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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되고 있는 세종시 원안 수정문제가 발표만 남은 것일까.

 

이명박 대통령이 17일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한 '장·차관 워크숍'에서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정책에는 적당한 타협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이 18일 전했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정권에는 도움이 안 될지라도 국가에 도움이 된다면, 한 때 오해를 받는 한이 있더라도 그것을 택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정략적 계산 없이, 나라와 국민의 미래를 위해 정책을 고민하고 추진하고 있는 만큼 당당하게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정책'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청와대 측은 특정정책을 놓고 한 발언이 아니라고 하지만, 사실상 세종시 문제에 대한 언급으로 보인다.

 

정부와 청와대는 최근  세종시 원안수정쪽으로 분위기를 고조시켜왔다.

 

지난 9월 3일 정운찬 총리는 총리내정 직후 기자회견에서 "원안대로 다 한다는 것도 쉽지 않다고 본다"면서 "혼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원안 보다 수정안으로 가지 않을까 본다"고 말해 이 문제를 공론화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사안의 중대성 때문에 정부는 그 뒤 한참동안 입을 물었지만, 이달 8일 정정길 대통령실장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정치부장단 세미나에서 "원안보다 충청도민이 섭섭하지 않도록, 어떻게 해서든 괜찮은 도시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종시에 국가가 투자하기로 한 예산은 축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안은 수정하되 예산규모는 유지해, 반감이 확대되고 있는 충청도 쪽을 설득하겠다는 뜻으로 종합된다.

 

이어 16일에는 "청와대가 부처 이전 백지화와 5개 부처만 이전하는 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으며, 이 대통령은 백지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보도(<조선일보>)가 나왔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일도양단식의 플랜이라는 것은 논의된 바가 없다"면서도 "총리실 중심으로 충분히 의견을 수렴해서 때가 되면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MB, '내 양식 걸고 세종시 이대로 추진돼선 안돼'"

 

곧이어 이날 오후에는 <대전뉴스>가 익명을 요구한 한나라당 의원을 인용해 "이 대통령이 '내 양식을 걸고 세종시가 이대로 추진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의원은 "최근 대통령에게 직접 들었다"며 "수정 내용과 발표 시점이 정해지진 않았으나 조만간 발표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17일에는 <중앙선데이>가 한나라당의 핵심당직자를 인용해, 이 대통령이 "대통령의 양심상 그 일(세종시법)은 그대로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당직자는 지난 7월 중순 이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말을 들었다고 한다.

 

이처럼 세종시 원안 수정에 대한 여론을 떠보는 듯한 발언과 동시에 이를 기정사실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청와대가 이미 결론을 내린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명박#세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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