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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6년 2월 '서울대학교 제60회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식사를 하고 있는 당시 정운찬 총장
지난 2006년 2월 '서울대학교 제60회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식사를 하고 있는 당시 정운찬 총장 ⓒ 오마이뉴스 권우성

21일 오전 10시 국회 본관 245호에서 국무총리(정운찬)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가 시작되면서 이틀간 진실 검증의 막이 오른다.

 

이명박 정부 2기 내각을 이끌 국무총리를 검증하는 이 무대에 정치권 안팎의 눈이 온통 쏠려있다.

 

핵심은 정운찬 후보자가 야당의 '십자포화'를 어떻게 견뎌내느냐는 점이다. 민주당은 벌써부터 "제2의 천성관을 만들겠다(박지원 정책위의장)"고 별러왔다.

 

인사청문회장은 '논문·탈세·병역·세종시·국가공무원법 위반' 등 곳곳이 '지뢰밭'이다. 개중에는 불발탄도 있겠지만, 정 후보자가 모든 지뢰를 피해 갈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충청권 안배로 총리 후보자에 오른 그의 '세종시 수정 추진' 발언은 집중 포화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날 세운 민주당 "정운찬, 오죽하면 '별이 6개' 별명 붙었겠나"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운찬 후보자는 위장전입, 탈세, 다운계약서 등 6가지 의혹을 갖고 있다"면서 "오죽하면 '별이 6개'라는 웃지 못할 별명까지 붙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쉽지 않은 인사청문회를 예고한 셈이다.

 

정 후보자의 부실 자료제출 행태도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10여 명의 의원들로 '인사청문회TF'까지 구성한 민주당은 인사청문회 전날(20일)까지 총리실이 요구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며 크게 반발했다. 정 후보자와 총리실이 사실상 인사청문회를 '보이콧' 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민주당은 내무부, 농림부 장관을 거쳐 행정경험이 풍부한 강운태 의원과 김종율, 최재성, 백원우 의원 등을 인사청문위원으로 전진 배치했다. 한나라당은 4선 관록의 정의화 의원을 위원장으로 권경석, 이혜훈, 정희수, 이혜훈, 나성린, 정옥임 의원 등 7명을 인사청문위원으로 선임한 상태다. 자유선진당 박상돈 의원,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비교섭단체 몫으로 인사청문회장에 나선다.

 

