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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장국밥은 콩나물도 한 몫 합니다. 아삭한 콩나물과 쫄깃한 내장의 어우러짐이 썩 괜찮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장국밥은 콩나물도 한 몫 합니다. 아삭한 콩나물과 쫄깃한 내장의 어우러짐이 썩 괜찮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조찬현

시장 길목에 있는 국밥집입니다. 커다란 솥단지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릅니다. 돼지머리와 돼지 뼈로 푹 고와낸 육수가 솥단지에서 설설 끓고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뭘 잘해요?"
"내장국밥 잘해요, 드셔보세요."

 광주광역시의 남광주시장 길목에 있는 국밥집입니다.
광주광역시의 남광주시장 길목에 있는 국밥집입니다. ⓒ 조찬현

안과 진료를 받기위해 며칠 전 전남 광주에 위치한 전남대병원에 갔습니다. 현장에서 사고를 당해 한 달 여를 여수의 한 병원에 입원해있다 현재 통원치료 중이거든요. 오전에 진료를 받았으나 상태가 좋지 않다며 오후에 정밀 진단을 받아보자는 거였습니다.

오후 진료시간까지 3시간여의 여유가 생겨 남광주시장 구경에 나섰습니다. 현대식으로 잘 정비된 시장은 볼거리 또한 다양했습니다. 바닷가에 위치한 여수 못지않은 다양하고 싱싱한 해산물의 종류에 또한 깜짝 놀랐습니다.

"내장국밥 잘해요, 드셔보세요"

남광주시장을 한 바퀴 삥 둘러보고 나서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찾아간 곳이 '남광주 장터국밥'집입니다. 실은 시장을 돌아볼 때 통로에서 국밥집 몇 곳을 만났습니다. 장보러 온 사람에게 어느 집이 음식을 잘하느냐 물어도 봤고요. 하지만 소문난 국밥집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시장을 돌아 나오는 길에 이집이 어쩐지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남광주시장의 노점에서 15년간 생선장수를 했다는 국밥집의 안주인(55.나정자)은 예전에 대인시장에서 국밥집을 운영했던 경력도 있었습니다. 이곳은 원래 정육점을 했던 곳인데 3년 전에 세를 얻어 국밥집을 열었답니다.

 주인장이 추천한 내장국밥입니다.
주인장이 추천한 내장국밥입니다. ⓒ 조찬현

 내장은 깔끔함에다 씹는 쫄깃함이 좋습니다.
내장은 깔끔함에다 씹는 쫄깃함이 좋습니다. ⓒ 조찬현

 다진 양념을 풀어놓은 내장국밥입니다.
다진 양념을 풀어놓은 내장국밥입니다. ⓒ 조찬현

국밥의 종류도 다양합니다. 아가씨들이 즐겨 먹는다는 순대국밥, 주인장이 추천한 내장국밥, 영양과 부드러움이 아주 그만인 새끼보국밥, 속이 확 풀리는 콩나물국밥이 있습니다. 주인장의 권유에 따라 내장국밥을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국물 맛이 예사솜씨가 아닙니다. 돼지내장을 넣은 국밥이 맞나 의아할 정도로 개운함에 목넘김이 그만입니다.

"이거 돼지내장 넣은 내장국밥 맞아요?"
"우리 집은 들깨가루를 사용하지 않고 참깨가루를 넣어요. 참깨를 쓰면 고소한 맛이 도드라져요."
"들깨와 참깨의 차이점은요?"
"들깨를 넣으면 텁텁한 맛이 나는데, 참깨를 넣으면 개운하고 고소해요."
"국물이 느끼하지 않고 목넘김이 좋네요."
"남은걸 절대 사용하지 않고 그날그날 솥단지를 깨끗하게 씻어내서 그래요."

쫄깃한 내장에 참깨의 고소함까지...

내장국밥은 콩나물도 한 몫 합니다. 아삭한 콩나물과 쫄깃한 내장의 어우러짐이 썩 괜찮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장은 깔끔함에다 씹는 쫄깃함이 좋습니다. 육수에 넣은 참깨의 고소함이 먹는 내내 느껴집니다. 옆자리의 손님에게 국밥 맛을 물어봤습니다. 처음 왔는데 "국물이 시원하니 아주 맛있다"고 합니다.

식당일은 항상 일에 치여 삽니다. 자잘한 일이 많아 잠시도 쉴 짬이 없습니다. 그래서 주인장은 모시던 시어머니가 편찮으셔서 간병하느라 2년을 쉰 것을 제외하고는 이날 평생을 시장바닥에서 일했답니다.  

 커다란 솥단지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릅니다. 돼지머리와 돼지 뼈로 푹 고와낸 육수가 솥단지에서 설설 끓고 있습니다.
커다란 솥단지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릅니다. 돼지머리와 돼지 뼈로 푹 고와낸 육수가 솥단지에서 설설 끓고 있습니다. ⓒ 조찬현

 국밥집의 안주인은 예전에 대인시장에서 국밥집을 운영했던 경력도 있었습니다.
국밥집의 안주인은 예전에 대인시장에서 국밥집을 운영했던 경력도 있었습니다. ⓒ 조찬현

 순대국밥을 맛있게 드시는 노부부의 다정한 모습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순대국밥을 맛있게 드시는 노부부의 다정한 모습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 조찬현

사실 새벽 6시경에 나와 밤 12시께에 일을 마치니 예삿일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정말 힘겨웠지만 이제는 일이 몸에 익어 제법 이겨내는 편입니다. 없는 살림살이에 가게에 투자도 많이 했습니다. 돈도 많이 벌어야 합니다. 하지만 주인장은 돈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몸이 천근만근 무거운 날이 많아서 적당히 일하고 몸 가볍게 일어설 때가 가장 좋다고 합니다.

어르신 부부가 하나는 맵지 않게 해달라며 순대국밥을 주문합니다.

"아~ 정말 맛있습니다."

두 분이 순대국밥을 맛있게 드십니다. 노부부의 다정한 모습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내장국밥#국밥#남광주시장#순대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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