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제주올레 2코스 혼인지 올레

제주올레 2코스는 광치기해안부터오조리 저수지-오조리방조제-식산봉-오조리성터입구-고성위마을-대수산봉-혼인지-정한수터-온평포구로 17.2km다. 5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혼인지올레는 제주의 옛 신화중 삼성신화에 나오는 고, 양, 부 삼신인이 벽랑국에서 온 세공주와 혼인한 곳이다. 혼인지에는 삼신인이 세공주와 결혼하여 잠시 살았다는 바위동굴이 있다.
신방굴
▲ 신방굴 신방굴
ⓒ 김강임

관련사진보기


 가슴팍까지 와 닿는 억새, 닫힌 마음 열려

대수산봉 정상에서 허기진 배를 김밥으로 채우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대수산봉 공동묘지 아래에서부터 혼인지를 거처 온평포구까지는 4km, 배가 불러오니 걸음도 느슨해졌다.

은빛 억새 어우러진 혼인지 가는 길
▲ 대수산봉 공동묘지-혼인지 가는 길 은빛 억새 어우러진 혼인지 가는 길
ⓒ 김강임

관련사진보기


오후 1시 30분, 감자밭 올레를 지나 감귤밭 올레를 따라걷노라니 목장길 올레가 이어졌다. 특히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임야 올레는 은빛 억새물결이었다. 가을날 제주의 풍경은 억새꽃 무리를 빼놓을 수 없다. 더욱이 가을햇볕에 출렁이는 오지의 시골길을 걸어보니 가슴팍까지 와 닿는 억새의 흔들거림에 현기증이 날 지경이었다. 닫힌 마음을 열게 하는 마력과 무한대 부가가치가 숨어 있는 길이었다.

성산읍 고성리 억새밭 끝에서니 1132번 도로가 휑하니 뚫렸다. 아스팔트 올레를 걷노라니 달리고 싶은 욕망이 솟구쳤다. 우리는 왜 넓은 길을 보면 심장박동이 빨라지는가? 우리는 왜 아스팔트길을 보면 달리고 싶어지는 걸까?

삼신인과 세공주가 혼례를 치룬 혼인지
▲ 혼인지 연못 삼신인과 세공주가 혼례를 치룬 혼인지
ⓒ 김강임

관련사진보기


 혼인지 올레 미션, 바위동굴 찾아라!

드디어 혼인지 올레에 들어섰다. 탐라의 삼신인과 벽랑국 3공주가 정안수를 떠놓고 혼인을 했다는 연못에서는 서너 개의 수련이 올레꾼들을 맞이했다.

혼인지 잔디밭에는 16Km 이상을 걸었던 올레꾼들이 질펀하게 앉아 피로를 식히고 있었다.

신방굴 표지판
▲ 신방굴 표지판 신방굴 표지판
ⓒ 김강임

관련사진보기


세공주 신혼방은 바위동굴
▲ 세공주 신혼방 세공주 신혼방은 바위동굴
ⓒ 김강임

관련사진보기


혼인지에서 미션은 삼성신화에 나오는 벽랑국 세공주의 신혼방을 찾은 것이었다. 고,양,부 삼신인과 세 공주와 결혼하고 신혼방을 차렸다는 신방굴은 바위동굴이다. 어두침침한 바위동굴 안에는 이끼류와 고사리과 식물들이 자라고 있었다. 신방굴은 세 갈레로 나뉘어있었다. 신방이 세 개인 셈이다. 

혼인지 올레 데크시설
▲ 혼인지 산책로 혼인지 올레 데크시설
ⓒ 김강임

관련사진보기


'세공주 유적비'인 석비를 따라 데크시설이 설치 된 산책로를 걷다보니 태고의 시간 속에 착륙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현실 속에 존재하는 신화는 참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때론 신기루 같은 신화는 우리들이 살아가는 삶 자체이기도 하다. 

온평리 마을을 지키고 있는 백년해로나무
▲ 백년해로나무 온평리 마을을 지키고 있는 백년해로나무
ⓒ 김강임

관련사진보기


백년해로 나무의 진실 

혼인지에서 올레 제2코스 종점인 온평포구까지는 800m 정도, 이 길은 걷다보면 온평리가 왜 신화의 마을인지를 알 수 있는 올레길이다. 삼신인 정안수를 뜨던 샘물은 산물통으로즉 살아있는 물통이라 한다. 특히 이 산물통은 온평리 마을에서 1년에 한번 천제(하늘에 지내는 제)를 지낼 때 쓰며, 1주일 전부터 샘물을 깨끗이 관리하여 관수로 쓰고 있다고 한다.

온평포구가 가까워지자 발바닥이 아파왔다. 17.2km 올레길이 그리 편한 길만은 아닌 것 같다.

마을 중심에 서 있는 백년해로 나무는 온화하고 평화로운 온평리의 얼굴이었다. 나무 2그루가 하나로 붙어 해로를 뜻하는 백년해로 나무는 무병징수와 득남을 의미한다고 한다.

온평포구 돌탑
▲ 온평포구 온평포구 돌탑
ⓒ 김강임

관련사진보기


제주올레 2코스, '녹색성장 길'

오후 3시 40분, 서귀포시 성산읍 광치지 해변에서 출발한 지 6시간 만에 온평포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식산봉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대수산봉에서 점심으로 김밥을 먹고 혼인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것을 빼면 5시간 이상을 걸은 셈이다.

온평포구
▲ 온평포구 온평포구
ⓒ 김강임

관련사진보기


제주올레 2코스 종좀
▲ 제주올레 2코스 종점 제주올레 2코스 종좀
ⓒ 김강임

관련사진보기


온평리 포구의 정자는 올레꾼들의 쉼터였다. 한적할 줄 알았던 시골포구는 식당과 편의점이 들어섰고, 방파제는 돌탑과 바다가 어우러진 남국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풍경이었다.

제주올레 2코스는 제주의 자연과 제주의 문화가 어우러진 길, 제주의 가을과 제주신화가 어우러진 '녹색성장 올레'였다. 더욱이 혼인지올레는 신화의 길이었다. 그 신화의 길은 곧 우리들이 살아가는  삶의 발자국 같은 것이었다.

덧붙이는 글 | 제주올레 2코스 온평포구 앞에는 황루알이 있다. 항루알은 고,양,부 삼신인이 벽랑국에서 찾아온 세공주를 맞이한 온평리 바닷가를 말한다. 황루알이란 이름은 세 공주가 제주에 상륙할 당시 노을이 바다를 황색으로 물들였다는 전설에서 유래했다.

* 제주올레2코스 올레지기 연락처: 011-698-8805



태그:#제주올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