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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해 '심훈문학상'에서 당선된 손수경씨가 상록문화제에서 상패를 수상하고 있다. (2008년 10월)
지난 해 '심훈문학상'에서 당선된 손수경씨가 상록문화제에서 상패를 수상하고 있다. (2008년 10월) ⓒ 장재완

농촌 계몽소설인 '상록수'로 잘 알려져 있는 작가 심훈(1901-1936)의 문학정신을 기리려 제정한 '심훈문학상'에 해를 거듭할수록 투고 작품이 늘어나고 있다.

 

심훈문학상 심사위원을 맡은 소설가 남정현씨와 방현석씨는 7일 밝힌 제 12회 심훈문학상 심사평을 통해 "올해 투고 작품 수가 예년에 비해 대폭 늘어났다"며 "심훈문학상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방증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더욱 우리를 기쁘게 해준 일은 투고 작품들이 보여주는 그 작품의 수준"이라며 "성취도가 뚜렷하여 우리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작품들만도 열 편이 넘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예년의 경우 응모작은 15편 남짓이었지만 올해는 30여 편에 달했다.

 

고심 끝에 심사위원들은 올해 심훈문학상 수상자로 제성욱(39)씨의 중편소설 '소설을 찾아서'를 선정했다. 제씨는 부산 출생으로 제1회 실천문학 신인상과 한국해양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전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제씨의 '소설을 찾아서'는 국제적 베스트셀러 소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가짜' 이야기다. 학창시절 소설가가 되기를 꿈꾸었던 화자는 대학문학상에 당선되지만 표절 의혹이 제기되어 수상을 취소당한 아픔을 지니고 있다. 베스트셀러 소설의 '가짜' 작가를 찾아 중국으로 가서 서점을 뒤지던 화자는 지난 날 그의 작품에 대해 표절의혹을 제기했던 친구를 떠올린다.

 

그리고 그 친구가 바로 베스트셀러 소설의 '진짜' 작가라는 의구심을 품게 된다. 작가는 이 이야기를 통해 가짜와 진짜의 경계와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혜영 '중앙고속도로'- 윤정호 '웃음의 도시'- 이경희 '파라다이스상가'도 수작

 

 지난 래 열린 제32회 상록문화제
지난 래 열린 제32회 상록문화제 ⓒ 장재완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의 경우 크지 않은 이야기를 풍부하게 해석하고 다면적으로 제시하는 능력이 특히 뛰어나고 시종일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끌고 가는 솜씨도 만만치 않았다"고 평했다. 이어 "이 작가가 앞으로 한국문학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새로운 소설의 영역을 개척하는 과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당선작으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까지 제씨의 '소설을 찾아서'와 함께 심사위원들 손에 남은 작품은 이혜영씨의 <중앙고속도로>와 윤정호씨의 <웃음의 도시>, 이경희씨의 <파라다이스상가>였다.

 

특히 이씨의 '파라다이스 상가'는 마지막 두 편에 올랐고 심사위원들로부터 "완성도로 본다면 어디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수준작"이라는 평을 얻었다. 그러나 "중편 소설의 미학에 가깝기 보다는 단편의 미학에 더 가까웠다는 점" 때문에 최종 당선작에는 뽑히지 않았다. 

 

한편 상록문화제추진위원회에서는 매년 당진에서 심훈 추모제와 백일장, 심훈문학상 시상식 등이 열리는 상록문화제를 열고 있다. 올해 심훈문학상 시상식은 10월 10일 제 33회 상록문화제 개막식장에서 열리며 상패와 상금 500만 원이 수여된다.


#심훈문학상#상록문화제#상록수#심훈#제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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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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