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2시경 덕성여대 총학생회장 문소영씨가 학생들이 보는 가운데 서울 종로경찰서 소속 형사들에게 연행되었다.
연행 사유는 올해 4월 10일 청와대 앞에서 진행되었던 등록금인하 촉구 기자회견 때문이다.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에 따르면 기자회견임에도 종로경찰서에서 집시법 위반을 이유로 출두요구서를 보내왔다고 한다. 또한 한 달 전부터 학교 주변과 집 주변에 형사들이 상주하며 주변 친인척들과 학교를 통해 출두할 것을 강요해 왔다고 한다.
덕성여대는 각 대학 대표자들, 진보연대와 함께 13일 오후 5시 종로경찰서 앞에서 강제 연행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측은 "등록금 인하를 요구를 하는 대학생들의 기자회견을 집시법을 위반했다며 잡아가두는 이명박 정권은 대학생들의 아픔과 절규는 들리지도 듣고 싶지도 않은 것이다"라며 현 정부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2009년 들어 대학생 대표자 연행이 과거 민주화의 암흑기 시절을 떠올릴 만큼 빈번하게 발생했다. 더군다나 연행 과정 대부분 과거의 집회 혹은 기자회견 참여를 이유로 길거리, 집 앞에서 형사들이 명확한 사유도 제시하지 않는 마구잡이 식이다.
4월 10일 등록금 인하 선포 기자회견을 경찰 측은 불법집회로 간주하여 16개 대학 대표자를 비롯한 대학생 50여 명을 강제 연행한 것을 시작으로 5월에는 일명 '고대녀'로 불리는 다함께 활동가 김지윤씨가 강제 연행되었다.
6월 19일에는 귀가를 위해 택시를 타려던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연행하려 했으나 시민들의 도움으로 빠져나왔다. 7월 들어 건국대학교 학생 대표자 3명이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연행되었으며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의장(이원기 부산대 총학생회장)이 기자회견 직후 연행되기도 하였다.
사실상 2학기 들어서는 이번 연행건이 최초로 앞으로 어떤 식의 대학생 대표자 연행이 있을지 모른다. 대학생 대표자의 무리한 연행 배경은 촛불정국 이후 다시 불기 시작한 대학가의 학생운동을 억압하려는 방법 중 하나로 해석할 수 있다.
11월이면 전국 대학의 학생회 선거가 예정되어 있으며 겨울방학이 되면 각 대학의 등록금 책정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학생사회가 탄압을 이겨내며 사회참여를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