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은평뉴타운에서 박석고개를 넘어 진짜 가파른 신사동고개를 또 어렵사리 넘어, 보행통로 개선공사 중인 은평터널을 통과하면 수색역에 이르게 됩니다.
정겨운 대장간이 있는 수색역 앞에서 다시 고양 방향으로 나아가면, 기관차를 열심히 수리 중인 수색차량기지가 내려다 보이는 수색교 건너 마포구 상암동에 도달합니다.
거기서 상암동 노을공원과 아파트단지 그리고 맞은편의 장기임대주택 아파트 공사현장으로 부산한 사거리를 지나, 차도 옆 보행통로를 이용해 한강으로 달려가면 강서구 가양동과 연결한 다리가 나옵니다. 이 다리가 바로 야경이 참 멋지다는 가양대교입니다.
강상판 상자형교로 국내에서 가장 길다는 가양대교는 길이가 1700m이며, 너비는 16-29m에 이릅니다. 2002년 5월 완공된 다리는 남쪽과 북쪽이 화곡-상암 인터체인지와 각각 연결되어 있어 한강 교량 가운데 동서남북 전방향의 진출입이 가능한 교량이라 합니다.
다리 형태는 부드럽고 단순하며, 서울 서부지역의 남과 북을 연결하는 교량으로 차량통행이 많은 편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인터체인지를 빙돌아 다리 위로 줄줄이 달려오는 차량행렬을 피해 다리로 올라서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토요일 퇴근시간대와 나들이 차량들과 겹친 저녁시간대라 그런지 정말 만만찮았습니다.
주말인데도 가양대교를 이용해 한강을 건너는 자전거가 보이지 않은 이유일 듯싶었습니다. 암튼 다리와 연결된 건널목에서 한참을 기다려도 자동차들은 속도를 더 낼 뿐, 양보할 기미를 보이질 않았습니다.
결국 눈치를 살펴 어렵사리 다리로 올라설 수 있었는데, 다리 위에서는 거북이처럼 머뭇거리는 차량들보다 더 빠르게 한강을 건널 수 있었습니다. 한강을 모두 건넌 뒤 가양동으로 내려갈 때는 잘 만들어진 자전거 경사로를 이용했는데, 지금껏 한강다리와 연결된 경사로 중 가장 좋아 보였습니다.
아참 상암동에서 가양대교 분기점으로 가다 보면 배수갑문 인근의 습지와 물웅덩이에서 노니는 오리 등 물새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습지로 유입되는 물이 참 더럽더군요. 인근에서 하수처리를 하지 않은 오수를 흘려보내고 있는 듯싶었습니다. 서울시가 한강공원을 새단장했다고 자랑하던데, 이렇게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곳은 그냥 방치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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