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구역 자율통합과 관련, 주민 발의에 의한 건의안 제출시한인 29일 오전 안양권(군포·안양·의왕·과천) 4개시 중에서 과천시를 제외한 3개시에서 주민들로 구성된 통합추진주민위원회가 해당 자치단체에 일제히 자율통합 건의안을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안양권 4개시 행정구역 통합과 관련 각 지자체 단체장으로서는 안양시장만 유일하게 통합에 찬성하고, 군포.의왕.과천시장은 반대라고 분명히 밝혔으며 지역 주민들도 통합 찬반 양쪽으로 갈라진 상황으로 반대 주민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군포.안양.의왕 주민들의 통합건의에 이어 안양시장도 통합건의안 제출시한 마지막 날인 30일 경기도에 통합건의서를 전달할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통합대상 지역을 4개시로 할지, 통합추진 의사가 미약한 과천시를 제외할지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양시는 면적 58.52㎢에 인구 61만7천명, 군포시는 36.36㎢에 27만6천명, 의왕시는 53.99㎢에 13만7천명, 과천시는 35.86㎢에 7만1천명으로 4개시가 통합될 경우 184.73㎢에 인구는 110만1천명, 군포.안양.의왕 3개시만이 통합되면 인구는 103만명에 달한다.
안양통추위, 건의가능 주민수 4배 1만9251명 서명받아안양통합추진위원회(위원장 변원신)는 이날 오전 11시께 공동대표 등 임원진 10여명이 안양시청 시장실을 방문해 이필운 시장에게 자율통합 건의안을 직접 전달했다. 이들은 통합 건의 가능 주민 수(4681명)의 4배 가까이 되는 1만9251명의 서명부를 제출했다.
안양통추위는 군포.의왕.과천.안양 4개시 통합을 전제로 행정구역 통합추진 위원회를 구성하고 활동을 펼쳐왔다. 그러나 안양시장에게 전달한 건의서에서 반대여론이 우세한 과천시를 제외하고 3개시(의왕.군포.안양)만을 통합대상으로 삼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들은 통합 건의서에서 "유독 특정 자치단체장과 도(시)의원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은 것은 시민 처지에서 볼때 자신들의 기득권 상실에 의한 거부감 때문으로 여겨지기에 지탄받아 마당한 처사"라 꼬집고 "소지역주의, 일신상 신분 문제를 탈피하라"고 촉구했다.
변원신 위원장은 "안양권 4개시는 역사적.경제적.정치적.문화적인 동질성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동일 생활권이라는 점에서 행정적으로 통합하는 것은 지극히 합당하고 당연스러운 일로 시민들의 높은 호응으로 짧은 기간임에도 서명참여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군포통추위, "안양시는 통합추진운동 목소리 낮추라"군포통합추진위원회(위원장 하은호)도 이날 오전 11시 군포시청 민원실에 자율통합 건의안을 제출했다. 이들이 '서명요청권 위임 신고증'을 교부받아 서명을 받은 통합찬성 지지 주민수는 모두 5314명으로 주민통합 건의 가능 주민 수(4130명)를 훌쩍 넘겼다.
하은호 위원장은 "안양권 4개시 통합과 관련 여론조사를 한 결과 과천시민의 80% 이상이 반대입장이어서 의왕.군포.안양 3개시 통합을 건의했다"며 "서명받는 과정에서 통·반장 등 직능단체 방해가 심했지만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서명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군포통추위는 군포시에 통합건의서와 서명부를 전달한 후 군포시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늘 건의서 접수와 함께 오는 12월 실시될 주민투표에 이르는 과정속에서 군포.안양.의왕시 통합을 둘러싼 견해들이 보다 활발하게 토론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시민의 뜻이 왜곡되지 않도록 군포시민들이 나서줄 것, 군포시와 군포시의회 각 사회단체장들은 통합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에 서 줄 것, 안양시는 통합추진 운동에 있어 목소리를 낮추고 기득권마져 내놓는 과감한 결단을 해줄 것, 정부는 시와 의회가 반대 움직임을 노골화하는 현실에서 시민들의 건의를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왕통추위, "행정구역통합 많은 난관 넘어야 할 것"의왕통합추진위원회(위원장 서창수)도 이날 오전 11시 의왕시청 행정지원과를 방문해 자율통합 건의안과 서명부를 제출했다. 이들이 서명운동을 펼쳐 받은 통합찬성 지지 주민수는 모두 2457명으로 주민통합 건의 가능 주민 수(2025명)보다 400여명이나 더 많다.
군포.안양통합추진위가 당초 거론됐던 과천시를 제외하고 군포.안양.의왕 3개시를 통합대상으로 하여 건의서를 제출한 반면 의왕통추위는 군포.의왕.과천.안양 4개시 통합을 건의했다. 이는 국회의원 선거구가 과천.의왕으로 하나로 묶여 있음도 무관치 않다.
의왕통추위는 시민건의안을 의왕시청에 제출한 직후 발표한 글에서 "의왕.안양.군포.과천 행정구역 통합은 시대적 소명으로 지난 9월 14일부터 29일까지 시민건의를 위한 의왕시민서명운동을 전개해 왔다"면서 "여기에는 시민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행정구역 통합은 앞으로도 많은 난관을 넘어서야 할 것이다"고 강조하면서 "중앙정부의 불합리한 정책, 시장과 시의회의 소극적 입장, 지역 기득권층의 반대 등이 행정구역 통합을 왜곡하고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통합 일정 어떻게 진행되나... 법적근거 논란 우려한편 통합 건의는 일정수(1/100~1/50) 이상의 주민 연서, 지방의회 또는 자치단체장이 행정안전부장관에게 건의할 수 있다. 지방의회간에 각각 통합을 의결할 경우 주민투표가 실시하지 않아도 되지만 주민발의와 자치단체장 건의는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
경기도로 제출된 해당 자치단체 건의안은 곧바로 행정안전부로 접수된다. 또 각 지자체 주민통합추진위가 제출한 건의안에 대해서는 다음달 12일까지 열람, 이의신청, 보정 기간을 거친 뒤 행안부에 접수되며 이 과정에서 치열한 검증작업이 예상되고 있다.
이어 행안부는 각 지역에서 제출된 건의안을 토대로 10월초 통합건의지역 대상 주민여론조사(일부지역 한함)를 진행하며, 10월 지방의회 의견청취, 11월초 주민투표 실시여부 결정, 12월초 동시 주민투표를 실시하여 통합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절차를 진행한다.
주민여론조사에서 한 곳이라도 부정적인 의견이 많으면 주민투표 실시 자체가 사실상 어렵다. 투표는 각 지자체별로 유권자의 1/3 이상이 투표하고, 50% 이상이 찬성해야 통합이 추진된다는 점에서 투표율이 관건으로 찬.반측의 치열한 여론몰이가 예상된다.
또한 행정구역 자율통합 특별법을 마련하지 않은 상황에서 추진절차 및 향후계획, 분야별 지원계획 등 모든 절차를 행안부 지침을 근거로 시행하고 있고, 사실상 행안부가 통합여부를 판단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법적 근거를 놓고 적지않은 논란도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