의 외면은 최근 출신된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를 생산하는 창원공장과 작년 출시한 '라세티 프리비어'를 생산하는 군산공장보다 부평공장이 맞을 수도 있어 보인다.
최근 GM대우 창원, 군산 공장 라인은 소위 말해 '한창때'다. 24시간 풀로 라인이 돌아가면서 불과 몇 달 전까지 일었던 고용 불안 등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다. 국내외에서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중소형 차량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윈스톰, 토스카 등 상대적으로 준ㆍ중형차를 생산하는 부평공장은 철야 작업은 아직까지 꿈도 꾸기 어려운 실정이다. 상대적으로 비싸서 목돈이 들어가는 준ㆍ중형차에 대한 수요는 예전 수준을 되찾기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군산과 창원공장도 신형 소형차 출시를 늦추게 되면 3,4년 후에는 똑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현대자동차는 NF소나타 출시 후 5년만에 YF 소나타(프로젝트명)를 출시할 예정이다. 사전 계약도 쇄도하고 있다. 또한 현대차는 최근 신차 발표회에서 쿠페와 SUV의 다목적성을 결합한 '투싼 ix(아이엑스)'를 모델들이 소개하고 있다. 투싼 아이엑스와 YF소나타 출시로 인해 현대차 주가도 신차로 인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실정이다.
경쟁 상대사인 현대차는 신차를 출시하면서 국내외에서 좋은 반응을 통해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GM대우는 본사인 GM이 'New GM'으로 편입되는 아픔을 이겨내고 새롭게 도약해야 하는 상황에서 GM대우와 산은이 자금 지원 여부를 놓고 힘겨루기로 인해 재도약의 시점을 잃어버리고 있는 셈이다.
"GM은 기득권 포기보다 한국 시장에 신뢰 선행해야"
민유성 산은 은행장은 최근 언론을 통해 "GM이 유상 증자를 통해 지원하기로 한 2500억원 턱없이 부족하며, 최대 주주로의 역할에 나서야 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민 은행장은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GM대우의 장기적 생존 보장을 위해 GM 측에 요구한 `패키지 딜`이 수용되지 않으면 GM대우 증자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점을 (GM 측에)통보했다"고 말했다.
민 행장은 증자에 앞서 GM대우의 장기적 회생 방안을 도출해낼 협상이 우선 마무리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민 은행장의 발언은 GM이 한국 정부와 시장에 GM대우 공장을 중장기적으로 동아시아의 핵심 기지화 하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쌍차의 사례에서 외국계 회사들이 갖고 있는 '먹튀'의 위험성을 최소화 하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산은 ▲GM대우 생산물량 장기적 보장 ▲신차 기술 개발에 GM대우 참여(신차의 라이센스 확보) ▲산은 경영 참여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홍 의원은 "산은은 GM대우를 회생시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GM대우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하면서도, "GM도 중장직적인 게런티 보장, 하이브리드 카 공동 개발 약속, ISP 임원 축소 등 산은의 요청에 대해 양보할 부분은 양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GM이 한국 정부와 한국 시장에 먼저 신뢰성 있는 행동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그러며,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GM대우 문제가 더 방치되면, 신차 출시는 2011년 정도에나 가능하다"면서,"늦은 신차 출시는 국내외 시장에서 GM대우의 상품성을 스스로 깍아 먹기 때문에 국내외 경쟁력은 상실되게 된다"면서, 산은과 GM의 적극적인 협상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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