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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밴드 '스탑크랙다운'의 리더이자 MWTV(이주노동자방송) 영상팀장인 미누드 목탄(네팔)씨가 미등록 신분이라는 이유로 지난 8일 오전 10시 30분경 출입국단속반에 의해 집 앞에서 붙잡혔다.

 

이주노동자노동조합과 아시아의친구들 등은 지난 11일 성명서를 내고 미누드 목탄씨의 석방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들은 성명서를 통해 "이주노동자의 한국 생활을 돕고 한국사회에 크게 기여한 사람마저 무자비하게 잡아들이고 있는 정부를 규탄한다"며 "정부가 외치는 따뜻한 다문화 사회에 부합하기 위해서라도 미누씨를 즉각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이번 단속은 통상적인 단속이 아니라 미누씨 한 명 만을 잡기 위한 표적단속임에 분명하다"며 "한국정부가 미누씨의 문화예술활동조차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슬프고 충격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누리꾼들 "한국을 아름답게 한 사람, 떠난다니 슬프고 속상해"

 

일부 누리꾼들은 인터넷 카페 '프리미누'(http://cafe.daum.net/free-minu)를 통해 미누씨의 석방을 촉구하고 나섰다. 현재 100여 명의 누리꾼이 가입한 프리미누 카페에는 미누드 목탄씨의 사진과 그가 부른 노래, 그에 대한 추억을 담은 글이 올라와 있는 상황.

 

아이디 'aung'씨는 "누가 보아도 한국사람이라고 생각할만큼 한국말도 잘하고 한국노래도 잘 불렀던 미누형, 한국 생활 18년 되었어요. 한국을 사랑하고 한국인 이주민과의 미래를 위한 걱정 많았어요. 한국을 아름답게 한 사람들이 사라지고 있어요"라는 글을 올려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자신을 지역 방송사 작가라고 소개한 아이디 '바스락'씨는 "미누씨의 노래를 듣고 촬영을 하면서 한국사회를 향한 그의 고민과 열정에 감동했는데 이제 외국인보호소라는 곳에 그의 눈길은 갇혀버렸고 그의 노래는 울림을 잃었다"며 "함께 찾자 했던 희망을 위해 함께 하고 싶다"는 글을 남겼다.

 

고전평론가 고미숙씨는 "미누는 우리보다 더 한국에 대해 많이 알고 있고 우리보다 더 한국사람들과 친하고, 우리보다 더 한국을 좋아한 사람"이라며 "그가 이곳에서 더 많은 사람들과 우정의 네트워크를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는 그의 노래가 듣고 싶다. 한국인과 이주노동자의 화합을 노래해온 '이주노동자의 희망' 미누드 목탄씨가 출입국단속반에 붙잡혀 추방당할 위기에 처했다.
우리는 그의 노래가 듣고 싶다.한국인과 이주노동자의 화합을 노래해온 '이주노동자의 희망' 미누드 목탄씨가 출입국단속반에 붙잡혀 추방당할 위기에 처했다. ⓒ MWTC

 

노래하는 네팔청년 미누드 목탄

 

1992년 한국에 입국한 미누드 목탄씨는 식당, 봉제공장 등에서 일을 하다 1999년 KBS 외국인 예능대회 대상으로 문화부장관 감사패를 받으면서 노래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이주노동자밴드 스탑크랙다운을 결성해 현재까지 리드 보컬로 참여해왔다. 스탑크랙다운의 노랫말에는 이주노동자의 열악한 현실과 한국사회에 전하는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 등이 담겨 있다.

 

2005년에는 한국 민중가수들과 노래 마라톤에 참여했으며 2006년에는 '손현숙&스탑크랙다운 인권콘서트'를 열었다. 또 문화예술진흥기금으로 '이주노동자를 찾아가는 울타리 없는 노래'를 열어 전국 6개 지역을 순회하며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이주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이주노동자방송(MWTV)의 공동 대표, 이주노동자영화제 집행위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미디어 활동을 펼쳤으며  초등학교, 저소득층 어린이, 대학, 단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문화 교육을 진행해왔다.

 

미누드 목탄씨의 다양한 다문화 활동에 언론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2002년 KBS 현장프로 '노래하는 네팔 청년', 2005년 케이블 방송 '네팔 노총각 미누'에 출연했으며 2005년 KBS 열린 채널에 스탑크랙다운이 소개되기도 했다. 그는 붙잡히기 전까지 진주 MBC에서 제작 중인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는 중이었다.

 

한편 현행 출입국관리법에는 한국사회에 기여한 바가 큰 외국인에 대해 법무부장관이 특별체류허가를 부여할 수 있는 법안이 명시돼 있다. 때문에 이주노동자노동조합과 아시아의친구들 등의 단체들과 일부 누리꾼들은 미누드 목탄씨의 다문화 활동에 대한 기여도를 반영해 선처를 베풀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오는 14일 오전 11시 목동 출입국관리소에서 미누드 목탄씨의 석방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을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 배문희 기자는 이주노동자방송(MWTV)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미누드 목탄#이주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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