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13-14일 치러질 예정인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이른바 일제고사를 대비하기 위한 단위학교의 파행적 학사운영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전시교육청이 장학사를 동원, 이 같은 파행운영을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대전시교육청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전교조대전지부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전지역 초·중·고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제고사 대비 파행적 학사운영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대전시교육청 장학관과 장학사가 짝을 이루어 각 급 단위학교를 돌면서 '학업성취도평가 대비 확인지도협의회'라는 명목으로 일제고사 성적올리기 현장 지도를 하고 있다는 것.
특히, 시교육청은 교감회의 등을 통해 노골적으로 '(아이들이 신경을 안 쓰니까)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학교 내신 성적에 수행평가 등의 형식으로 반영하라'고 유도하거나, '가능한 한(?) 학업성취도평가일 이후에 2학기 중간고사를 치르도록 했으면 좋겠다'라는 식으로 단위학교 학사 일정에도 간섭하고 있다는 게 전교조의 주장이다.
전교조가 공개한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A초등학교에서는 오전 8시 30분부터 9시까지 0교시수업과 오후 4시까지 보충수업을 실시하고, B초등학교에서는 일제고사 대비 명목으로 6학년 학생들의 경우 4회의 시험을 치른다는 것이다.
또한 C중학교에서는 유인물을 통해 문제풀이를 하고, 학생들에게 성적을 공개하겠다고 엄포 놓고 있으며, D중학교에서는 9월 7일부터 3학년을 대상으로 국·영·수·사·과 5과목의 자체 시험을 치르고, E중학교에서는 1주일에 10시간의 강제 보충수업을 실시하고, 저녁식사 후에는 특별반을 편성하여 2시간의 외부 강사가 수업과 1시간 이상 자율학습을 한 뒤 밤 9시 이후에 하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F여고에서는 일제고사를 대비하여 2학기 중간고사를 연기(10월 6-9일 → 10월 16-20일)하고, 정규 수업 및 방과 후 학교 시간에 일제고사 기출문제 풀이를 하고 G고교에서는 모 장학관이 일제고사 이후로 중간고사를 보라고 강요하여 10월 5일-7일에서 10월 15일-17일로 연기했다는 것이다.
전교조는 "이러한 대전시교육청의 장학지도가 정상적인 범위를 넘은 맹백한 '월권 및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하면서 "학교 현장의 광범위한 불만을 모아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교조는 또 "일제고사 성적을 인사 고과와 성과급에 반영하겠다는 식의 협박성 발언이 교육현장에 난무하고 있다"면서 "아이들을 시험 치르는 기계로 만드는 이러한 비교육적 행태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이러한 전교조의 주장에 대해 대전시교육청은 "교육청이 일부러 그러한 파행적 학사운영을 조장할 리가 있느냐"며 반박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여름방학 때와 최근 등 2회에 걸쳐 각 학교에 대한 장학지도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지난 3월에 세웠던 '학력신장목표관리제'에 따른 계획을 각 학교가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지를 점검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학업성취도평가를 대비하기 위한 목적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 것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중간고사를 연기하거나 내신성적 또는 수행평가에 학업성취도평가를 반영하도록 하는 등의 파행적인 학사운영을 교육청에서 어떻게 조장할 수 있겠느냐"며 "각 학교에서 지나치게 학업성취도평가를 대비한 학사운영을 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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