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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화가' 권용섭 화백 권용섭 화백이 전시회장에 설치한 대형 천막에 입체수묵화 독도시뮬레이션을 완성하고 있다.
'독도 화가' 권용섭 화백권용섭 화백이 전시회장에 설치한 대형 천막에 입체수묵화 독도시뮬레이션을 완성하고 있다. ⓒ 김범태

 

'국토의 막내' 독도의 비경을 그림으로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독도화가'로 잘 알려진 동곡 권용섭 화백과 부인 여영난 화백은 오는 24일까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우리 땅, 독도> 그림전시회를 열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청실, 진실 등 두 딸도 참여했다.

 

독도가 조선영토임을 선포한 고종황제 칙령41호 반포 110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이번 전시회에는 '한국의 보물섬(400x140Cm)' '석화 피는 독도(400x170Cm)' 등 대형 작품을 비롯해 독도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담은 110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고종황제의 칙령 제41호는 1900년 10월 25일 독도를 울릉군의 한 부속도서로 강원도에 편입시키며 독도 관할권이 대한제국에 있음을 대외적으로 공포한 것으로,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을 봉쇄할 수 있는 역사적 근거가 된다.

 

전시회에서는 독도라는 하나의 주제를 다양하게 창작하여 작품으로 승화시킨 이들 부부화가 특유의 화풍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독도의 동도와 서도 사이에 있는 해태바위와 백두산 천지 모양의 바위 등 그간 일반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작품들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다.

 

권용섭 화백의 독도 비경 '한국의 보물섬' 독도의 비경을 담은 권용섭 화백의 작품.
권용섭 화백의 독도 비경'한국의 보물섬' 독도의 비경을 담은 권용섭 화백의 작품. ⓒ 김범태

 

거친 파도와 싸우고 있는 독도의 맥박소리와 너울 사이로 춤사위를 내뿜는 빛의 파노라마, 그리고 바위 사이에 낀 이끼까지도 생생하게 표현되어 전달된다. 계절마다 겉옷을 갈아입는 독도의 사계와 꼬리치는 삽살개의 모습이 이번에도 빠지지 않았다.

 

권용섭 화백은 그간 동양화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수묵속사법'의 창안자로 화단에 널리 알려진 인물. 수묵속사란 권 화백이 20여 년간 그림기행 현장에서 터득한 독창적인 화법으로 실경 사생을 스케치 형식이 아닌, 지필묵의 한국화 전통 화구를 사용해 수묵화의 예술성을 유지하면서도 크로키 하듯 빠르게 그려내어 작품을 현장에서 완성하는 기법이다.

 

20일 열린 개관식에서도 권 화백은 관객들 앞에서 입체수묵화 독도시뮬레이션을 완성하며 다시 한번 독도에 대한 일반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전시회장에 이글루처럼 생긴 대형 천막을 설치하고, 그 표면에 독도 전경을 그려 넣은 것. 이 퍼포먼스는 지난 8월 LA도산홀과 캘리포니아 주청사 등에서 릴레이형식으로 펼쳐지며 미국인들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었다.

 

모필 붓 한 자루를 들고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알리고 있는 권 화백은 미국뿐 아니라 독일, 페루, 중국, 북한에서까지 초대전시회를 열며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독도의 실효적 지배를 실천하고 있다.

 

한편, 이번 전시회에서 판매된 수익금은 독도방파제를 콘크리트가 아닌 '독도지킴돌'로 쌓기 위한 '독도지킴돌운동'에 전액 사용된다. 전시회는 이달 말까지 오대산미술관과 동해시청, 인천에서도 열릴 예정이다.

 

권용섭 화백과 여영난 화백 부부 독도의 절경을 화폭에 담아온 이들 부부는 "독도를 알리는 것은 화가로서의 의무이자 양심"이라고 단언한다.
권용섭 화백과 여영난 화백 부부독도의 절경을 화폭에 담아온 이들 부부는 "독도를 알리는 것은 화가로서의 의무이자 양심"이라고 단언한다. ⓒ 김범태

 

"온몸으로 독도를 사랑하는 민족만이 내 땅이라 주장할 수 있습니다."

 

'독도 화가' 권용섭 화백과 부인 여영난 화백.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 부부는 벌써 10년째 독도 그림만 그리고 있다. 숨겨진 독도의 절경을 화폭에 담아온 이들 부부는 "독도를 알리는 것은 화가로서의 의무이자 양심"이라고 단언한다. 독도를 사랑하는 한국인이자 화가로서 당연한 소임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미국, 멕시코, 브라질, 호주, 독일, 중국, 영국, 필리핀 등 세계를 누비며 외국인들에게 '독도는 한국 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사재를 털어가며 전시회를 열다 보니 어느새 살던 집까지 팔아야 했다. 그는 이에 대해 한 인터뷰에서 "집을 팔아서 전시회를 한 게 아니라, 전시하다 보니 집도 팔게 된 것"이라며 자신의 열정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권용섭 화백이 독도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0년. 모리 당시 일본 총리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며 망언을 쏟아내자 이에 분개해 독도를 그리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미국 연방기관인 지명위원회가 독도 표기를 '한국령'에서 '주권 미지정'으로 변경했다 이를 번복하는 등 독도 영유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이 혼선을 빚자 독도홍보 전시회를 개최해 독도 지키기 운동을 벌였다.

 

2004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지금까지 미국에서만 10여 차례의 독도 전시회를 여는 등 남다른 독도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권 화백을 따라 몇 해 전부터는 부인과 두 딸도 독도 알리기 도우미를 자청하고 나섰다. 이들 가족은 미국 각지를 순회하며 독도를 메인스트림에 소개하고 있다.

 

권 화백은 "우리 가족의 전시회는 외국인들에게 독도를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문화적 활동"이라며 "각 지역을 방문할 때마다 관람객들이 먼저 독도의 위치는 묻는 등 독도 문제에 관심을 보인다"면서 왜곡된 역사적 사실과 잃어가고 있는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권 화백은 "사실 이런 작은 행사들이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사실을 알리는데 당장 큰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 기대하긴 어렵지만,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다방면에서 전개된다면 머지않아 성과가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미술과 음악 등 다양한 문화적 활동을 통해 세계인들에게 독도를 알려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한다.

 

"이제는 단순한 이벤트나 단발성 행사가 아닌, 문화적인 힘으로 독도수호에 나서야 합니다. 화가는 세계 공통어인 그림으로, 음악가는 음악으로, 문인들은 글로 독도가 한국의 실제적인 영토라고 보여주는 문화적인 접근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한편, 권 화백은 자신의 독도사랑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영어권 나라에 홍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독도문제를 체감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인 2,3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다.

 


#독도#권용섭#여영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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