[논문 23편 중복게재 의혹] 20일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정 후보자의 논문 중 총 23편이 중복게재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정 후보자의 논문은 이중게재 및 다중게재, 짜깁기의 방식으로 서로 얽히고 설켜 있는 거미줄식 중복게재가 심각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지난 1998년 발표한 논문 <한국경제, 거품의 붕괴와 제도개혁>, <한국 자본주의의 전환을 위한 제언>과 지난 2001년 발표한 <IMF구제금융 이후의 한국경제>를 별도 표기없이 다른 논문들에 중복게재했다는 것이다. 또 2001년 <내가 본 한국경제-1997년 위기 이전과 이후>라는 글은 앞서 쓴 다른 두 논문을 짜깁기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정 후보자의 논문 <한국 자본주의 전환을 위한 제언>은 다음해인 1999년 2월 한국국제교류재단에서 발행하는 정기간행물에 똑같은 제목으로 일본어로 번역돼 실렸다. 출처를 밝히지 않고 이중게재한 것이다. 이 밖에도 정 후보자는 한편의 글을 계간 <사상>, <철학과 현실> 등에 중복게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탈세·다운계약서·위장전입·국가공무원법 위반] 20일 민주당 김종률 의원은 정 후보자의 추가 탈세 의혹을 폭로했다. 그는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년간 정 후보자는 자신의 저작물을 통해 1억5097만 원의 인세 수입을 얻고도 소득 신고에서 누락해 종합소득세 누진 과세를 회피하는 방식으로 수천만 원대 종합소득세를 탈루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19일에도 지난 2003년 정 후보자가 현재 살고 있는 재건축 아파트의 토지 가격을 매수 금액(9억9500만 원)보다 낮게(1억4000만 원) 신고해 총 5200만여 원의 세금을 탈루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 밖에 정 후보자가 서울대 교수 시절 인터넷 서적판매 업체 'YES24' 고문으로 재직하면서 9500여만 원의 소득을 올린 점을 두고도 탈루 및 국가공무원법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또 지난 1988년 2월 정 후보자의 부인이 주소지를 경기도 포천시으로 옮겼다가 같은 해 4월 1일 다시 서울 방배동으로 이전한 점 때문에 위장전입 의혹도 나온다. 탈루 의혹에 대해 정 후보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신고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병역 기피 의혹] 정 후보자가 '부선망 독자(부친이 사망한 집의 외아들)' 규정을 이용해 병역을 고의 회피했다는 의혹도 있다. 정 후보자는 지난 1966년 1차 신검을 받은 뒤 '부선망 독자' 규정을 통해 한 차례 신검을 미뤘다. 1970년 2차 신검을 받은 정 후보자는 다음해 '보충역' 판정을 받았지만, 곧바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줄곧 미국에 머물던 그는 1978년 귀국해 고령(31세)을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18일에는 정 후보자가 병무청으로부터 '면제'를 받기도 전에 '나는 병역을 면제받았다'고 쓴 마이애미대학 입학허가신청서가 공개돼 병역 회피 의혹은 더 짙어지고 있다. 문건을 공개한 민주당 백원우 의원은 "당시 해외유학을 위한 여권 발급과 비자신청을 위해서는 마이애미대학 측의 입학허가서가 필요했고, 이를 취득하기 위해 '병역면제 받았다'는 허위기록을 제출한 것으로 판명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 후보자는 "병역 기피 의도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세종시 논란] '세종시'는 국무총리 인사청문회에서 뜨거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자는 국무총리 지명 직후인 지난 4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세종시를) 원점으로 돌리기도 어렵지만, 원안대로 다한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른바 '세종시 수정안' 발언이다. 그 뒤부터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은 세종시를 정 후보자 인준과 연계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 후보자의 고향인 충청권 민심도 싸늘한 상태다.

 

하지만 정 후보자는 최근 국회에 제출한 답변에서도 "행정 비효율 등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해 세종시특별법을 수정 추진할 것이라는 소신을 지키고 있다. 따라서 이틀간 인사청문회에서는 세종시를 둘러싼 야당과 정 후보자간 설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야당은 "4대강 정비사업은 한반도 대운하와 다르다"며 찬성 입장을 밝힌 정 후보자에 대해 '곡학아세' 맹폭을 퍼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실 자료제출 논란] 20일 민주당은 총리실과 정 후보자가 자료 제출을 거부해 사실상 인사청문회를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강운태 의원은 "민주당 인사청문위원이 요구한 자료제출 건수는 총 257건인데, 167건(60.7%)이 미제출 되거나 부실제출 됐다"고 맹비난했다. 부실제출 된 사례는 모두 103건(40%)으로 '제출불가, 자료없음, 확인중'이라는 답변서다.

 

그는 "지난 16대 국회에서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이후 자료 때문에 이렇게 고통 받은 적이 없었다"며 "청문회 끝나고 자료를 줄 것이냐"고 정부를 성토했다. 그는 또 "서울대 총장까지 지낸 분이 청문회를 고의로 파탄에 빠뜨리고, 청문회를 면해보자는 생각이냐"고 비판하면서 "당장 오늘이라도 최근 5년간 연도별 소득, 재산 증감사항 등 5개 요구자료를 제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총리실이 자료를 내놓지 않을 경우 인사청문회 파행 책임은 정 후보자에게 있다고 경고했다. 강 의원은 "만일 오늘이라도 자료를 주지 않으면 인사청문회에 들어갈 것인지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운찬#국무총리 #인사청문회#민주당#논문 중복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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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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