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낙서] 장소는 지저분해도 위트 있네
옛부터 화장실은 두 가지 용도로 쓰였다고 하지요. 힘주는 일과 낙서질. 모대학의 이과대 화장실의 미분·적분에 대한 낙서부터 공중화장실의 음담패설 낙서까지. 엄지뉴스의 낙서 공모에도 화장실을 배경으로 한 낙서들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 바로가기- 엄지뉴스 낙서 공모 중간결산).
화장실에서 힘주다 보면 별로 할 일이 없지요. 그 무료함을 달래주는 참여유도형 낙서가 제법 되더군요. 물론 왼쪽을 보라는 화살표에 낚여서 방향도 구별 못하는 '바보'가 되고 나면 힘빠지기도 하지만, 냄새 나는 그곳에서 큰 웃음 주시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예술적인 낙서] 바스키아도 울고 가겠군
'바스키아'를 아시나요? 미국의 낙서 화가로 인종주의와 죽음, 흑인 영웅 등을 주제로 그야말로 예술적인 '낙서질'을 했다고 합니다.
사실 미국 뉴욕의 지하철은 지저분하고 더럽기로 유명하잖아요? 그 지하철 벽에 어지럽게 그려진 스프레이 낙서가 예술 대접 받은 것도 얼마되지 않았지요.
뭐, 바스키아가 하면 '예술'이고 우리 같은 사람들이 하면 '낙서'입니까? 그냥 예술 같은 낙서, 낙서 같은 예술이지요. 여기에 한국의 비스키아를 꿈꾸는 낙서족들이 있습니다.
고성의 해수욕장벽에 출현한 달마. 벽에서 그대로 걸어나올 것 같은 사실적인 묘사가 '윤두서 자화상' 저리 가라입니다. 식당의 갈라진 벽에 그려진 그림은 또 어떻습니까? 피카소가 그렸다고 해도 믿을 정도입니다.
아파트 외벽에 그려진 '매달린 사람'은 어떤가요. 저 솜씨도 솜씨지만 다른 곳도 아니고 아파트 외벽에 저런 낙서질을 했다는 것 자체가 놀랍습니다. 목숨 걸고 낙서질. 예술을 향한 불타는 열정, 따라올 자 몇이나 될까요.
[기복형 낙서] 소원을 말해봐
별이 떨어질 때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하죠? 거기에 하나 추가하죠. 낙서를 하면 이루어진다고. 낙서를 통해 소원을 비는 사람들의 특성이 하나 있습니다. 간절히 원하는 그 마음을 다른 사람들이 지울 수 없도록 아주 깊숙히 새긴다는 거죠. 대부분 낙서는 벽이나 종이에 끄적거리는데 이 분들은 팝니다, 아주 씨게~
나도 예쁘면 좋겠다, 결혼하게 해주세요, 대박난다.
그 간절함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한동안 지워지지 않을 불후의 낙서를 보는 사람들 마음은 그리 편치 않습니다. 그 마음을 담은, 공모에서 최고의 인기를 끈 낙서를 공개합니다. 무려 4명이나 이 낙서를 보내주셨습니다(재미삼아 하는 낙서, 지우는 청소부 아줌마 팔은 떨어진다는 거,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