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와 전국 시·도교육청이 오는 13~14일 사이 초등 6년, 중학 3년, 고등 1년생을 대상으로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를 실시하는 가운데, 학부모 단체와 교육시민단체들이 촛불문화제와 1인시위뿐만 아니라 시험 당일 체험학습을 벌일 것이라고 밝혀 관심을 끈다.
경남도교육청 "체험학습 불허, 평가시행거부 교사 징계" 방침
경남도교육청은 6일 보도자료를 내고 학업성취도평가에 대한 학부모와 지역주민들의 올바른 이해를 바란다고 밝혔다.
경남도교육청은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는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교과부 주관 법정(法定)시험"이라며 "학생 개개인의 학업성취수준을 파악하여 맞춤식 교수․학습활동을 강화하여 학력을 증진시키고, 기초미달학생의 학습결손을 책임 지도하여 학력격차를 해소하기위한 중요한 국가시험이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교과부 방침에 따라 성취도평가는 올 해 초에 이미 예고된 국가 법정 시험으로, 학년․학급단위 체험학습과 개별학생 체험학습 신청은 '승인 불허'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도교육청은 "평가 시행 거부 교사에게는 징계 등의 조치가 이루어질 계획이며, 특히 문제 유출, 관리 소홀, 성적 부풀리기 등 평가관련 물의를 야기한 교원은 '무관용 원칙'이 적용된다"고 덧붙여다.
경남교육연대 "촛불문화제 7일 저녁, 당일 체험학습 계획"
교육시민단체는 반발하고 있다. 교육시장화저지를위한경남교육연대(아래 경남교육연대)는 이날 자료를 내고 "무수한 문제점과 반교육적인 행정사태를 가져오는 일제고사에 대해 반대의 뜻을 밝혀왔다"며 "이번에 강행되는 일제고사에 대해 반대하는 여러가지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교육연대는 7일 저녁 6시30분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일제고사 스톱(STOP) 촛불문화제"를 연다. 또 이 단체는 경남도교육청 앞과 창원교육청 앞, 김해교육청 앞, 진주교육청 앞, 김해지역 초·중·고교 앞에서 8일부터 14일 사이 1인시위를 벌인다.
현장체험학습도 벌인다. 경남교육연대는 "지난 3월에도 일제고사를 반대하며 아이들과 학부모가 함께 현장체험학습을 떠났다"며 "아이들은 일제고사 시험을 치는 대신, 낙동강 줄기를 따라 걷고 강가 모래사장에서 씨름도 하고 봄 들녘에서 쑥도 캐며 행복한 공부를 하였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제고사에 대한 나쁜 결과들이 연이어 나오는데도 정부는 계속 아이들에게 일제고사를 강요한다"며 "성적향상을 이유로 내세우는 교육당국의 경쟁교육에 반대하며 일제고사가 폐지되어 아이들이 행복해지는 그 날까지 계속 현장체험학습을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교육연대는 오는 13일 마산 진전면 부재산방에서 학생들을 모아 '농촌체험학습'을 벌인다. '자기 소개하기'와 '고구마 캐기', '시골 밥상', '자연물로 무늬꾸미기', '인절미 만들어 먹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벌인다. 현장체험학습은 사천, 밀양, 거제, 남해, 진주 등에서도 진행될 예정이다.
전교조 경남지부 "학교 현장은 시험 대비로 쑥대밭"
전교조 경남지부도 일제고사 반대를 내걸고 나섰다. 전교조 지부는 6일 경남도교육청이 평가시행 거부 교사에 대해 징계조치 등을 밝힌 것에 대해 입장을 낸 것이다.
전교조 지부는 "적어도 진주교대 총장을 지낸 교육학자로서 권정호 경남도교육감에게 교육적 입장을 기대하였으나 그 기대는 무참히 깨졌다"며 "도교육청의 입장 발표에는 일제고사로 인해 발생되는 학교현장의 비교육적 파행에 대한 고민은 전무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경남의 경우 지난 9월 10일 창원, 진해, 고성교육청이 주관하는 모의시험이 치러졌고, 초등학생까지 여름방학 없이 강제수업이 진행되었다"며 "소질을 계발하는 특기적성수업은 사라지고 국·영·수 문제풀이식 방과후수업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전교조 지부는 "학교예산으로 문제집을 사서 수업시간에 문제풀이식 수업을 하는 초등학교가 대부분인 것을 도교육청은 왜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느냐"며 "도교육청은 일제고사로 인한 비교육적 파행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고 공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기관으로서의 책무성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일제방식 평가를 원치 않는 학생 및 학부모들의 선택과 자기결정 또한 헌법적 권리로서 충분히 존중되어야 한다는 소신을 당당히 밝히는 경기도교육감처럼 권정호 도교육감은 최소한 평가에 대한 학생, 학부모의 선택권과 자기결정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교조 지부는 "불행히도 우려했던 대로 학교 현장은 교육적 본질은 사라지고 점수올리기 경쟁으로 쑥대밭이 되었다"며 "지역사회단체와 함께 비교육적인 일제고사의 문제점을 도민들에게 널리 알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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