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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대위 관계자 4명이 경기도의회 청사로 들어가지 못하고 현관 출입문 밖에서 서명부가 든 수십kg 짜리 박스들을 안고 청사 출입문 앞에 서있다.
공대위 관계자 4명이 경기도의회 청사로 들어가지 못하고 현관 출입문 밖에서 서명부가 든 수십kg 짜리 박스들을 안고 청사 출입문 앞에 서있다. ⓒ 김한영

 경찰이 경기도민의 민의를 전달하기 위해 경기도의회를 방문하려던 교육단체 관계자 4명의 청사 출입을 막는다면서 100여명의 경찰을 투입하고, 위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과잉반응을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경찰이 경기도민의 민의를 전달하기 위해 경기도의회를 방문하려던 교육단체 관계자 4명의 청사 출입을 막는다면서 100여명의 경찰을 투입하고, 위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과잉반응을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 김한영

 

경찰이 경기도민의 민의를 전달하기 위해 경기도의회를 방문하려던 교육단체 관계자 4명의 청사 출입을 막는다면서 경찰 100여 명을 투입하고, 위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과잉시설보호 행태를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14일 오후 1시 50분쯤 교육관련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교육자치 수호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 박효진(전교조 경기지부장) 공동 대표 등 관계자 4명이 '경기도 교육국 설치 반대 서명부'를 경기도의회에 전달하기 위해 의회 청사를 찾았다.

 

이들은 15일 경기도 교육국 설치를 위한 조직개편안의 경기도의회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최근 일주일여 동안 경기도민 12만5828명에게 받은 경기도 교육국 설치 반대 서명부를 경기도의회에 전달하고 민의를 제대로 반영해줄 것을 요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경기도의회 청사로 들어가지 못하고 현관 출입문 밖에서 서명부가 든 수십kg짜리 박스들을 안고 10분 넘게 서 있어야 했다. 의회 청사 방호를 맡은 청원경찰들이 출입문을 걸어 잠근 채 열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공대위 관계자들은 "도의회에 서명부만 전달하고 돌아가겠다"며 "출입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했으나 청원경찰들은 묵묵부답이었다. 그런데 2시 5분쯤 갑자기 수원서부경찰서 소속 경찰 100여 명이 우르르 경기도의회 현관으로 몰려왔다.

 

지휘관으로 보이는 경찰 관계자는 "현관 출입문 쪽을 막아서라"면서 10여 명의 경찰을 우측 출입문 앞에 배치하고, 나머지 경찰들은 의회 현관 앞 좌측 화단 앞에 대기시켰다. 

 

그러자 공대위 관계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박효진 공동대표는 "우리가 집단으로 청사에 진입하기 위해 온 사람들이냐"면서 "도의회에 도민들의 민의인 서명부만 전달하고 가겠다는데, 청경과 경찰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의회에서 시설보호를 요청해 경찰이 투입된 것이냐"고 묻자 경찰 관계자는 "시설보호 요청은 없었다"면서 "공공시설 보호를 위해 우리가 독자적으로 판단해서 문제가 있으면 경찰을 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대위 관계자들의 항변에 경찰은 결국 이들의 청사 출입을 허용했고, 공대위 관계자들은 경기도의회 총무담당관실에 서명부를 전달했다. 경찰은 뒤이어 경기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의 경기도 교육국 신설 반대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슬그머니 철수했다.

 

박효진 공동대표와 서애란 참교육학부모회 경기지부장 등 공대위 소속 관계자 4명은 이날 오후 3시 10분쯤 김문수 경기지사 면담 요청과 관련해 도지사 비서실을 방문하려고 경기도청 신관 청사를 찾았을 때도 청경들이 막아서 '문전박대'를 당했다.

 

 경기도의회 출입문 앞에 배치된 경찰.
경기도의회 출입문 앞에 배치된 경찰. ⓒ 김한영

 경기지역 교육·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경기시국회의와 경기희망교육연대 관계자 15명은 14일 오후 경기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문수 지사는 경기도의회에 제출한 교육국 신설 관련 조례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경기지역 교육·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경기시국회의와 경기희망교육연대 관계자 15명은 14일 오후 경기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문수 지사는 경기도의회에 제출한 교육국 신설 관련 조례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 김한영

이들은 지난주 2차례에 걸쳐 김 지사 면담을 요청했으나 아무런 답변이 없자 이날 직접 사정을 알아보기 위해 도지사 비서실을 방문하려고 했다가 청경들에게 막혔다.

 

공대위 관계자들은 비서실에 전화 연락을 취했으나 비서실 역시 공대위 관계자들을 현관 입구에 15분 동안 세워놓은 뒤 실무담당부서인 정책기획심의관실 조직담당 부서에서 이들을 안내해 문제를 처리토록 조치했다.

 

하지만 공대위 관계자들과 김양호 정책기획심의관실 조직담당 사무관은 교육국 신설 문제와 관련해 "경기도 교육국 설치는 교육자치 침해"라는 의견과 "경기도 교육국은 경기도교육청과 기능이 달라 문제가 없다"는 기존의 상반된 입장만 확인한 채 헤어졌다.    

 

한편 경기지역 교육·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경기시국회의와 경기희망교육연대 관계자 15명은 이날 오후 경기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문수 지사는 경기도의회에 제출한 교육국 신설 관련 조례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경기도는 교육국 신설이 도민에 대한 교육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면서 "그러나 실제 내용은 진보교육감 견제와 내년 지방선거에서 교육문제로 민심을 잡아보겠다는 김문수 지사의 정치적 행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또 "김문수 경기지사 취임 이후 교육협력 사업으로 지원한 예산이 크게 감소하고, 학교용지 부담금 1조2331억 원이 상환되지 않고 있다"면서 "교육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교육국을 신설한다는 경기도의 주장은 당리당략적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따라서 "경기도교육청과 협의·동의 없는 '역할 뺏기'는 명백한 월권이고 오만"이라며 "경기도가 교육지원을 강화하겠다면 한나라당 도의원들의 수적 우세를 믿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교육국 신설을 중단하고 먼저 미지급된 학교용지 부담금부터 갚아나가라"고 촉구했다.

 

경기도는 교육지원 강화 등을 명분으로 제2청에 경기도교육청 기구 명칭과 같은 교육국 설치를 추진해 경기도교육청과 교육시민단체들이 "교육자치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다. 신설될 교육국은 문화관광국 교육협력과를 교육정책과로 명칭을 바꾸고, 평생교육과를 신설해 행정2부지사 아래 1국 2과 조직체계로 운영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경기도는 '경기도 행정기구 및 정원조례 일부 개정안'을 지난 1일부터 열리고 있는 경기도의회 임시회에 제출했으며, 지난 4일 경기도의회 기획위원회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에 의해 원안 가결돼 오는 15일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경기도의회는 김문수 경기지사가 소속된 한나라당이 장악하고 있는 상태여서 경기도 조직개편안은 본회의 통과가 확실시되고 있다. 현재 경기도의회 의석 분포는 전체 의석 117석 가운데 한나라당이 101석, 민주당 12석, 민주노동당 1석, 무소속 3석이다. 


#경기도의회#수원 경찰#과잉시설보호#빈축#경기도 교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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